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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되면 시작하자'가 당신을 묶어두는 이유

by 루키트

얼마 전, 이웃 블로거님께서 진행하는 독서모임에서 추천해 준 [기획의 정석]을 읽었습니다. 책 제목처럼 기획에 대한 내용을 쉽고 명확하게 풀어주었고, 특히 ‘나를 어떻게 브랜딩할까?’라는 질문에 대해 스스로 깊이 고민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죠. 작가님의 경험담도 인상 깊었지만, 제게 가장 와닿았던 부분은 바로 이 문장이었습니다.


“100살이 되면 과연 모든 것을 갖출 수 있을까?”


우리는 종종 이렇게 생각하곤 합니다. ‘완벽하게 준비가 되면 시작해보자.’ 저는 골프를 시작한 지 3년이 넘었지만, 아직 필드에 나가본 적은 없습니다. 모든 클럽을 어느 정도 다룰 수 있고, 원하는 방향으로 공을 보낼 수 있게 되었는데도 말이죠. 이유는 단순했습니다. ‘조금만 더 준비하고 나가자’는 생각 때문. 완벽하지 않으면 시작할 수 없다는 마음이 늘 발목을 잡았습니다.


하지만 그 ‘준비’의 과정은 제 뜻대로 흘러가지 않았습니다. 팔을 다쳐서 한동안 쉬기도 했고, 번아웃으로 연습을 중단한 적도 있었죠. 회사 일이 바빠지면서 골프는 점점 더 멀어졌습니다. 그 사이에 여러 번 필드에 함께 나가자는 제안도 받았지만, 그때마다 “좀 더 준비되면요”라며 거절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한 번이라도 나가봤다면 어땠을까 싶습니다. 더 흥미를 느껴서 연습을 이어갔을 수도 있고, 반대로 골프에 정이 떨어져 다른 무언가를 시작했을지도 모르죠.


결국 중요한 건 ‘완벽한 준비’가 아니라 ‘시작’ 그 자체였습니다. 박신영 작가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100살이 되어도 완벽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부족하더라도 한 걸음 내딛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혹시 지금 무언가를 미루고 계신 분이 있다면, 오늘 그 첫발을 내디뎌보시는 건 어떨까요? 완벽은 출발선이 아니라, 과정 속에서 조금씩 다가오는 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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