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우산

100일 글쓰기 프로젝트 100-27

by 두지

비가 왔다. 엄마는 오지 않을 것이다. 늘 그랬으니까. 아이들은 현관 앞에 서서 우산을 들고 올 엄마를 기다렸다. 나는 아이들 옆에 서서 쏟아지는 비를 바라봤다. 마치 엄마를 기다리는 것처럼 서 있었지만, 사실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서 있는 것이었다. 비는 그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어떤 아이는 엄마가 데리러 왔고, 어떤 아이들은 어디서 상자 같은 걸 얻어와서 머리를 가린 채 뛰어갔다. 그렇게 현관 앞에 오밀조밀 서 있던 아이들의 3분의 2가 떠났다. 나는 어떡하지.


마음을 굳혔다. 비는 그치지 않을 것이고, 집에는 가야 한다. 젖은 옷은 벗으면 되고, 머리는 말리면 된다. 나는 상자 대신 어깨에 맨 책가방을 두 손으로 꼭 쥐고 빗 속으로 들어갔다. 아파 보이던 빗물은 부드러웠다. 잘 떠지지 않는 눈을 가늘게 뜨고 비 사이를 걸었다. 10분쯤 걸었을까. 조금씩 서러워지고 있는데 그림자가 나를 가렸다. 반 친구와 친구의 엄마였다. 엄마가 못 오셨나 보네. 같이 쓰고 가자. 네. 아주머니는 나를 엄마가 있는 가게까지 데려다주셨다. 엄마는 바빴고, 아주머니는 딸 우산을 챙겨주러 올 여력이 있었다. 그뿐이다. 도와주면 되고, 도움을 받으면 된다. 그렇게 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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