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대한민국 육군 장교로 복무했습니다. 더 많은 사람을 만나며 시야를 넓히고, 대학교를 빠르게 졸업하고자 장교에 지원해 군 복무를 했죠. 임관 후 야전에 나아갔을 때, 생각보다 군 생활이 재미있었습니다. 간부들과 시간을 보내고 용사들과 건강하게 군 생활을 하는 것이 저에게 잘 맞는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러나 전역을 결심하게 된 여러 사건 중, 특히 기억에 남는 일이 하나 있었습니다. 여러 부대가 모여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 전투 시뮬레이션을 진행하는 훈련 때였습니다. 토요일에 훈련 장소로 이동해 주말 동안은 휴식을 취하고, 평일에 훈련이 시작되는 일정이었죠. 그런데 토요일 저녁, 가장 아끼는 친구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친구의 아버지께서 돌아가셨다는 소식이었습니다.
그 소식을 듣자마자 훈련을 총괄하는 간부님께 연락을 드렸습니다. 훈련은 평일에 시작되니 주말 동안 잠깐 다녀와도 괜찮을지, 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얘기드렸으며, 허락해 주신다면 일요일 저녁까지 복귀하겠다고 말씀드렸죠. 하지만 간부님께서는 “군인은 훈련도 전시 상황처럼 해야 한다. 자네는 그걸 모르나? 지금이 전시 상황이라도 그런 소리를 할 거냐?”라고 답하셨습니다. 조금은 서운한 감정이 있었지만, 간부님의 말씀이 맞다고 생각해 친구에게 상황을 설명하며 미안한 마음을 전했습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큰 배신감을 느꼈습니다. 전시 상황처럼 준비해야 한다던 간부님께서 토요일 저녁, 다른 간부들과 거하게 회식을 하며 술을 많이 드셨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때 확신했습니다. ‘적어도 이곳은 내가 오래 있을 곳이 아니다.’ 물론 훌륭한 간부님들도 많았습니다. 제가 롤 모델로 삼았던 분들도 계셨습니다. 하지만 높은 자리에 있는 간부님의 말과 행동이 불일치하는 모습을 본 후, 군 생활에 대한 애정이 사라졌습니다.
그 일을 계기로 확실히 배운 것이 있었습니다. 말과 행동을 일치시키는 것은 물론, 자신의 말에 반드시 책임질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죠. 그날 이후, 저는 제가 한 말에 더욱 책임질 수 있도록 스스로 노력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어느새 금요일,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
"진짜 리더는
자신이 한 말에 책임지는 사람이다"
- 워런 베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