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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의 계획이 틀어졌지만, 배움은 있었다

by 루키트

연휴가 시작된 토요일 아침, 본가로 내려갈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어머니께서 전화를 주셨습니다. 서울에 계신 친척께서 돌아가셨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원래 토요일에 부산으로 내려가 고등학교 축구팀 친구들과 여행을 계획해 두었지만, 친척을 찾아뵙고 인사를 드리는 것이 먼저라는 생각에 기차표를 취소하고 친구들에게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참석이 어렵겠다고 전하니 아쉬웠지만 다들 이해해 주었습니다.


어머니께서는 일요일에 올라오겠다고 하셨기에 가족들의 기차표를 확인했습니다. 연휴가 시작된 만큼 기차표를 구하는 것이 쉽지 않아 계속해서 예약을 시도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잠시 후, 다시 어머니께 연락이 왔는데 장례식이 미뤄졌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숙모께서 해외출장 중이셔서 귀국 후 장례식을 진행하기 위해 시신을 얼려 보관한다고 하셨습니다. 이러한 방법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어 놀랐습니다. 그런데 곧바로 떠오른 생각이 있었습니다. “어? 잠깐만... 그럼 내 기차표...!?” 서둘러 예매한 기차표를 확인했지만, 이미 취소한 상태라 다시 구할 방법이 없었습니다.

급히 준비를 마치고 서울역으로 향하며 기차표를 찾아봤지만 역시나 매진 상태였습니다. 낮 12시 이전 기차를 타야 기존 일정을 소화할 수 있었기에 입석이라도 타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앱에서도 입석 티켓이 없어 먼저 부산행 KTX를 탑승한 후 승무원께 현장 발권을 요청했습니다.


현장 발권 시 부가세가 0.5배 더 붙는다는 점 또한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발권한 입석 가격은 무려 76,200원! 예매했던 가격보다 비쌌을 뿐 아니라 입석으로 가야 하니 불편함이 컸습니다. 그래도 부산에는 가야 하니 어쩔 수 없었습니다. 다행히 간이의자가 있어 앉아서 이동할 수 있었습니다.


예기치 못한 하루였지만 돌아가신 분의 장례를 위해 시신을 얼려 보관할 수 있다는 것, KTX 현장 발권 시 추가 비용이 붙는다는 것처럼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된 하루였습니다.


연휴가 시작된 만큼 다들 편안하고 행복한 시간 보내시고, 가족과 따뜻한 순간도 함께하시길 바랍니다 :)


"당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느냐가 아니라,

그 일에 어떻게 반응하느냐가 중요하다"

- 에픽테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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