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버트를 찾습니다!

이름을 붙인다는 것.

by 연자

소아과 가는 길에 달랑달랑 들고 나온 채집통.

뭐라도 넣어달라기에 소아과 화단에서

대충 지나가던 개미 한 마리를 잡아넣어주었다. (운도 없는 녀석...;)


개미 한 마리에 폴짝폴짝 신이 난 딸.

배고플지 모른다며 나뭇잎도 하나 넣어달란다.

- 개미 친구는 네가 가지고 있는 캐러멜을 더 좋아할 것 같은데..


아빠랑 세바스찬이니 알버트니 머리를 맞대고 쫑알대다가

이 개미 친구는 이름도 생겼다.

"엄마, 얘는 알버트야!"


P20220916_083814731_FB241B32-C7A8-4F01-B0AE-5EA12A7948E4.PNG


조금만 놀다가 놓아주라니 싫다고

집까지 가지고 와서 하루 종일 들고 다닌다.

알버트는 기운도 좋지

흔들거리는 통속에서 하루 종일 출구를 찾아

뽈뽈뽈 돌아다녔다.

미안해서라도 우리 딸이 놓아주기 전에 좀 쉬었으면 좋으련만.


결국 하루가 지나고 퇴근 시각,

지난밤 주방 탁자에 놓아둔 채집통이 생각나

이제는 돌려보내자고 들여다보니 휑한 통 안.


"엄마 알버트 없어졌어!"

"어? 작아서 나뭇잎에 가려 안 보이나??"

뚜껑을 열어 탈탈 털어보니 나뭇잎만 팔랑팔랑...

없다... 진짜 없다...

뽈뽈거리는 개미가 없다.... 집에서 없어졌네......

집안 어딘가를 돌아다닐 생각을 하면 당황스럽지만 이미 사라진 걸 어쩌랴...

P20220916_083814977_11731CF2-002B-41C7-BCB2-5F986253CF28.PNG


모여 앉아 딩굴대던 저녁시간.

누워있던 아빠가

어! 얼굴에 뭐 지나갔다! 하면서 벌떡 일어난다.

"알버트 아니야?

화들짝 놀라 뭔가 하고 쳐다보니

문틈으로 들어왔는지 진짜 날개미 한 마리가 이불에 붙어있었다.


"아니야~ 알버트는 날개가 없어~"

"이 개미는 날아다니는 애네~"


P20220916_083815690_C28935C6-7B1C-425E-8C11-4EC72922CAB4.PNG


대답하고 보니 왠지 우습다.


그냥 개미 한 마리인데

마치 꽤나 알고 지낸 친구처럼 이야기하고 있는 우리.

이름을 붙인다는 것이 이렇게나 의미 있는 일인가 싶었다.


부디 무사히 탈출했기를!

"개미 알버트"

작가의 이전글선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