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프로를 주는 사람

100일 글쓰기 프로젝트 32

by 두지

“넌 언제고 100프로를 주는 법이 없어.”


남편이 말했다. 싸우는 중이었다. 싸우는 동안에는 이겨야 하니까 계속 아니라고 우겼다. 싸움이 끝났으니 혼자 몰래 저 말에 대해 생각해보기로 한다. 그래. 난 언제고 100프로를 주는 법이 없다.


내 발은 늘 한쪽씩만 걸쳐있다. 무슨 일에서건. 회사에서는 특히 그렇다. 회사에 내 몸과 마음을 모두 내바친 적이 없다. 사실 회사에 몸과 마음을 바치는 인간들을 비웃는 경향도 있다. 중심 없이 끌려가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세뇌를 당한 거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한데 요새는 조금 다른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럼 나는, 대체 어디에 내 몸과 마음을 바치나?


사랑에? 그랬던 때도 있었던 것 같다. 지금은 관계에 있어 조금 이기적이다. 남편이 나에게 갖는 가장 큰 불만이 그거다. 난 늘 내 생각뿐이라고. 엄마를 생각하는 일? 엄마를 걱정하지만, 제대로 걱정하고 행동하지는 않는다. 글쓰기? 그러고 싶다. 하지만 늘 변명만 많다. 친구를 만나야 해서, 영화를 봐야 해서, 너무 피곤해서, 오늘은 기분이 울적해서, 이런저런 이유로 안 쓰는 때가 더 많다. 글쓰기에 몸과 마음을 바치고 싶은 사람이고 싶다, 정도이지 정말 그렇게 하는 사람은 아니다. 아직은.


어느 일에고 100%를 주는 법이 없다면, 나란 인간은 대체 뭘까. 어렸을 때는 ‘아직 내가 원하는 걸 몰라서’라는 변명이 통했지만 이젠 딱히 ‘어리다’고 할 수도 없다. 뭐든지 대충이고, 늘 다른 걸 바라본다. 정성이 없다. 이렇게 살아선 안된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살고 싶지 않다. 모든 일에 100%일 순 없겠지만, 적어도 내가 신경 쓰는 사람과 일에는 100%인 사람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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