10살 된 둘째 아들이 레고를 만들던 중 내게 질문을 했다. "엄마, 특허 발명이 뭐예요?" 나는 엄마가 하는 일에 관심을 갖는 둘째 아들을 기특하게 생각하면서 어떻게 하면 쉽게 설명할까 고민했다. "발명이란 인간에게 필요한 물건이나 방법을 만들기 위해 자연법칙을 이용한 기술적 아이디어로 새롭고 고도한 것을 말한단다. 여기서 자연법칙이란 말이지......" 그러나 둘째 아들은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다시 레고 만들기에 몰두하고 있었다. 쉽고 재미있게 설명한다고 했는데... 너무 어려운 것일까?
15살 큰 아들은 수학학원에서 돌아온 후 하루 동안 있었던 일상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엄마, 수학학원에서 돌아오는 길에 엄마 법원이 있잖아요? 친구들이 엄마가 어디서 일하냐고 하길래 가정법원에서 일한다고 알려줬어요." 나는 바로 "엄마는 가정법원이 아닌 특허법원에서 근무하는데?"라고 대답했다. 이에 큰 아들은 "엄마가 근무하는 법원 앞의 입간판에는 가정법원이라고 쓰여 있는데요?"라고 반박한다. 특허법원은 대전가정법원과 건물을 함께 쓰고 있고, 건물 좌우에 설치된 두개의 입간판 중 한쪽에는 대전가정법원, 다른 쪽에는 특허법원이라고 기재되어 있다. 큰 아들이 학원에서 집으로 오는 방향에는 '대전가정법원'이라고 쓰여 있는 입간판만 보이기에 큰 아들은 너무나 확신 있게 엄마가 가정법원에 근무하는 것으로 생각했던 것이다. 그래도 그렇지... 엄마가 어떤 업무를 하고 있는지 관심이 없는 첫째 아들이 실망스러웠다.
그 후 나를 더욱 실망스럽게 하는 사건이 있었다. 큰 아들은 중학교 기술가정 시간에 발명과 특허에 대해 배운 후 "엄마, 엄마는 왜 재미없는 특허를 해요?"라고 질문했다. 나는 이런 질문을 하는 큰 아들에게 실망하였지만, 순간 '특허가 그렇게 재미가 없을까? 사람들은 특허나 발명을 재미없고 지루하게 생각하는 것일까?'라는 의문이 생겼다. 나는 바로 교보문고와 예스 24 인터넷 사이트에서 특허나 발명에 관한 책을 검색했지만 그 수가 많지 않을 뿐만 아니라 판매량도 적은 것을 확인했다. 그러고 보니 내 주위에 특허법에 관한 책을 출판한 지인들이 아쉽게도 돈을 벌었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었다. 큰 아들의 말대로 특허는 재미없고 지루하다는 것을 인정해야 했다.
아이러니하게도 특허를 하는 사람들은 특허 관련 이야기로 밤새도록 이야기할 정도로 특허는 아주 재미있는 이야기 소재이다. 새로운 이슈가 나오면 앞다퉈 소개하고 항상 특허 이야기에 모든 주파수가 맞추어져 있는 것처럼 관심이 집중되어 있다. 그런데 인정해야 할 것은 특허 전문가들이 사용하는 용어는 그들만의 언어로 일반 사람들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좀 더 쉽게 풀어서 설명하거나 쉬운 용어를 사용한다면 일반 사람들도 이해하기 쉽고 재미있게 느낄 것 같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어려운 특허 용어를 일반 사람들에게 쉽게 설명하는 것은 너무나 어렵고 고통스러운 일이다.
나는 왜 재미없는 특허를 할까?
우선, 특허발명은 '차가운 기술'이 아닌 '따뜻한 심장'을 느끼게 한다. 발명은 사람에 대한 관찰과 배려이고, 사람들의 불편함과 어려움을 해결하고자 하는 발명자의 기술에 대한 열정이 바로 특허이다. 이러한 관찰과 배려, 기술에 대한 열정이 나를 여전히 지독한 특허 사랑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게 한다.
그리고 머지않아 특허는 부동산과 주식과 같이 교환가치를 가진 유용한 자산으로 평가받게 될 날이 곧 올 것이다. 현재 특허권자는 특허를 매도하고 싶어도 제대로 된 거래소가 없는 실정이고 특허의 정확한 가치를 평가할 수 없다는 문제점이 있다. 개인적으로 향후 청년들이 'IP가치평가사'와 'IP중개사'라는 직업에 관심을 갖고 도전해 볼 것을 권하고 싶다. 특허의 가치평가가 제대로 이루어진다면 특허가 활발히 거래될 수 있는 토대가 만들어질 것이다. 향후 국제 IP가치평가소와 IP거래소가 우리나라에 만들어지기를 꿈꾼다. 그때쯤 특허에 관한 책들도 베스트셀러가 되지 않을까 예측해 본다.
개인적으로 향후 청년들이 'IP가치평가사'와 'IP중개사'라는 직업에 관심을 갖고 도전해 볼 것을 권하고 싶다. 향후 국제 IP가치평가소와 IP거래소가 우리나라에 만들어지기를 꿈꾼다.
또한, 특허는 국가 산업기술발전에 기여한다. 특허는 발명자 개인의 성공만이 아닌 국가 산업기술발전의 원동력이 된다. IT를 기반으로 한 많은 기업들이 최근 얼마나 급성장하고 있는지 매일 기사를 통해 확인하고 있다. IT 기업들의 자산은 무엇일까? 그건 바로 특허, 저작권 등과 같은 지식재산권이다. 향후 전 세계적으로 IT와 함께 BT(Biotechnology)를 기반으로 한 산업이 주력이 될 것이고, 이러한 권리를 보유 여부에 따라 국가 경제력에 차이가 있게 될 것이다. 특허권과 같이 개인이나 법인이 독점적인 권리를 향유하면서 국가 산업기술과 경제 발전에 기여하는 재산권은 없을 것이다.
특허업무에 종사한 지 거의 10년이 다 되어 가지만 여전히 특허는 내게 너무나 매력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