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쵸 안 줘도 엄마가 좋아?
똑똑똑, 초보 엄마입니다
새 학기, 드디어 둘째가 첫째 어린이집으로 옮겨 다니기 시작했다. 그동안 두 아이를 다른 어린이집에 보낸 게 가능했나 싶을 만큼 한 곳으로 가는 단조로운 등원 길이 홀가분하게 느껴졌다. 둘째 아이의 일주일 적응 훈련은 한 시간씩 늘려가는 일정으로 진행된다. 그래도 형아 어린이집을 자주 왕래한 터라 친숙함에 빠르게 적응해내는 둘째. 어쩌면 아이에겐 어린이집에 잠깐 머무는 게 약 오를 정도로 감질나겠지만, 이 시기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꼭 필요한 과정이다.
오늘도 점심 먹고 아이를 하원하러 부지런히 어린이집으로 향했다. 당분간은 이렇게 하원 시간이 다르니 어린이집을 한 번에 등·하원하진 못한다. 신발장으로 달려오는 신난 둘째, 아이의 싱그러운 미소에 오늘도 기분 좋은 하루를 보냈다고 생각하니 안심이다.
이제 첫째 하원 전까지는 데이트하는 것처럼 단둘만의 시간이다. 집에 돌아와서 손을 씻고는 엄마에게 칸쵸 먹고 싶다고 조르는 아이. 나는 아이에게 간식을 챙겨줄 생각에 알겠다고 했다. 아이는 신이 났는지 “유휴!!~”를 외치며 방방 뛰었다. 그런 모습을 보니 나는 약간 짓궂은 생각이 들었다.
“엄마가 칸쵸 줘서 좋아?”
“네, 엄마 좋아요~”
“그럼 엄마가 칸쵸 안 줘도, 엄마 좋아?”
“음… 그럼 안 좋은데요?”
“엄마… 안 좋아?”
나의 울상에 아이는 생각에 잠긴 듯…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엄마가 칸쵸 안 주면, 엄마 안 좋은 거야?”
철없이 다시 질문을 던지는 엄마에게 아이는 뭔가 깊은 걸 깨달은 듯 웃으며 고백했다.
“엄마가 칸쵸 안 줘도 엄마 좋아해요~ 칸쵸는 다음에 먹으면 되니깐요”
엄마의 얕은 셈을 알아차린 아이의 깊은 마음이 느껴지는 답이었다.
“정말? 고마워~~ 엄마가 칸쵸 줄게! 이리 와!”
아이를 꼭 안아 올려, 캐비닛에서 칸쵸를 꺼내 줬다. 아이는 그 말의 의미를 진짜 알고 있을까? 나는 아이의 고백에 진심이 담겼을 거라 믿고 싶지만,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그 고백을 마음에 담았다. 조건 없이 주는 사랑이 얼마나 귀한 건지 알고 있으니까. 나 역시 아이의 어떤 모습도 그대로 사랑하고 존중하는 엄마가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