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토요일 이른 아침 달리기를 한다. 도시를 위아래로 흐르는 시내를 따라 10km 정도를 달린다. 아침의 공기는 혐오스럽기까지 한 한낮의 무더위를 상상케 하진 않는다. 제법 서글서글하다.
인사날짜가 연기되고 또 연기되면서 딱 집어 표현하기 쉽지 않은 피로감이 쌓여가고 있다. 그러는 동안 달리기는 '뭔가 나아지고 있고, 나아가고 있다'는 근거 없는 자신감을 갖게 한다. '될 대로 대라'는 너그러운 마음까지 챙겨준다. 달리던 길을 잠시 멈추고, 스*벅스에 들어왔다. 커피를 끊은 지 며칠째다. 큰 사이즈 아이스녹차를 주문했다.
"일 너무 열심히 하지 마"
"지금까지 한 것만로도 충분해"
엊그제 국장님이 조용히 건네주신 말씀이 떠오른다. 인사를 기다리며 내 속에 쌓이고 있었던 것은 '뭔가를 또 열심히 해야 한다.' '해 내야 한다.'는 조바심도 있었던 듯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