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골프 레슨 중에 프로님의 인상 깊은 말씀이 있었습니다.
제가 스윙할 때마다 클럽 페이스가 열려 맞는 현상이 계속됐고, 왼쪽으로 보내고 싶었지만 공은 자꾸 오른쪽으로 밀려났었죠. 그래서 나름대로 손목 각도를 아주 조금 바꿔보고, 임팩트 순간의 힘 조절도 시도해봤습니다. 조심스럽게 조절하던 제 모습을 본 프로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더군요. “과감하게 닫아버려요! 완전 반대 방향으로 날아가도 괜찮으니까요!” 순간 머뭇했지만, 그대로 따라 해보기로 했습니다.
정말 ‘이건 너무한 거 아닌가’ 싶을 정도로 클럽을 닫아 휘둘렀고, 결과는 예상대로 엉뚱한 방향이었습니다. 그런데 프로님은 웃으시며 덧붙이셨습니다. “정반대의 행동을 해봐야 지금이랑 비교하면서 중간점을 찾을 수 있어요. 그래야 내가 뭘 하고 있는지를 느끼게 되거든요.” 그 순간 무언가를 ‘툭’ 하고 깨달았습니다. 그동안 저는 ‘다르게’ 하려고 하면서도, 사실은 안전한 선 안에서만 움직이고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프로님은 마지막으로 이렇게 말씀해 주셨습니다. “지금 방식이 안 되면, 과감하게 반대로 해보세요. 그리고 비교하면서 중간점을 찾아가면 돼요. 중요한 건, ‘내가 내 몸을 컨트롤할 수 있다’는 감각이에요.” 프로님께서는 골프는 굉장히 섬세한 스포츠이지만, 때로는 의도적으로 크게 흔들어보는 시도가 오히려 감각을 깨우고 방향을 찾아주는 열쇠가 되기도 한다더군요.
생각해보면 인생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같은 방식으로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다면, 한 번쯤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과감하게 움직여볼 필요가 있습니다. 아마 우리 모두는 그런 경험을 이미 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말을 잘 하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정작 사람 사이에서는 잘 들어주는 태도가 더 깊은 신뢰를 만든다는 걸 느낀다든지. 나 혼자 성장하는 데만 집중했는데, 정작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가 삶에 더 큰 안정잠을 준다는 걸 어느 날 알게 된다든지 말이죠.
우리가 해온 방식이 늘 정답은 아니었다는 걸, 우리는 겪으면서 천천히 배워가고 있습니다. 그러니 변화 앞에서 망설이는 자신이 있다면,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 일단 과감하게 스윙해보는 것, 그 어긋남이 결국 다음 스윙의 기준점이 되어줄 테니까요.
"한 번도 가져본 적 없는 것을 원한다면,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일을 해야 한다"
- 토머스 제퍼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