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위에 코로나 확진자가 없으면 친구가 없는 거라는데

코로나 확진 판정. D+5

by 이보소

한참 업무에 빠져 광고주 보고 자료를 만들고 있는 오전이었다. 같은 팀에서 다른 회사로 이직한 지 약 3개월 된 부장님테서 연락이 왔다. 평소 음주와 수다에 능한 분이자 발도 넓은 편이라 나의 코로나 확진 소식을 들은 것이 아닌가 싶었다. 추측은 절반은 맞았고 절반은 틀렸다. 부장님의 첫 대화는 이러했다.

"나도 걸린 것 같아."
나의 안부보다 자신의 상황을 다짜고짜 얘기버리는 그의 화법. 5살 된 쌍둥이 아기들이 있어 당황도 했을 법한데, 전혀 아랑곳없는 넉살 좋은 동네 형의 목소리. 더하여 본가에 따로 떨어져 있는 나의 처지 대비 자신은 집에 있어야 한다는 한탄의 이야기를.

"요새는 주위에 코로나 확진자가 없으면 친구가 없는 거라는데? 암튼 나 이제 주차해야 된다. 끊자"

"네, 몸조리 잘하세요~"

5분 여의 짧은 통화였지만 반가움과 걱정이 공존했다. 웃프다는 신조어는 이런 상황에서 탄생한 것일까.


뉴스에서는 코로나 일 확진자가 20만이 넘었다는 소식을 전했다. 예상 시나리오대로라면 3월 중순이 정점이라 했다. 새는 한 다리 건너면 확진자 있다. 확진자가 없으면 친구가 없다는 말이 맞을 정도로 확진는 우후죽순 늘어고 있다.


밖을 나가지는 못하지만 창밖에 보이는 풍경을 보면 조금씩 날이 따뜻해지는 느낌이다. 산책하기에 참 좋을 날씨. 아기에게는 세상의 풍경을 알려주고 와이프에게는 답답한 육아 세계에서 벗어나게 해주고 싶은데 밖을 돌아다니는 게 무서운 세상이다. 날이 좋더라도 밖은 위험한 슬픈 2022년의 3월.


확진 5일 차. 목에 약간의 가래가 낀 거 빼고는 몸 상태는 괜찮다. 진작에 확진 판정을 받았으면 격리가 해제됐을 텐데 공식적으로는 아직 더 격리가 필요하다. 확진자는 격리 해제가 되면 별도 PCR 검사를 안 받아도 외출이 가능하다. 리가 끝났더라도 체내 바이러스 찌꺼기가 있을 수 있어 상당 기간 PCR 양성 판정이 나올 수도 있다고도 한다. 이럴 경우 이건 치료가 된 것인지 아닌 것인지. 참 판단하기 어려운 코로나 방역 지침이다.


기와 와이프가 보고 싶다. 떨어지니 알게 되는 소중함. 익숙한 본가이지만, 이제는 아기와 와이프가 있는 집이 더 좋아졌다. 함께 할 가족이 는 공간이 사랑스러워졌다. 얼른 집에 돌아가고 싶다. 조금만 더 참아야겠다.


조금만 더 참으면 귀염둥이를 볼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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