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 건강 시리즈 2편
written by Dayeon
많은 사람들이 건강을 유지하고 증진하고자 꾸준하게 운동하며 식습관을 관리합니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일정 시간의 주기를 갖고 건강 검진을 받아 치료하거나 건강관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곳은 없는지 주기적으로 확인하죠. 그렇다면 우리는 왜 정신 건강을 위해 관심을 기울여야 할까요?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신체를 단련하는 습관을 갖는 것처럼, 정신 건강도 살뜰하게 돌보는 습관을 갖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정신 건강은 우리 신체와 아주 유기적으로 얽혀있고 몸과 마음을 같이 챙겨야만 비로소 통합적인 건강 관리가 되기 때문입니다. 본 정신 건강 시리즈에서는 정신 건강의 중요성과 다양한 정신 건강 관리법을 살펴보고 저희 룩시드랩스가 정신 건강 증진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다들 코로나 시대, 잘 버티고 계신가요?
건강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는 요즘입니다. 코로나 이전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헬스장이나 지역 커뮤니티 공간에서 운동을 했다면, 지금은 집에서 하는 운동, 일명 ‘홈트’가 유행입니다. 운동 기구를 사서 집 안에 나만의 헬스장을 만든다거나, 비대면 화상 운동 서비스도 이용하면서 말이죠. 면역력이 절대적으로 중요한 시기인 만큼 위생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고 영양제도 특별히 더 챙겨 먹습니다. 줄어든 대외 활동이 자칫 체중 증가로 이어질 수 있어 이에 대한 대안으로 식단을 조절하며 건강 관리에 신경 쓰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자, 그렇다면 우리 신체 건강과 아주 유기적으로 얽혀 있는 정신 건강은 어떻게 가꾸고 계신가요?
신체 건강 못지않게 소중한 우리의 마음 건강. 그리고 이 마음의 건강을 이야기할 때 빠질 수 없는 것은 바로 스트레스입니다. 스트레스는 우리 마음의 독이기 때문이죠. 배가 고프면 음식을 먹어 배고픔을 달래듯 우리가 경험하는 일상생활 스트레스를 없애 단번에 해결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집안일, 회사 생활, 대인 관계, 경제적 어려움 등 다양한 경로로 경험하게 되는 스트레스를 원천적으로 제거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죠. 그래서 우리는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합니다. 취미 생활을 하거나 친구들과 재미있는 시간을 보낸다든지, 충분한 휴식을 가지며 명상이나 운동을 합니다. 하지만 이런 활동들도 어느 순간 스트레스를 잘 해소하기에 역부족일 때가 있습니다.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것은 그대로 있기 때문이죠. 이번 글에서는 스트레스 해소 행위보다는 우리의 정서와 스트레스를 근본적으로 돌볼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려고 합니다.
감정일기 혹은 표현적 글쓰기 (expressive writing)는 말 그대로 감정을 글로 표현하는 것입니다. 부정적인 경험으로 인해 발생한 감정들은 보통 짜증이나 분노의 모습으로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 감정들을 깊게 보다 보면 그 짜증과 분노 이면에 다양한 감정들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감정일기를 통해 처음에 모호하고 막연했던 감정들 뒤에 숨겨진 내 욕구들과 그게 충족되지 않았을 때 내가 느낀 진짜 감정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는 것이죠. 부정적인 감정들에 집중하는 것이 오히려 더 많은 스트레스를 경험하는 것은 아닌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여러 심리학 연구들에서 이러한 과정은 특정 경험에 대한 감정과 생각을 재정립하고 자신의 욕구를 더 잘 알 수 있게 도와 스트레스에 취약한 성향을 줄일 수 있다고 증명되었기 때문입니다. 나 자신과 솔직한 시간을 가질 때 비로소 경험할 수 있는 공감과 위안 자체만으로도 우리는 큰 힘을 얻으며 그 부정적인 경험에 더 이상 얽매이지 않게 됩니다.
물론 우리의 스트레스는 위의 예시처럼 단순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감정일기를 통해 스트레스 이면에 숨겨진 감정들과 자신의 욕구를 확인하는 방법은 똑같습니다. 그 특정 경험에서의 애매했던 첫 감정들을 더 적절한 감정들로 대체하면서 더 이상 막연했던 첫 감정들에 휘둘리지 않게 됩니다. 내 진짜 감정과 욕구를 알게 되면서 이를 해결할 방법을 스스로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이죠. 또한, 이 과정에서 부정적인 감정을 초래하는 왜곡된 생각은 없는지 확인하며 바로잡으면서 향후 스트레스도 예방할 수도 있습니다.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비언어적으로 표현하는 방법을 더 선호하시는 분들께는 미술 활동을 추천해 드립니다. 언어로 표현할 만큼 정리가 안 된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기에 아주 좋은 방법이기 때문이죠. 병원이나 상담센터에서 사용하는 종합심리검사의 하위 검사, 집-나무-사람 검사를 예시로 들 수 있습니다. 전문 검사자의 지시에 따라 그림을 그리고, 그 그림들에 대한 검사자의 질문에 따라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공유하는 형태로 진행하는 검사입니다. 피검사자의 그림들과 답변을 토대로 검사 당시의 심리적 상태를 파악할 수 있어 임상 현
장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그림을 그리는 당시에는 얼핏 아무 생각 없이, 그저 손 가는 대로 그린 것 같지만 그림을 면밀히 뜯어보면 비로소 알 수 있는 것들이 있습니다. 우리가 스트레스를 경험할 때, 그 당시에 경험하는 것들을 그림으로 형상화하거나 다양한 색채를 사용해 내면의 마음에 집중해보세요. 여러 미술 도구를 사용해 나의 감정과 생각을 창조적으로 표현하면서 말이죠. 완성된 결과물을 보며 나의 어떤 마음이 그림에 반영됐는지 곰곰이 생각해보면서 나 자신과 진솔한 시간을 가지면서 말입니다. 우리를 괴롭게 하는 것들을 종이에 표출하면서 그동안 속에서만 엉켜있던 부정적인 감정들을 이해해야지만 우리가 비로소 소화할 수 있게 됩니다. 이러한 미술 활동은 일상생활에서 겪는 스트레스뿐만 아니라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데에도 많은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의 감정은 용수철과 같아서 밑으로 누를수록 반발하는 힘이 세집니다.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 감정은 우리 곁을 맴돌다 우리도 모르게 의도하지 않은 방식으로 삐죽 튀어나올 가능성이 큽니다. 용수철이 그동안 너무 오래 눌려있어서 결국 부서져 버리는 것이죠. 스트레스와 이로 인해 발생한 감정은 참는다고 없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스트레스와 부정적인 감정들에 휘둘리지 않을 수 있도록 나만 볼 수 있는 다이어리를 활용해 이번 글에서 소개해 드린 마음 돌보기 활동을 해보세요. 설 연휴 동안 사랑하는 사람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시길 바라며 이번 글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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