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간사하고 하찮은 동물
그게 나예요! 나!
그렇게 죽고 싶을 땐 언제고 가끔씩 쿡 찌르는 가슴통증에 정말 0.1초도 안 되는 그 잠깐 순간에 오만생각이 스친다.
간사하다.
살고 싶은가 보다. 내 아이들에게 인사한마디 못하고 떠나는 건 차마 못하겠다는 생각을 그 사이 할 수 있다는 게, 죽음 앞에선 한없이 나약한 존재라는 걸, 얼마나 간절한 생을 우리가 붙들고 사는 것인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죽고 싶다면서 죽기는 싫어서 죽기 살기로 약 찾아 먹고 병원에 간다. 아이들 두고는 못 죽는다고 해놓고 또 애들이 말 안 들어 못 살겠다고 한다.
피곤 앞에서 장사 없는 걸 알면서도 무리를 하고서 조금만 쉬었다가 밥주겠다고 잠깐 눈 붙인 걸 기어코 깨워서 들들 볶는 1호를 쥐 잡듯 잡고서 또 멘탈이 무너져 내렸다.
내 탓이오 내 탓이오.
육아는 언제쯤 내 탓이 아닌 게 될까.
부디 자식 탓은 안 하고 살 수 있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