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의 태도
리더는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사회의 일부다. 행정적 기준에서는 가장 윗단에 대통령이 있고 그 아래 국무총리와 각각의 행정처의 장관, 차관들이 있다. 조직도는 마치 거미줄이 쳐진 듯 위에서부터 아래로 길게 뻗어 있다. 군에서도 다르지 않고 우리나라에만 국한된 시스템도 아니고 세계에도 평준화가 되어있는 듯하다. 다만 확실한 점 하나는 사회를 이루고 있는 사람들은 소수의 리더가 아니라 절대다수의 평범한 시민들이라는 사실이다. 저마다의 직업을 가지고 소신과 신념을 가지고 각자의 일터에서 각자가 속한 조직에서 활동한다.
어떤 조직을 보더라도 한 조직에 오래 몸담고 있음에 대한 보상의 차원에서 리더가 되어 있는 사람도 있고, 다른 사람이 나이나 경력은 더 많을지라도 특출 나게 업무 능력이 뛰어나고 사회생활의 커뮤니케이션이 잘 되는 사람이 리더가 되어있는 경우도 있다. 기본적으로 우리나라 사회에서는 전자의 경우가 좀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할 것이다. 워낙 예로부터 동방예의지국으로써 전관예우를 중요시하게 생각하고 특별한 이유가 없더라도 오래 종사해주었다는 감사한 마음 하나도 리더를 맡게 한다. 절대다수의 시민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같이 일하기 좋은 리더는 둘 중에 과연 어떤 리더일까?
정답에 가까운 건 후자다. 전자의 경우에도 오래 종사한 만큼 능력이 뛰어나신 분이 가끔 있기도 하지만 후자의 경우는 능력이 확실하게 좋다는 베이스가 이미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자의 경우부터 이야기를 좀 해보고 싶다. 회사에 오래된 상사가 있다. 직급은 높고 급여도 많이 받지만 상부에서 업무지시가 내려오면 아래 사원들에게 떠맡기고 점심시간, 휴식 시간, 퇴근 시간은 누구보다 빠르고 남들과는 다르게 챙기며 업무 처리를 할 때에도 자신의 소신을 가지고 창의적인 방향을 생각하기보다는 그저 위에서 시키는 그대로만 하는 사람이다. 이런 리더 밑에서 일하는 사원은 처음에는 업무가 단순하기에 기분이 좋을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가면 갈수록 그리고 능력이 뛰어난 직원일수록 능력이 없고 리더십이 없는 상사는 커리어에 걸림돌이 된다. 리더는 부하직원의 능력을 폄하하거나 깎아내리고 윽박지르기를 좋아한다. 여기에는 아주 안타까운 특별한 이유가 있다. 본인도 자신의 능력보다 부하직원의 능력이 뛰어나다는 사실을 아주 잘 안다. 그래서 자라나지 못하도록 하지 않으면 자신의 자리가 위협받는다고 생각한다. 자리의 위협은 곧 생존의 위협이 되기에 사람의 마음에서는 적으로 간주할 수밖에 없다.
한 직종에 오래 종사한다는 사실은 정말 대단한 능력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리더와 시간이 비례한다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같은 직종에 오래 종사한 사람들이라고 해도 개개인의 능력은 모두 천차만별이다. 누군가는 상위 0.1%에 해당하는 업무 능력을 인정받고 장인이라 칭송받으며 부와 명예를 누릴 수도 있다. 반면에 같은 직종에 같은 시간을 종사했어도 평범한 사람으로 살아가는 사람도 있다. 바로 여기에서 모순이 발생한다. 그들도 처음부터 리더가 아니었고 똑같은 신입사원에서 출발해 오래 종사했다는 이유만으로 리더가 되려 한다. 그렇게 원하는 리더가 되었다면 리더의 품격에 맞는 말과 행동을 하고 타에 모범이 되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이라도 해야 하는데 리더가 되어서도 사원일 때와 같은 패턴을 보여주는 사람이 많다. 일반 회사라면 이런 리더는 회사의 발전에 저해가 될 뿐 아니라 신입사원이나 정말 뛰어난 인재를 그 한 사람으로 인해 놓칠 가능성이 농후하다.
만약 그런 리더가 군이라는 아주 특수한 조직에 소속되어 있다면 평시에는 병사들도 불만이 있더라도 딱히 말하지 않고 상명하복 하겠지만 특수한 상황이 발생하면 리더는 어느새 이 세상 사람이 아닐지도 모른다. 무서운 이야기이지만 군이라는 특수한 조직에서는 단 한 명의 무능한 지휘관은 병사 몇 명을 사지로 내몰지도 모르는 일이다. 피해가 적게는 수십 많게는 수천, 수만 명이 될 수도 있고 역사에 길이 남을 위인이 될 것이다.
우리나라의 역사에서 계속해서 추앙받고 영화로도 제작되는 이순신 장군님이 대표적인 유능한 지휘관의 표본이다. 물론 각자의 평가가 다를 수 있다는 한계도 있겠지만 기록적으로만 놓고 보면 엄청난 능력을 가진 사람임은 분명하다. 무과에 급제하기 전까지 급제하고 나서도 초반에는 그리 특출 나지 않았던 사람이었어도 어느 순간부터 능력을 보여주기 시작하더니 수군의 통제사로 당시 왜의 침략을 효과적으로 막아낸 위인이다. 아마 현대의 전쟁이었다면 12척의 군함으로 적군 330척이 넘는 군함을 상대한다는 건 자연의 섭리에도 맞지 않을 정도로 인해전술만 펼치더라도 압도적인 군사력을 가진 왜가 승리했어야 하는 전투에서 단 한 척의 손실도 없이 막아낸 명량대첩은 아마 전무후무한 역사가 되었다. 당시 선조라는 조선의 왕이 육군으로 병합해 전투를 벌일 것을 지시했음에도 뛰어난 중간 관리자인 이순신 장군이 직접적인 판단으로 우리나라를 일본의 침략으로부터 막아냈다. 단순 군의 승리가 아니었다. 만약 그곳에서 패퇴했다면 조선의 군인뿐만 아니라 일반 백성들도 죽임을 당하거나 괴롭힘을 당하는 인생을 살았을 것이다.
이렇게 리더의 역할은 능력이 있는 사람이 맡아야만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사회는 리더십과 능력을 갖춘 사람을 찾기도 어렵지만 있다고 하더라도 쉽게 빛을 보지 못하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기에 시스템적인 변화도 필요하다. 요즘 조직들도 수직에서 수평으로 문화가 바뀌고 업무 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을 발굴하고 리더로 승격시켜 적극적으로 회사나 사회에 보탬이 되게 하는 회사들도 있다. 회사를 창업한 창업주는 끊임없는 회사의 발전을 원할 것인데 중간중간에 암약해 있는 자리만 차지하는 일반 사원 같은 리더를 가진 회사는 발전하고 싶어도 하지 못한다.
해법은 과감한 결단에 있으며 다른 사람의 능력을 시기하거나 질투하지 말고 인정할 줄 아는 포용력과 겸손함이 필요하다. 보통 한 분야에서 오래 종사하다 보면 인정받기를 원하고 다른 사람이 의견이라도 내려고 하면 일단 자신보다 아래라는 선입견을 갖고 보는 경우가 많기에 더욱 어렵다. 타인을 수용하고 포용하여 사람들의 능력을 있는 힘껏 발휘할 수 있게 해주는 사람이 이 시대의 진정한 리더이지 않을까
K-직장인으로 인생을 살아간다는 건 참으로 고된 일이 아닐 수 없다. 어떤 직업도 힘들지 않은 일은 없고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기에 사회가 온전하게 굴러간다. 가장 보편적인 직장인의 삶에 대해서 생각해 보고자 했다. 우리나라가 경제성장을 빠르게 이룰 수 있었던 이유는 한국인의 집념과 단결력들이 한데 모여서 시너지 효과를 발생시킨 결과다. 한창 경제 부흥기를 누리던 시대에도 일반 기업들도 있었고 소위 말하는 기술직 혹은 전문직도 많았는데 그때는 기술이 있는 장인이 있다면 분야를 막론하고 돈을 받는 게 아니라 주면서라도 기술을 배우겠다는 사람도 많았고 지금 시대에 말하는 열정페이를 받고도 일을 배울 수 있다는 사실에 만족하고 나아가 배운 기술을 토대로 자신만의 사업체를 만들고 운영했던 사람들도 많았다.
그런 노력에 힘입어 지금은 사회가 급변했고 우리나라가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룸으로써 청년들의 시각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지금도 각자의 전문 분야나 기술 분야에서 땀 흘리며 노력하는 사람도 있기는 해도 과거와 비교하자면 직접 땀 흘리고 몸으로 하는 소위 3D업종도 많이 줄었다. 공부를 좀 한다는 사람들은 ‘사’ 자가 들어가는 직업을 가지고자 하고 학창 시절에 공부를 그리 많이 하지 않은 사람들은 학원에서, 인터넷에서 강의 영상을 시청하며 학구열에 불을 지피고 공무원, 소방관, 경찰관 등의 안정적인 직업을 선호한다. 일단 첫 번째로는 몸이 상대적으로 덜 힘든 직종을 선택하고 두 번째는 안정적이며 세 번째는 그에 상응하는 보수가 따르는 직종을 선택한다.
다만 개인적인 사정이나 집안 사정 등 여러 사유로 인하여 공부할 시간이 없어 생계를 책임지느라 바로 사회에 진출한 많은 K-직장인 여러분들이 계신다. 오늘도 그들의 노고가 없었다면 오늘의 안정적인 낮 시간과 하루를 마무리하는 밤을 보내지 못했을 것이다. 직장인은 항상 사직서를 품에 안고 다닌다고 한다. 언제든 그만둘 수 있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음에도 당장 선택하지 못하는 이유는 현실적인 생계의 이유가 가장 크게 작용할 것이다. 이직을 위해 알아본 새로운 직장이 따져봤을 때 조건이 현재의 직장보다 월등히 좋다면 그제야 이직을 결심한다. 바로 결심하지 못하는 이유는 사람들과의 조화이다. 현재의 직장에서 적응하고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살아왔는데 새로운 곳에 가면 완전히 새로운 사람들과 또다시 관계를 맺고 적응하며 살아가야 하기에 두려움이 앞서기 때문이다.
현실적인 조건에 의한 이직 결심이 아니라면 두 번째는 무조건 직장 상사와의 마찰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할 것이다. 후배나 동기와 마찰이 생기는 경우도 있겠지만 월등하게 많은 비중은 직장 상사일 것이다. 입사할 때 첫인상부터 좋지 않았을 수도 있고 처음에는 좋았으나 점점 더 안 좋아진 경우도 있을 것이다. 어떤 식으로든 업무적인 측면은 사람의 특성상 금방 적응하고 숙달되면 업무 능력에도 엄청난 상승효과를 불러오는데 상사와의 마찰이 생기면 하루가 다르게 직장에 출근하는 자체가 스트레스로 작용하고 오늘은 또 어떤 이유로 괴롭히고 부당한 대우를 받을지 상상만으로도 괴롭다. 이때 자기 능력이 빼어나거나 착실하게 이직 준비를 위한 자격증 같은 스펙 향상을 해둔 사람은 비교적 스트레스가 적을 것이다. 조금만 버티다가 적절한 자리가 나오면 자신을 괴롭히던 상사에게 욕 한 바가지를 선물하고 사직서를 면전에 던질 기분 좋은 상상을 한다. 그러나 이직 준비가 되어있지 않거나 다른 길이 없다고 여기는 사람들은 꿋꿋하게 버틴다. 후자의 사람들을 부하직원으로 둔 리더들은 더 잘해야 하건만 악마 같은 직장 상사는 오히려 그 사실을 알고 더 괴롭힌다.
‘너 여기 아니면 일할 곳도 없잖아’라는 마인드 셋을 장착하고 사람을 괴롭히기 시작하면 피해자는 뉴스에 등장하곤 하는 일이 생긴다. 상사에게 물리적인 복수를 하거나 아니면 자신의 억울한 인생을 유서 한 장에 써서 남기고 포기해 버리거나이다. 물리적인 복수만 복수같이 느껴질지 몰라도 자신의 생을 포기하는 것 또한 복수에 가까운 행동이다. 얼마나 힘들었는지 자신의 목숨으로 상대에게 심리적 압박을 심어주겠다는 차가운 마음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들의 복수는 모두 잘못됐다. 먼저 심리적인 압박을 위해 자신의 인생을 포기하는 행위는 애초에 그런 심리적인 타격을 입을만한 위인이었다면 처음부터 괴롭히지 않았든지 업무적으로는 괴롭히더라도 사적으로는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주는 사람이었을 것이다. 가해자는 피해자의 입장에서 생각해보지 않은 사람일 가능성이 크다. 그렇기에 피해자가 자신의 억울함을 담아 생을 포기하더라도 가해자는 심리적인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적기 때문에 좋은 선택이 아니다. 물론 그들의 힘듦을 잘못됐다 무조건 버텨야만 한다는 식으로 매도하려는 말은 절대 아니다. 피해자의 상황에 들어앉아 보지 못했기에 할 수 있는 말이라고 여길지 모르겠지만 직업을 가질 수 있는 시스템은 현재 속한 조직이 아니더라도 얼마든지 많기에 자신의 인생을 억울하게 만들지 마시고 비겁하다 생각도 하지 마시고 회피하시길 간곡히 바라는 마음이다.
‘회피’라는 단어 자체가 주는 느낌이 겁쟁이 같아 보이고 소인배 같은 느낌이 드는 까닭에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지만 적어도 직장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는 무조건 필요한 행동강령이 회피다. 상사가 말이 되지 않는 지시와 행동으로 심리적, 물리적으로 압박을 해올 때 충동적으로 행할 수 있는 일이 물리적인 복수이다. 아무리 순하디 순한 사람도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 하듯 상사라고 해도 임계점을 넘으면 폭발하고 폭발하면 뒷일은 아무도 책임지지 못한다. 이럴 때 적절한 회피기동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말로 끊임없이 괴롭히는 상사가 부정적인 말들을 거침없이 뱉어내다가 부모님을 욕되게 하는 말을 듣는다면 온몸의 피가 거꾸로 솟고 어떻게 복수를 해야 상대가 괴로울까에 대한 고민을 찰나의 시간 동안 하게 된다. 당연히 일단 그 잘난 얼굴에 침이라도 뱉거나 주먹을 한 방 먹이고 시작해야 함에는 분명하다. 그러나 직장인은 그리고 성인은 자신의 행동에 결국 책임을 져야 하는 자리다. 그래서 다시 한번 생각하고 회피하는 침착하고도 고요한 정신이 필요하다. 물리적인 충돌은 굳이 내 손에 똥을 묻히는 격이다. 똥은 더러워서 피하는 것이지 무서워서 피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니 굳이 똥이 하는 말에 손을 담그지 말아야 한다. 숨을 크게 한번 들이마시고 조금만 가라앉힌 다음 조곤조곤한 말과 살짝 머금은 미소로 아주 살짝 반격하면 된다.
‘똥님 그렇게 열심히 남들에게 묻히지 못해서 발정 난 강아지 마냥 사람들을 괴롭히고 헐뜯을 시간에 돈을 저보다 많이 받는 만큼 업무라도 잘하셨으면 좋겠어요 사업주께서 똥님에게 돈을 주는 건 그러라고 주는 것 일 텐데 말이죠’라고 말이다. 그 뒤에는 상대의 말이나 행동을 들을 필요도 볼 필요도 없이 품속의 사직서를 던지고 뒤를 돌아 나오면 최고의 복수가 완성된다. 비록 새로운 직장을 구해야 하는 불상사가 있겠지만 스트레스받아서 머리카락이 한 움큼씩 빠지는 것보다는 낫다. 인간이기에 행동으로 보여주더라도 후회가 뒤따르더라도 억눌렸던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을 느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