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에 들든 안들든 상대에게 최선을 다해야 한다.
선을 지키고 친절해야 한다. 느낌이 좋다면 좋아하는 티를 내야 한다.
그렇게 해서 잘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아직 나타나지 않았을 뿐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화장실 좀 다녀오겠습니다."
손을 씻고 다녀오는 길에 의자에 앉아있는 그녀가 보였다.
또한 손에 든 스마트폰이 시야에 들어왔다.
다정한 얘기가 오고 간거 같은 내역.
내 걸음소리가 들리자 뒤로 가기를 눌렀겠지.
돌아간 대화 목록에는 수많은 남자들의 문자 알림.
그렇구나. 나는 그들 중 한명일 뿐이다.
다른 사람들도 그랬을까? 모르겠다. 하지만 그랬을거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나도 편한대로 생각하고 행동하고 싶으니까. 어쨌든 그녀는 이후에 만나지 않았다.
하루는 두명을 만나기도 했다. 점심에 까페에서, 저녁에 식당에서.
일주일에 세명씩 만나기도 한다. 사귀는 것도 아니니까.
그냥 RPG 게임 퀘스트 하듯이 기계처럼 나를 몰아붙인다.
진지한 모습은 온데간데 없다. 나는 그들 중 한명일테니.
또한 그녀도 그녀들 중 한명이니까. 아쉬울게 없다.
노력은 안하는데 결과는 나쁘지 않다.
조금 결이 안맞으면 대충 대충 대한다. 근데 매달린다.
결이 맞아도 크게 기쁜 내색은 비추지 않는다. 근데 더 좋아한다.
남자는 단순한 동물이다. 맞추기가 참 쉬우니까.
여자는 맞출 수 없는 동물이다. 복잡하니까.
그래서 나를 내세우고 나에 맞추라고 한다. 그게 쉬우니까.
아니면 지나가면 되니까. 그것도 참 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