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김과장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 과장 Aug 10. 2024

달리기

달리다 말고 스벅에서

매주 토요일 이른 아침 달리기를 한다. 도시를 위아래로 흐르는 시내를 따라 10km 정도를 달린다. 아침의 공기는 혐오스럽기까지 한 한낮의 무더위를 상상케 하진 않는다. 제법 서글서글하다.

인사날짜가 연기되고 또 연기되면서 딱 집어 표현하기 쉽지 않은 피로감이 쌓여가고 있다. 그러는 동안 달리기는 '뭔가 나아지고 있고, 나아가고 있다'는 근거 없는 자신감을 갖게 한다. '될 대로 대라'는 너그러운 마음까지 챙겨준다.  달리던 길을 잠시 멈추고, 스*벅스에 들어왔다. 커피를 끊은 지 며칠째다. 큰 사이즈 아이스녹차를 주문했다.

"일 너무 열심히 하지 마"

"지금까지 한 것만로도 충분해"


엊그제 국장님이 조용히 건네주신 말씀이 떠오른다. 인사를 기다리며 내 속에 쌓이고 있었던 것은 '뭔가를 또 열심히 해야 한다.' '해 내야 한다.'는 조바심도 있었던 듯싶다.


주문한 녹차가 나왔다. 큼직하다. 천천히 마시고, 되돌아가는 길엔 천천히 달려야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상에 관하여, 돋보임에 관하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