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프랑스 제품이란 말입니까(President)
헛헛한 파견 생활. 나의 최애 케이크 얼그레이 자몽 케이크가 너무 먹고 싶었다.
베이킹은 저 멀리 있는 취미같은 거였는데, 얼그레이 자몽 케이크를 먹겠다는 집념으로 시작한 베이킹이 벌써 6개월차에 접어 들었다. 이제 웬만한 쿠키, 휘낭시에, 마들렌, 애플파이, 바나나 파운드 케이크 같은 제과류에 대해서는 그래도 어느정도 맛있게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베알못을 중수로 올려주신 유민주 선생님 감사합니다(www.youtube.com/@yoominjoo).
이제 기본은 했겠다 싶어,
남은 파견기간 중 그래도 케이크에 한번 도전해봐야하지 않나 싶어 휴가 중 한국에 들어갔을 때 케이크 돌림판도 사왔는데 벌써 3개월이 지났지만 ㅋㅋ 아직 아무것도 못하고 있었다.
본격적으로 케이크를 만들기 전에 일단, 크림을 어디 브랜드를 사용해야 하는 지 먼저 정해야 할 것 같아 슈퍼마켓에서 구할 수 있는 모든 크림을 사왔다!
일단, Lactolac과 Dos Pinos 브랜드는 나가리. 이상한 우유/치즈 잡내가 역하게 났다 ㅠㅠ 정확히 이 향이 뭔지 모르겠는데(멸균이 덜 된건지, 나라마다 당연히 우유맛은 다르겠지만 객관적으로 디저트에서 생 양젖 향같은게 나게 할 순 없을 듯)
그래도 괜찮았던 세 브랜드. Salud, President(이건 프랑스꺼), Sula 이렇게 세 브랜드로 좁혀서
흑백요리사?처럼 남편을 앉혀놓고 블라인드 테스트를 시작했다.
참고로 President는 유지방이 35% 이상이 아니라, 휘핑은 안될거라는 걸 알았지만 저지방 12%밖에 옵션이 없어서 이걸로 샀다(35%짜리도 들어오는데, 늘 수급상황이 여의치 않아서 이날은 없었다)
1. 크림에서 잡내가 최대한 없을 것
2. 3가지 가루 (말차, 쑥, 홍차) 향을 넣었을 때 맛이 어떻게 변하는지 보기.
결론 먼저, 중미 브랜드가 뽑히기를 내심 기대했으나
결국.. 1위는 프랑스 브랜드 President 였다.. 저지방이었음에도 압도적..
2위는 Salud, 3위는 Sula 순이었다.
중미처럼 소고기가 많고 낙농업이 나름 발달한 곳에서 왜 프랑스 크림을 쓸 수밖에 없게 만드는건지.
가격이 거의 3배 정도 차이가 나는데도, 좋은 디저트를 위해서는 프랑스 크림을 쓸 수밖에 없는 현실이 빡친다!
왜지?
원자재가 이렇게 풍부하고, 치즈같은 경우는 정말 맛있고 가격 경쟁력있게 잘 만들던데
왜 크림은...? 이 모양 이 꼴인 것인가!
멸균 공정에서 질 관리가 잘 안되는 건가?
여튼, 내년 1분기 안에..
얼그레이 자몽 케이크에 도전해보겠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