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인전 읽고 우는 엄마
똑똑똑, 초보 엄마입니다.
매일 밤 자기 전, 아이들이 서너 권의 책을 골라온다. 영어책, 과학동화, 수학동화, 경제 동화 등 종류도 다양하다. 책도 유행 타듯이 한동안은 과학동화를 몰아서 보더니, 요즘은 위인전에 끌리는지 매일 심도 있게 위인들을 만나고 있다. 진시황제, 샤넬, 에어하트, 광개토대왕 등 위인들의 일생을 생생하게 들여다보는 건, 서른 중반인 나에게도 꽤 유익한 시간이다.
하루는 아이들과 김구 책을 읽었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짓궂은 면이 있었지만 자기가 생각하는 바를 이뤄내는 다부진 아이였다. 일제강점기 때,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고 독립운동을 하다 일본 순사에게 잡혀 모진 고문을 당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상하이로 떠나 임시정부를 세워 전략적인 독립을 위해 노력했다. 윤봉길, 이봉창 등 여러 독립운동가들과 힘을 합쳐 일왕과 일본군에 끊임없이 대항했다.
그러던 어느 날 일본의 항복으로 우리나라는 광복을 맞았다. 어쩌면 가장 기쁜 날이지만, 김구는 우리가 자주적인 광복을 이뤄내지 못했다는 것에 크게 안타까워했다. 그의 우려대로 우리나라는 남과 북으로 나눠 다른 나라의 지배를 받게 되었다. 그래도 선거만은 남북이 함께 하여 대통령을 뽑자고 설득했지만 북은 결국 선거에 참여하지 않았다. 그렇게 한반도는 38선으로 나눠진 나라가 되었다. 김구는 끊임없이 통일을 노래했으나, 안타깝게도 안두희를 내세운 친일파의 반대로 총살을 당해 생을 마감한다.
책 중반부를 넘기면서부터 나도 모르게 목소리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38선으로 나눠진 나라에 가슴 아파했던 김구 선생님처럼 나에게도 통일의 비극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마침 지난달 아이들과 파주 통일전망대에 다녀온 지 얼마 되지 않았고, 그날 유독 날이 맑아 망원경으로 북한 땅까지 바라볼 수 있었던 터라 남북 분단의 안타까운 현실이 더 생생하게 다가왔다.
단일 선거를 하지 못한 채 각자의 정부를 구성한 것은 이제 돌이킬 수 없는 분단국가로 들어서는 것일 테니… 끝까지 통일을 외치며 사람들에게 한민족의 마음을 일깨워주려고 했던 김구 선생님의 마음이 느껴져 결국 눈물을 쏟아내고 말았다. 그의 허망한 죽음 앞에… 이렇게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을 가진 인물이 또 있을까? 싶어 마음이 아렸다.
우리나라도 대선이라는 큰 변화를 앞두고 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리더인 만큼 진정 나라를 사랑하고 국민을 사랑하는 리더가 세워지길 바라본다. 그래서 우리의 후손에게 김구 선생님처럼 울림을 주는 인물이길... 바라는 마음으로 나에게 주어진 한 표를 소중히 행사하련다. 무엇보다 지금 우리의 삶이 나라를 위한 많은 분들의 희생 덕분에 얼마나 감사한지 깨달으면서 현재 우크라이나 - 러시아 전쟁 상황이 더 속상하게 느껴졌다. 반복되는 역사 속에 또 다른 희생이 나올 수밖에 없다니… 더는 전쟁으로 무고한 희생이 발생하지 않길… 하루빨리 전쟁이 종식되길 마음 다해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