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 얌체 같은

100일 글쓰기 프로젝트 100-28

by 두지

시계는 어떻게 생겨먹은 물체인가. 동그랗게. 때로는 네모나게. 요새는 세계지도 모양으로도 나오더라. 시계는 어떤 성질의 물체인가. 내 의견으론 시계는 다소 얌체 같다. 특히 초침이 길고 두꺼운 벽시계가 그러하다. 분명 앞으로 안 가고 있는 것 같은데. 땡땡이치고 있는 것 같은데. 때로는 날골려 먹으려고 뒤로 가고 있는 것 같은데. 내가 확! 돌아보면 그제야 화들짝 놀라 원래 가고 있었던 것처럼 길고 두꺼운 몸을 움직인다. 얌체 같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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