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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연애가 내게 가르쳐준 것

by 루키트

연애를 시작하면, 저는 상대방에게 꼭 부탁하는 게 있습니다. “서로 다르고, 몰랐던 점이 있다면 천천히 맞춰가면 좋겠다. 싸움이 있을 수도 있고, 서운한 감정이 생길 수도 있지만, 그건 대화로 충분히 풀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헤어지자’는 말은 쉽게 하지 마라. 순간의 화나 서운함 때문에 하는 말이라 해도, 나는 그 한마디를 절대 가볍게 듣지 않을 거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건 첫 연애 이후였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교에 입학했을 때, 저는 꿈에 그리던 첫 연애를 시작했습니다. 중고등학교 시절에도 연애를 할 수 있었겠지만, 남중·남고라는 환경 속에서 연애에 큰 관심이 없었던 저는 대학에 와서야 진지한 관계를 맺게 되었죠. 연애를 시작하면 드라마나 순정 만화처럼 모든 것이 순탄할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서운한 일이 생기거나 제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면, 그 친구는 쉽게 말하곤 했습니다.


“우리 헤어져.”


정말로 끝내고 싶은 마음에서 나온 말인지, 아니면 저를 변화시키고 싶은 의도였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그 친구가 좋았기에 “왜 그렇게 말해. 서운했다면 미안해”라며 달래며 관계를 이어나갔습니다. 하지만 그때마다 마음 한편에서는 ‘왜 이렇게 쉽게 끝내자는 말을 할까?’ 하는 서운함이 조금씩 쌓여갔습니다. 문제는 이 일이 반복되었고, 제 마음속에는 ‘의심’이 자라기 시작했습니다. ‘헤어지자는 말이 이렇게 쉽게 나온다면, 앞으로 이 관계를 유지하는 게 맞을까?’


연인 간의 사랑이라는 건 서로 배려하고 존중하는 모습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배려와 존중이 없는 상대라면 미래를 함께 그리기는 어렵겠다는 판단이 들었고, 결국 그 연애는 끝이 났습니다. 한마디 말이 주는 무게를 가볍게 여기는 사람과는 오래도록 함께할 수 없다는 걸, 저는 첫 연애에서 배웠습니다. 그리고 그 후부터는 새로운 연애를 시작할 때마다 꼭 한 가지 부탁을 하게 되었죠.


“헤어지자는 말, 절대 쉽게 하지 말자.”


관계는 서로를 존중할 때 이어질 수 있다고 믿습니다. 말 한마디에 담긴 진심과 무게를 아는 것, 그것이야말로 사랑을 지키는 첫걸음이 아닐까 생각하며.


"말은 공기처럼 가볍지만,

그 말의 결과는 산처럼 무겁다."

- 루시아노 파바로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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