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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쓰롱썸 Aug 29. 2016

나만의 공간을 가지게 되다

하노이에서 첫 일주일을 보내고 

하노이에 발 디딘 지 벌써 일주일이 되었다. 


일주일 만에 나는 나만의 공간을 구하였고, 새로운 언어를 흡수할 만반의 준비가 되었고, 횡단보도가 아닌 곳에서도 눈치껏 길을 건널 수 있게 되었고 , 현지인들 사이에서 눈치껏 손을 내밀며 바게트 빵 1개를 달라고 외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건물 밖으로 나갈 때마다 텁텁한 매연에 인상을 찌푸리고,  무단횡단 중에 바로 코앞까지 머리를 들이미는 오토바이나 차에 욕을 하지 않을 수 없고, 웃통 벗고 족구 하는 동네 아저씨 청년들을 지날 때 긴장한다. 


현재까지 가장 마음에 드는 것들을 몇 가지 꼽자면, 첫 번째는 역시 집. 혼자 사는 생활을 하게 되다니 감격스럽다. 게다가 한국의 집보다 오히려 훨씬 좋은 집으로. 침대도 한국에서 사용하던 내 침대의 거의 1.5배 크기에, 스튜디오 형태라 침대에서 몇 발자국만 걸으면 부엌이라 불릴만한 곳으로 이동할 수 있고, 화장실도 방에 있어 교환학생 생활 동안 지긋지긋하게 고통받던 지저분한 화장실에 시달리지 않아도 된다. 


한 가지 문제가 있다면, 담배냄새. 어디서 올라오는지도 모르겠는 퀴퀴한 담배냄새가 가장 큰 골칫거리다. 냄새가 전해져 올라오는 곳이 베란다도 아니고, 인덕션 위에 있는 팬도 아니고, 에어컨도 아니고, 화장실도 아니다. 문제는 우리나라같이 실내 금연 문화가 아니라, 내가 참는 것 밖에는 답이 없다. 마음을 바꿔서 베란다에 나가서 피면 정말 고마울 텐데... 아침저녁 할 것 없이 풍겨오는 담배냄새 때문에 한국에서 가져온 디퓨저 향기는 존재감이 매우 미약하다.


하노이에 있으면서 결심한 것 몇 가지가 있는데, 그중 하나는 음식 사진 혹은 영상을 열심히 찍는 것이다. 기왕이면 좀 더 욕심을 내서 영상을 많이 찍고 싶은데, 용량 문제도 있고 습관이 안 되어 있다 보니 안 찍게 된다. 일단 먹을 땐 배가 고파서 생각도 핸드폰을 꺼낼 생각도 잘 안 나고, 혹시 기억난다 한들 혼자 식사하며 중얼거릴 것을 생각하면 민망해서 그냥 식사에 집중하게 된다. 다음에는 좀 더 용기 내서 한번 해봐야지..


덧, 음식점에서 파노라마 사진을 찍는 것이 좋은 것 같다. 일반 사진보다 음식점 분위기를 느끼기 훨씬 좋고, 비디오보다 용량도 훨씬 덜 나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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