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 글쓰기 프로젝트 100-29
“저는 아무래도, 부유하게 사는 게 맞는 사람인 것 같아요.”
8살 어린 후배가 말했다. 고까운 말은 아니었다. 지금 부유하게 산다는 게 아니라, 앞으로 그런 삶을 살고 싶다는, 구질구질하게 살고 싶지는 않다는 그런 다짐이랄까.
후배가 어려서 저런 생각을 하는 건 아닌 것 같다. 그냥 나와의 성향 차이인 것 같다. 8년 전 나는 어땠지. 8년 전에도, 그 후에도 나는 한 번도 ‘부자이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그렇다고 내가 무슨 돈에 아무런 관심이 없는 쿨하고 자유로운 영혼, 이런 건 아니고 그냥, 큰 관심이 없다. 빚만 없으면 된다는 생각이다 (그러기도 힘들지만. 빚내지 않으려고 대부분의 시간을 회사에서 보내니까.) 돈 생각만 하기에는 세상에 재밌는 게 너무 많다. 혹은, 돈 생각은 골치만 아프고 별로 재미가 없어서 오래 못하겠다.
성향의 차이 때문에 조금 힘들기도 하다. 어떤 사람들은 ‘돈’이라는 개념이 얽혀있지 않으면 잘 이해를 못하는 것 같다. 스페인어 배우려고. 왜? 영화 만드려고. 왜? 영화 제작에 참여하세요! 돈 주나요? 뭘 배우려고 돈을 내고 학원을 수강하거나, 나의 시간을 팔아 돈을 벌거나. 그런 개념이 아니면 이해가 어렵나 보다. 자발적 참여보다는, 돈을 받는 방식이 참여를 더 끌어올 수 있는 것 같기도 하고. 하지만 그렇다고 정말 돈을 받으면 어떤 가치가 퇴색되는 것 같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돈은 그냥 숫자인데. 우리는 너무 얽매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