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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oxid Labs Sep 13. 2021

EEG의 거의 모든 것 1편

-뇌파란 무엇인가-

written by Bohee Lee

bohee.lee@looxidlabs.com


룩시드랩스는 VR과 뇌전도(EEG)를 접목해 인지기능의 저하를 손쉽게 발견하고 나아가 치매의 조기 진단을 가능하게 하는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전문가의 도움 없이도 사용 가능한 서비스인 LUCY는 간단하고 재미있는 게임과 실시간으로 뇌파를 측정해 사용자가 자신의 인지기능 상태를 스스로 관리하게 합니다. EEG는 비침습적인 방법을 통해 생체신호를 추출하며 여기서 수집된 데이터들은 심리학, 언어학, 의학과 같이 사람의 생각이나 감정상태, 뇌 질환의 진단이 필요한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습니다. 본 아티클 시리즈에서는 LUCY 서비스의 핵심인 뇌파에 대해 알아보고, 룩시드랩스에서 자체 개발한 EEG 센서 데이터를 서비스 내에서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 소개하겠습니다. 


현대 과학이 발전함에 따라 미지의 분야였던 뇌 과학에 관심을 갖고 뇌파를 활용한 산업이 발달하고 있습니다. 본 아티클에서는 의학, 심리학, 언어학을 넘어 생각하는대로 마우스 커서를 움직이고 로봇팔을 움직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는 뇌파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1. 뇌파란?  

Figure 1 뉴런의 구조, 그리고 뉴런 간의 연결을 의미하는 시냅스

인간의 뇌는 뉴런이라 부르는 약 1000억개의 신경세포로 구성되어있는데, 각각의 뉴런은 수상돌기와 축삭돌기들이 밖으로 뻗어나와있고 이들에 의해 수 많은 뉴런이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런 뉴런 간의 연결을 시냅스라고 하는데, 우리 뇌에는 약 100조 개의 시냅스 연결이 있으며 이를 통해 여러가지 정보를 주고 받게 됩니다. 

눈을 통해 받아들이는 시각, 귀를 통한 청각, 피부를 통해 느끼는 촉각 등의 감각정보들은 전기적 신호로 바뀌어 뉴런의 수상돌기를 통해 뇌에서 받아들이게 되고, 축삭돌기를 통해 다른 뇌세포로 전달됩니다. 이러한 반복적인 신호의 전달을 통해 우리는 학습을 하고 기억을 할 수 있는데, 이 때 뇌에서는 미약한 전기적 파동이 생깁니다. 미약한 파동이지만 수만 개의 뇌세포가 동시에 전기 신호를 주고 받으면서 합쳐져 특정한 패턴이 나타나게 되고 이를 측정한 것이 뇌파입니다.  


2. 뇌전도의 유래와 역사  

영국 리버풀 출신의 내과의사 리처드 카튼 (1842.07.26 ~ 1926.01.02)은 1875년, 매우 작은 전류를 검출하는 검류계 (galvanometer)를 사용하여 토끼와 원숭이의 두피 근육 신경에서 방출된 대뇌의 전기적 현상을 발견하였습니다. 이후 차례로 보고된 동물의 뇌에서 전기생리학적 신호를 관측하고 이를 통해 어떠한 정신적인 활동, 혹은 뇌전증과 같은 뇌 질환을 가진 경우에는 특정한 전기적 신호가 검출됨을 알게 됩니다. 

Figure 2 한스 베르거가 초기에 사용했던 뇌파 측정 장비의 모습 (좌), 한스 베르거 (우)

오스트리아의 신경과학자 한스 베르거(1873.05.21  ~ 1941.06.01)는 어느 날 수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살고 있던 여동생으로부터 전보를 받았는데, 오빠인 베르거의 건강이 안 좋은 것 같다는 느낌에 안위를 묻는 내용이었습니다. 그 당시 베르거는 기병대에서 훈련을 받던 도중 타고 있던 말이 갑자기 몸을 일으키는 바람에 낙마사고를 당해 경미한 부상을 입은 상태였는데, 이 사건을 계기로 베르거는 과연 사람의 생각을 멀리 떨어진 남에게 전달하는 것이 가능한지, 텔레파시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의학을 전공하며 뇌 연구에 매진하게 되었습니다.

Figure 3 윗 줄은 한스베르거에 의해 1924년에 기록된 최초의 사람 뇌파이고, 아랫줄은 10 Hz 의 기준신호

1924년 제1차 세계대전 당시 머리 부상을 입은 군인들을 치료하면서 그들의 뇌에서 일정한 전기 신호가 검출됨을 발견하였습니다. 계속된 연구 끝에 1929년, 두개골이 손상된 환자의 후두엽 두피 아래에 백금 전극 2개를 삽입하여 얻은 전위차를 최초로 기록하고 사람의 두피에 전극을 부착해 비침습적인 방법으로 뇌파를 기록할 수 있음을 알게 되었고 이를 뇌전도(EEG: electroencephalogram)라고 명명하였습니다.

이후 1930년대에서 1950년에 이르기까지 뇌전도는 정신건강의학과 신경학 분야에서 각광받는 기술이 되었고, 1951년 미국의 신경생리학자인 윌리엄 그레이 월터(1910.02.19 ~ 1977.05.06)의 뇌전도 지도 기술(EEG topography) 개발로 이상 뇌파의 발원지가 되는 뇌 부위를 찾을 수 있게 되면서 임상적으로, 또 연구적으로도 널리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3. 뇌파의 종류  

뉴런 하나가 만드는 전기적인 에너지는 너무 작아서 수 천~수백만 신경세포들의 동기화된 활동을 종합하여 측정한 것이 뇌파인데, 이러한 동기화는 인접한 신경세포들이 같은 방향으로 배치되어 세포간 전기적 활동을 주고 받기 때문에 나타납니다. 뉴런 간의 활동에 의해 발생한 뇌파는 뇌의 상태와 외부 요인에 의해 빠르고 다양하게 변화하며 다양한 주파수 성분을 갖습니다. 따라서, 이렇게 복잡한 패턴을 가진 파형 형태의 뇌파를 분석할 때는 주파수별로 분류하여 관찰하게 됩니다. 

Figure 4 EEG로 검출되는 뇌파의 주파수에 따른 분류

뇌파는 1초 동안 몇 번 진동하느냐에 따라, 즉 뇌파의 주파수에 따라 델타(δ)파, 세타(θ)파, 알파(α)파, 베타(β)파, 감마(Ƴ)파 5종류로 구분합니다.


델타파는 주파수 0.5~4Hz로 1초 동안 0.5~4번 진동하여 느린 뇌파에 속합니다. 델타파는 대뇌피질 부위의 악성 종양이 있을 때 나타나는 경우가 있으며, 깊은 수면 혹은 마취 상태와 같은 의식불명 상태일 때 나타납니다. 

세타파는 주파수 4~7Hz로 초당 4~7번 정도 진동하는데, 다양한 동물 종의 대뇌 변연계에서 뚜렷하게 관찰됩니다. 여러 연구들에 따르면 세타파는 공간 탐색 및 기억력을 요할 때 해마 네트워크를 통해 나타납니다.

알파파는 주파수 8~13Hz로 초당 8~13회 정도 진동하며 주로 10 Hz를 기준으로 발생합니다. 시각피질에서 발생하는 알파파는 눈을 뜨면 약해지고 감으면 강해지고, 눈을 감고 편안한 상태에 있을 때는 안정된 파형을 나타냅니다. 또한, 유아나 노인의 경우에는 알파파의 주파수가 8~9Hz로 비교적 느린 진동을 나타냅니다. 이 외에도 동일한 주파수 영역대의 활동이 체성감각피질과 측두엽에서도 관찰됩니다.

베타파는 주파수 14~30Hz로 초당 14~30번 정도 진동하며 대체로 빠른 리듬의 뇌파입니다. 운동 과제를 수행하거나, 감각· 운동 기능을 요하는 인지 과제를 수행할 때 관찰됩니다.

마지막으로 감마파는 초당 30회 이상 진동하는 뇌파로 가장 빠르게 진동하는데, 영역대는 120Hz 혹은 500 Hz 까지 포함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비침습적인 방법으로 측정하는 EEG의 경우 주로 31 ~ 50Hz 안의 뇌파를 관찰하게 됩니다. 깨어있거나 약간의 긴장상태일 때 다양한 피질 영역에서 감마파가 관찰됩니다.


이 외에도 감각운동리듬 (Sensorimotor rhythm), 뮤 리듬 (Mu rhythm), 람다파 (Lamda wave)와 같이 어느 특정한 상황에서 관찰되는 뇌파의 형태도 있지만 앞서 소개한 5가지 기본 뇌파의 분류를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하며, 각 뇌파들이 주로 관찰되는 예시와 Brain-Computer-Interface와 같이 뇌파를 직접적으로 활용하는 산업에서는 어떻게 활용되는지 향후 아티클들을 통해 소개하겠습니다. 


마치는 글

이상으로 기본적인 뇌파의 개념과 유래, 발생기작과 이를 분석하기 위한 주파수 영역별 뇌파의 분류까지 알아보았습니다. 최초로 발견된 후두엽의 알파파에 대한 연구를 넘어서 뇌의 영역간 연결성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면서 뇌의 전반에 대한 이해도 또한 높아졌습니다. 이에 따라 뇌파를 통해 우리가 눈을 뜨고 있는지, 휴식 상태인지, 잠을 자고 있는지 등의 뇌 전체의 활동 상태와 기능적인 이상을 알 수 있지만, 여전히 인간의 생각이나 감정을 파악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아직은 미지의 우주와 같은 뇌의 작용 기전을 밝히기 위해 전 세계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연구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기술이 더욱 발달함에 따라 뇌파를 통한 질병의 조기 진단과 뉴로마케팅, 기계의 자동 제어와 같이 다양한 분야에서 뇌파가 활용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다음 아티클에서는 이러한 뇌파를 어떤 장비를 통해 측정하는지, 그리고 뇌의 어느 부위들에서 관찰 가능한지에 대해 심도있게 알아보겠습니다.  



참고 문헌  

[1]Niedermeyer, E., Schomer, D. L., & Henrique, L. da S. F. (2011). Niedermeyer's electroencephalography: basic principles, clinical applications, and related fields. Lippincott William & Wilkins.   


[2]Bladin, P. F. (2006). W. Grey Walter, pioneer in the electroencephalogram, robotics, cybernetics, artificial intelligence. Journal of Clinical Neuroscience, 13(2), 170–177. doi:10.1016/j.jocn.2005.04.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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