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방학식날, 내가 가장 먼저 한 일은?

마음은 표현해야 알 수 있는 거니까

by 진심어린 로레인



새해가 되면, 아이의 기나긴 겨울방학이 시작된다. 풀타임 워킹맘인 나에겐 아이의 겨울방학을 어떻게 돌봐야 할지가 가장 큰 숙제이다. 이번 겨울 방학을 몇 주 앞두고 남편과 나는 집 주변에 아이가 걸어 다닐 수 있는 곳들의 특강과 프로그램들을 살폈다. 그리고 아이와 상의하여 관심사에 맞춰 원하는 수업 위주로 시간표를 구성했다. 일주일의 시간표를 하나둘씩 채워나갈수록 안심이 되더라. 이제 4학년에 올라는 아이가, 라이딩이 없어도 스스로 걸어 다닐 수 있으니, 되도록 점심도 집에 와서 챙겨 먹고 갈 수 있게 지도할 생각이었다.


드디어 아이의 방학식날, 나는 미리 반차를 내고 아이와 특별 외식을 할 생각이었다. 돈가스를 먹을지, 회전 초밥을 먹을지, 짜장면을 먹을지... 아이는 계속 메뉴를 바꾸며 군침을 흘렸다. 오전 업무를 마무리하며 자리에서 일어나는데, 아이의 전화가 걸려왔다. "엄마, 이따가 집에서 만나요~" 방학식이라 한껏 들뜬 목소리, 그러면서도 날이 추운지 집에 걸어갈 생각이 까마득하다는 푸념이 섞였다.


나는 집으로 걸어가면서, 한 해 동안 아이가 얼마나 성장했는지 머릿속으로 그려보았다. 하루하루 업무를 헤쳐 나가느라 바빠서 아이를 살펴볼 여유가 부족했는데, 아이는 정말 좋은 선생님과 환경 속에서 하루하루 필요한 자양분을 흡수하며 성장해 왔다. 우스갯소리로 엄마 앞가림하기 바빠서 아이를 더 독립적으로 키우는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조언을 아끼지 않으신 감사한 분들 덕분에 나도 그나마 아이에게 필요한 부분이 뭔지 돌아보려고 좀 더 의지를 들였던 것 같다.


감사함이 뭉클거리는 순간, 나는 담임선생님께 긴 문자를 남기기로 했다. 좀 더 미리 준비했더라면 편지지에 정성을 들였겠지만, 선생님이 확인하실 수 있는 출결 게시판에 서둘러 남기면 방학에 들어가시기 전에 확인해주시지 않을까?


선생님 안녕하세요.
*** 엄마입니다.

3학년을 마치며 지난 1년 동안 선생님의 애정 어린 돌봄과 지도에 다시 한번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워킹맘으로 아이에게 쏟는 에너지가 상대적으로 부족해서 항상 마음이 쓰였는데 올해 선생님을 만난 건 저와 아이에게 정말 큰 축복이었습니다. 아이의 가능성을 봐주시고 필요한 부분들을 지도해 주셔서 감사드려요. 아이는 매일아침, 학교 가는 게 즐겁다고 했어요. 심리적인 안정감을 바탕으로 배움의 환경을 만들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지난 12월에는 덕분에 영재원 시험도 도전해 보았네요. 결과를 떠나 아이와 저에게 많은 공부가 되었습니다.

올해 정말 고생 많으셨고 겨울방학에 충분한 쉼과 충전의 시간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늘 건강하세요. 감사합니다.


감사하게도 바로 답장이 왔다.


눈빛이 초롱초롱하고 단단한 마음을 가진 자녀분과 함께할 수 있어 저도 행복한 한 해였습니다. 그리고 늘 든든하게 지켜봐 주신 어머님께도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좋은 방향으로 원하는 길을 찾아갈 수 있도록 저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항상 축복하고 응원하겠습니다!


감사하다는 생각을 바로 마음 다해 표현하고 나니, 더 큰 응원의 화답을 받을 수 있다니 참 감사했다. 아이는 그렇게 방학을 맞이했다. 하루하루 아이를 위해 수고하는 많은 분들의 헌신과 애정과 지도를 잊지 않고 표현해야겠다는 마음을 다짐하며 -


우리는 결국 가장 맛있다는 수제버거집으로 향했다. 빅사이즈를 시키는 아이를 보며, 한 학년 성장한 걸 체감했다.


3학년 수료를 진심으로 축하한다. 아가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