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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지혜 Jul 20. 2022

1. D-120 떠나기로 마음먹다.

 나에게는 초등학생 딸이 세명이 있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작년 겨울에 나와 딸들은 한국을 떠나봤어야 했다. 하지만 코로나가 거칠게 발목을 붙잡았고, 이제 코로나가 비실거리는 틈을 타서 또다시 한국을 떠나볼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내가 하고 싶었던 일은 아이들을 데리고 해외에서 지내보는 것이다. 아이들과 현지 먹거리로 장을 봐서 요리를 하고, 놀이터도 다니고, 친구들도 사귀고, 학원도 안 가고, 아무 걱정 없이  하루 종일 노는 그런 꿈같은 일탈을 꿈꾸었다. 하지만 이건 저학년일 때 이야기고, 6학년 첫째가 있으니 마냥 놀기엔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었다. 그래서 하나 더 추가했다. 현지 아이들과 학교를 같이 다니는 스쿨링. 큰아이가 더 크기 전에 아직 초등학생이어서 부담이 덜할 때 꼭 하고 싶었다. 그래서 무작정 준비를 시작했다.


 목적지는 몇 번 가봐서 나름 낯설지 않은 괌으로 잡았다. '이번 여름에 나는 아이들과 괌으로 스쿨링을 떠날 것이다.'라고 생각을 하니 마음이 바빠지기 시작했다. 뭐부터 시작해야 할까 고민하다 일단 괌 스쿨링 업체를 알아봤다. 마음에 드는 업체를 발견하고, 사장님과 이야기를 나누어보았다. 사장님도 아이가 셋을 둔 엄마였다. 마음에 쏙 든다. 업체를 정하고는 바로 비행기 표를 예약했다. 몇 년을 벼르고 벼르다가 드디어 떠날 몸이 되었다.


 여행을 앞두고 설렐 것이라 예상했는데 설레지 않았다. 오히려 마음이 무거웠다. '남편 없이 나 혼자 아이들 셋을 데리고 잘 다녀올 수 있을까?' 처음에는 없던 부담감이 날짜가 지날수록 더 크게 다가왔다. 해야 할 일도, 처리해야 할 일도, 챙겨야 할 물건도 많았다.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는데 스케줄 노트에 해야 할 일을 빼곡하게 적어놓고 하나씩 처리했다.


이제 시작 버튼을 눌렀으니 하나씩 정리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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