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진심어린 로레인 Jul 21. 2022

엄마 성장에 필수적인 부부 팀워크

부부라는 다름의 시너지



인생이 런닝맨이라면? 나는 엄마라는 등딱지를 붙이고 있겠지만, 그 안에는 아주 또렷하게 내 이름 석 자를 새기고 있다. 그래서 무엇보다 본래 나의 성향 그대로 내 삶을 스케치하고 싶은 열망이 가득하다.


ENFP + 완벽주의 + 워킹맘

단어만 들어도 피곤한 행동파에, 완벽한 기준을 추구하는, 육아와 커리어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싶은 나. 그래서 일상이 드라마보다 재밌는, 언제나 다이내믹한 에피소드가 가득하다. 임신 출산을 겪으며 새로운 챕터로 접어든 30대 중반 아주미지만 여전히 마음은 20대 꿈꾸는 청춘으로서 열정이 가득 차 있다. 그런 나의 성향에 완전한 조력자는 ISTJ 남편. 극과 극의 성격이 만나면 부딪히는 아찔함도 있지만, 반대로 서로에게 부족한 면을 정말 드라마틱하게 보완해준다. 그렇기에 나는 그를 ‘감사한 사람’이라고 핸드폰에 저장해뒀다. 그가 나를, 내가 그를 조력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오늘은 부부에서 성공적인 팀워크를 보일 방법과 썰을 풀어보려 한다.


1. 부부 각자의 비전과 상황을 언제나 투명하게


계획을 잘 세우는 부부라면 경제적인 목표, 개인적인 커리어의 목표가 또렷할 것이다. 그걸 너머서 언제나 투명하게 서로에게 상황을 공유해야 한다는 걸 이야기하고 싶다. 슬럼프, 번아웃의 이슈까지 성장의 과정에서 겪을 법한 고민을 솔직하게 털어놓고 같이 마라톤 페이스 메이커가 되어 주어야 한다. 나는 그에게 자극을, 그는 나에게 격려와 용기를 주는 관계가 된다면 서로 같은 곳을 바라보며 스텝을 맞춰갈 수 있다.



2. 부부 캘린더로 서로에게 숨통을 트여줘야


기본적으로 서로 컨디션을 잘 관리할 수 있게 도와줘야 한다. 운동하는 시간을 챙기고, 함께 영양제를 나누어 먹고, 자세를 바로잡아주는 등 편하고 가까운 사이일수록 솔직한 조언을 전해줄 수 있어야 한다. 그 이상으로 나는 정서적인 여유를 챙겨주는 살뜰함도 필요하다고 느낀다. 주말마다 아이를 돌아가면서 맡고 잠시 서너 시간의 휴식 시간을 선물해주거나, 1년에 한 번씩은 나 홀로 여행을 숙소를 예약하면서 휴가를 보내주는 등 서로의 캘린더를 공유하며 바쁜 일상에 숨통을 틀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주는 센스 있는 사이가 되자.



3. 불만과 분노는 아주 이성적인 시간에 이성적인 톤으로


서로에게 불만이 쌓일 수 있다. 결혼 9년 차인 나는 여전히 그런 소소한 불만들을 혼자서 처리할 능력까지 갖추지 못했다. 그래서 이따금, 피곤이 많이 쌓였을 때 예민한 상황에서 분출하곤 한다. 그러나 예전이면 10번이었을 분출 횟수가 점점 2~3번으로 줄었다. 이유는 바로 시간과 전달 톤을 다르게 했기 때문이다. 밤늦게 퇴근한 시간에 쏟아놓는 것이 아니라, 오전에 이성을 차린 시간에 핵심만 딱 전달하는 것으로 말이다. “내가 이게 불편하게 느껴져, 당신이 이걸 이렇게 해주면 좋겠어”라는 식으로 바로 해결책까지 내가 제시해 서로 어떻게 맞춰줄 것인지 물어보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신랑은 그 인풋을 바로 내가 원하는 아웃풋으로 내놓는다. 그래서 즉각적으로 서로의 불편한 부분들을 감정 소모 없이 해소할 수 있어서 좋다.



4. 2 hour plan, 또는 미라클 모닝이 보장되어야


아이가 하나였을 때, 그리고 돌 전후로 아이가 일찍 잠이 들었을 때 이야기다. 나는 온종일 단조로운 육아 패턴에 답답한 갈증을 느꼈다. 그래서 책을 읽거나 영어 공부를 하거나 공모전을 도전하는 등 무언가 정진하는 ‘어른다운’ 무언가를 하고 싶다고 신랑에게 말했다. 신랑은 나에게 아이를 재우고 8시부터 10시까지 2 hour plan으로 위시리스트를 적어 도전해보라고 제안했다. 바로 다음 날부터 실행에 옮긴 나는 그 시간을 활용해 공모전을 도전해 대상을 받고, 사이드 프로젝트를 시작해 창업하는 등 엄청난 결과물을 얻었다. 이제는 두 아이를 키우면서 밤보다는 미라클 모닝으로 종종 새벽 타임을 활용해 책을 읽고, 생각을 정리하는 등 바쁜 일상에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보낸다. 성장이 보장된 시간을 갖는 것은 중요하다.



5. 서로 애(愛사랑) 쓴다는 눈으로 바라봐줘야


남편도 나도 맞벌이하면서 서로 회사에서 진이 빠지게 에너지를 쓰고, 집에 와서 집안일과 아이들을 챙기는 일상을 보내고 있다. 쉼 없이. 우스갯소리로 서로 전우애로 산다고 하지만, 나는 여전히 신랑을 사랑의 눈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바로 꿀 떨어지는 눈빛도 좋겠지만 그가 애(愛) 쓰고 있다는 눈빛으로. 흰머리가 제법 나기 시작하고 주름이 짙어지는 그의 나이 듦이 외모적으로 읽어지면은 눈물이 고이지 않을 수 없다. 그가 오늘을 최선을 다해 살아주는 것에, 성실한 가장으로 살아주는 것에 감사하며, 그 또한 나를 그런 아내와 엄마로 바라보며 감사하는 것. 그것이 서로에게 부부라는 색이 더 짙게 새겨지는 것 아닐까?



이 글을 쓰는 오늘, 신랑은 나에게 퇴근 후의 여유를 선물해줬다. 아이들을 하원하고 삼부자 데이트를 하러 갈 테니, 여유롭게 나만의 시간을 보내라고 했다. 셋이서 어디를 가는지 절대 알려주지 않아서 오히려 궁금해 따라가고 싶었지만… 꾹 참고 나는 내가 좋아하는 테라스가 보이는 레스토랑에 앉아 시금치 프리타타와 하겐다즈 아이스크림이 한 스쿱 얹어진 크로플을 시켰다. 바람이 솔솔 부는 한여름 밤, 나로 돌아가는 시간이 참 좋다. 서른다섯 여름을 보내는 내 모습이 선명하게 기억되는 날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남편이 벗어놓은 양말의 의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