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이 실패했을 때, 팀장님이 건넨 뜻밖의 말

by 루키트

회사에서 장비를 설계하고 개발하는 일을 하다 보면, 늘 새로운 도전이 찾아옵니다. 기존에 없던 장비를 만들어 내기도 하고, 이미 있는 장비의 성능을 더 끌어올리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합니다. 그래서 머릿속은 늘 여러 아이디어로 가득하고, 그 아이디어들을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팀장님과 함께할 때가 많습니다. 각자 생각한 컨셉을 나누고, 더 나은 방향을 찾기 위해 토론하며 설계를 이어가죠. 때로는 의견이 부딪히기도 하지만, 결국은 더 좋은 결과를 위한 고민의 시간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팀장님과 함께 6개월 동안 개발한 장비에서 큰 문제가 생겼습니다. 긴 시간 동안 노력했지만, 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설계 의도대로 작동하지 않아 처음부터 다시 설계를 해야 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마음이 무거워지고, 머릿속은 복잡해지더군요. 개선할 방법을 찾기 위해 여러 설계에 대해 이야기 나누던 중, 팀장님께서 불쑥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컨셉 잘 잡아줬어야 했는데, 미안하다 루키트야..”


팀장님의 그 말씀을 들었을 때, 많이 놀랐습니다. 장비 개발은 저와 팀장님이 함께한 일이었고, 누구의 잘못이라고 쉽게 말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팀장님께서는 스스로 책임을 느끼며 미안하다고 말씀하셨고, 그 모습에서 저는 팀장님께서 짊어지려는 ‘책임감’을 보았습니다.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책임을 회피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됩니다. 일이 잘 풀리면 다 같이 한 것이지만, 잘 안 풀리면 누구의 탓인지 따지며 책임을 미루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경험에서는 정반대의 모습을 마주했습니다. 결과가 기대만큼 나오지 않았을 때, 오히려 자신이 더 잘했어야 한다며 책임을 짊어지려는 팀장님의 태도는 제 마음에 깊이 남았습니다. 그리고 팀장님의 태도를 보며 좋은 리더란, 완벽한 설계안을 제시하는 사람이 아니라, 함께하는 이들의 마음을 지켜주는 사람이라는 것을 배웠습니다.


삶에서 우리는 수많은 실패와 시행착오를 겪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 속에서 진정한 책임감을 보여주는 사람을 만난다면, 실패조차 배움이 되고, 다시 도전할 힘을 얻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저 역시 앞으로 누군가와 함께할 때, 책임을 함께 짊어지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언젠가 누군가가 저를 떠올리며 "함께 일해서 든든했다"라고 말해준다면, 그것만으로도 제 인생은 충분히 가치 있다고 생각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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