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고를 해야 할 때
그분을 패스하지 마세요.
생각만 해도 부담스러운 말입니다. 피하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돈 받고 회사생활 하는 사람의 숙명이죠. 과장입장에서 보자면 보고를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보고를 제때 하는 것도 꽤 중요해 보입니다.
간혹 본인의 직근 상급자가 아닌 위치에 있는 사람으로부터 지시를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국장이나 실장이 과장을 통하지 않고 지시하는 사례가 이에 해당합니다. 지시의 편의 때문에 업무 담당자에게 직접 지시하는 일이 적지 않습니다.
이렇게 한 단계 이상을 건너뛰어 지시받은 때에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단순한 사실관계 등에 대한 질문이라면 예외로 볼 수 있습니다.), 그 내용을 중간에 있는 상급자에게 늦지 않게 보고해야 합니다. 가령 실장이 실무자에게 지시했다면, 실무자는 그 내용을 과장이나 국장에게 보고한 후 처리해야 합니다. 구두 보고를 할 상황이 아니라면 문자로라도 보고해야 합니다.
이렇게 보고체계에 있는 사람들이 지시사항을 알고 있어야 검토가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고, 돌발상황에도 부딪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김 과장 내가 지시한 내용 잘 검토되고 있지?”라고 지시를 한 실장이나 국장이 물을 수도 있습니다. 과장이든 국장이든 자신이 모르고 있는 내용에 대해, 이 같은 말을 들었다면 기분이 어떨까요? 아무것도 모른 채 머뭇거리고 있는 국과장을 바라보는 실장은 또 어떤 맘일까요?
이제 방향을 바꿔서, 지시사항에 대한 실무차원의 보고서나 검토자료가 완성되었다면 그 보고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렇습니다. 과장-국장의 정식 보고체계를 거쳐서 실장에까지 보고되어야 합니다. 중간 단계를 '패스'하고 지시를 내린 실장에게만 보고해서는 절대 안 됩니다.
보고를 받는 사람은 당연히 자기 앞에 보고자료가 올라왔을 때는 과장-국장의 계통을 밟아서 충분한 검토 과정을 거쳤을 것이라 생각할 겁니다. 지시사항이나 보고내용을 모르는 과장이나 국장에게 보고내용에 대해 실장이 불쑥 질문하는 상황도 예상할 수 있습니다. 만약, 시간이 촉박한 상황에서 미처 보고할 겨를 없이 지시사항을 처리했다면, 그 처리 내용을 사후에라도 늦지 않게 중간 상급자들에게 반드시 보고해야 합니다.
이런 일이 있을까 싶지만, 실무에서 심심치 않게 이루어지고 있는 실수들입니다. 약간의 귀찮음만 참아 넘길 수 있다면, 좀 더 맘 편한 회사생활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