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게 하는 완벽주의, 움직이게 하는 완료주의

by 루키트

저는 산업용 로봇을 설계하고 개발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회사에 없던 장비를 새롭게 설계하는 과정은 생각보다 쉽지 않죠. 비슷한 기능을 수행하는 장비가 있는지 확인하고, 관련 특허를 조사하며, 장비를 개발했을 때의 경쟁력을 검토합니다. 이 외에도 여러 조건을 고려해 타당성이 확인된 후에야 비로소 장비를 개발합니다.


이 과정에서 제가 항상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완벽주의’보다는 ‘완료주의’입니다. 개발을 시작하기 전에 장비를 완벽하게 설계하고자 하면 시작이 어렵습니다. 설계 과정에서는 고려해야 할 수많은 조건들이 있기 때문에, 시작 전에 완벽을 목표로 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라 생각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컨셉이라도 완성시켜 보자'라는 생각을 가지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설계 프로그램으로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을 무작정 그려보거나, 손으로 스케치를 해보는 식으로 시작합니다. 구동부에 여러 방법을 적용해 보고, 공간 확인을 위해 다양한 부품도 실험적으로 배치해 보면서 하나씩 컨셉을 완성시켜 나갑니다. 첫 번째 컨셉이 완성되면, 머릿속으로 그렸던 생각과 비교하며 부족한 점을 찾아 다음 단계로 나아가게 됩니다. 이렇게 몇 번을 반복하며 결국 원하는 장비를 만들어냅니다.


이와 같은 ‘완벽주의’보다 ‘완료주의’의 자세는 우리 일상에서도 적용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 완벽주의적 태도는 ‘운동화를 먼저 사고, 식단을 미리 준비한 다음 일주일 뒤에 시작하자’라는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반면 완료주의는 ‘일단 지금 가진 조건으로 시작하고, 필요한 것들을 차차 준비하자’라는 행동을 촉구하죠. 마찬가지로 공부를 시작할 때도, 책상 정리부터 완벽히 끝내야 한다고 생각하기보다는,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공부를 시작하는 것이 더 중요한 자세입니다.


우리 인생에 발생하는 수많은 이벤트에서 완벽하게 준비하고 시작하기보다는, 계획이 세워졌다면 먼저 실행해 보는 태도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결국 완벽함은 멈춤을 만들고, 완료는 변화를 만들어내기 때문에.


오늘도 기분 좋은 하루 보내세요 :)


"완벽하게 하려고 기다리다 보면

아무것도 끝내지 못한다"

- 테레사 볼렌바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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