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속감을 무너뜨린 팀장님의 말

by 루키트

직장에서 A 팀장님과 함께 일한 적이 있습니다. 한마디로 참 좋은 분이었습니다. 팀원의 이야기를 항상 귀 기울여 들어주시고, 문제가 생기면 빠르게 나서서 해결하려 노력하시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업무적인 면에서도 배울 점이 많았습니다. 지식도 풍부했고, 꼼꼼한 분이었기에 존경하는 마음이 자연스럽게 생겼습니다.


하지만 그런 분에게도 아쉬운 부분이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내 사람을 지켜주는 리더십'이 느껴지지 않았다는 점. 저는 소속감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입니다. 팀이 하나의 목표를 향해 함께 나아갈 때, "나는 이 팀의 일원이다"라는 감정을 느끼면 더 힘이 나기에.


어느 날, 같은 부서의 B 과장님이 한 달 넘게 본인이 맡았던 업무를 갑자기 제게 넘기려 한 일이 있었습니다. 급하게 일이 닥치다 보니 본인의 책임을 저에게 떠넘긴 셈이었죠. 저는 조심스럽게 말씀드렸습니다. "과장님, 이건 한 달 전부터 맡으셨던 일인데요... 지금 넘기시는 건 조금 부담스럽습니다." 그러자 B 과장님은 점점 언성을 높였고, 결국 주변 동료들이 나서서 상황을 정리하게 됐습니다.


이후, 팀장님께 따로 불려갔습니다. 내심 "네가 틀리지 않았어", "걱정 마, 네 의견 존중해" 같은 위로의 말을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돌아온 말은 예상과 달랐습니다. "괜히 트러블 만들지 말고, 그냥 도와줘." 순간 마음이 허전해졌습니다. 틀린 말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았고, 무엇보다 팀 안에서 누군가 나를 보호해준다는 느낌이 없었기 때문에.


물론 지금 돌이켜보면, 팀장님도 그 상황에서 나름의 판단을 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조직 내 갈등을 키우지 않기 위한 현실적인 선택이었을 수도 있고, 분위기를 먼저 고려한 결정이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 일을 계기로 저는 한 가지를 깨달았습니다. "정의로움보다 더 중요한 건 소속감일 수 있다" 소속감은 누군가가 나를 지지해준다는 감정에서 비롯되고, 그 감정은 아주 작은 순간에도 흔들릴 수 있더라고요.


그래서 언젠가 제가 누군가의 리더가 된다면, 꼭 기억하고 싶습니다. 내 사람을 지켜주는 리더. 틀린 점은 바로잡되, 옳은 사람의 입장은 지지해주는 상사. 제가 겪었던 작지만 아쉬운 경험이, 더 좋은 리더가 되고 싶다는 다짐으로 남습니다.


"사람들은 소속감을 느끼는 팀에서

최고의 퍼포먼스를 낸다.

리더의 역할은 그 소속감을 지켜주는 것이다"

- 패트릭 렌치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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