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엔 그랬습니다. 뭔가 자꾸 꼬이고, 일이 마음처럼 풀리지 않으면 "세상이 나를 억까하나…"(억까: 억지로 까는 것)라는 말이 입에서 툭 튀어나오곤 했습니다. 출근 준비를 마치고 허겁지겁 집을 나서면, 그날따라 신호는 오래 걸리고, 평소보다 차도 붐비고, 버스는 타이밍 안 맞게 지나가버리고요.
"하… 안 그래도 바쁜데 왜 이렇게 안 풀리지?"
그럴 때면 마치 세상이 일부러 저를 괴롭히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생각도 조금씩 바뀌었습니다. 시간에 끌려가지 않기 위해 조금 더 부지런히 움직이고, 서두름 대신 여유로 채울 수 있도록 노력하죠. 출근할 때도 여유 있게 나서고, 주말 약속이 있을 때는 정체 시간까지 감안해서 나서고요. 특별한 계획이 없더라도, ‘조금 더 여유롭게 움직이자’는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하죠. 그러자 신기하게도, 더 이상 세상이 저를 억까하지 않았습니다.
그때 깨달았습니다. 예전의 ‘억까’는 세상이 만든 게 아니라, 시간을 빠듯하게만 쓰던 제가 스스로 만들어낸 결과였다는 것을. 늘 뭔가에 쫓기듯 움직이니 예상 못 한 변수 하나에 쉽게 무너졌고, 그때마다 괜한 짜증과 스트레스를 세상 탓으로 돌리고 있었습니다.
이제는 약속 장소에 도착해서 주변 풍경도 한번 둘러보고, 조금은 천천히 걷기도 하고, 잠깐이라도 하늘을 올려다볼 여유가 생겼습니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다 보니, 확실히 예전보다 덜 지치고, 덜 불안하더군요. 물론 여전히 예상치 못한 일은 생기겠지만, 예전만큼 휘둘리지는 않기에.
그러니 혹시 지금, “왜 나만 자꾸 일이 꼬이지?” 하는 날이 있다면, 그건 세상이 우리를 괴롭히는 게 아니라, 우리가 너무 빠듯하게 살아가고 있는 게 아닐까요? 오늘도 나를 지치게 하는 건 세상이 아니라, 나 자신일지도 모르기에. 그러니 가끔은, 스스로에게 여유를 선물해 주세요 :)
"우리 자신에게 시간을 주지 않는다면,
삶이 우리에게 시간을 주지 않는다"
- 커트 코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