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끙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시간
오늘 점심시간, 약속이 깨지면서 어정쩡한 시간이 생겼다.
부서원들과 점심 먹으러 갈수도 있었지만 혼자있는 쪽을 택했다.
평소같으면 이 시간을 어떻게 생산적으로 보낼지 고민했을 것이다.
*건강을 위한 운동
*정신을 위한 독서
*경제적 자유를 위한 부동산 공부
머리속을 스쳐지나가는 목록은 항상 비슷하다.
해야할것들도 있고, 해두면 좋을 것도 있고,
어쩌면 꼭 하지 않아도 되는 것도 있다.
그런데 오늘은 이상하게도 내 눈치를 먼저 살폈다.
어제 술 탓인지 조금 피곤했고,
그래서일까 뭔가 열정이 올라오는 느낌도 약했다
(사실 위에 3가지에 열정이 솟구친 적은 손에 꼽지만)
'오늘은 그냥 아무것도 안해도 되는게 아닐까?' 생각이 스쳤다.
귀찮고 새로운걸 싫어하는 뇌의 핑계일지도 모르지만,
나를 편하게 해주고 싶었다
그래서 다른 생각이 들기전에 얼른 회사 도서관으로 향했다.
오래된 책 냄새로 가득한 곳
자기계발서나 경영서적이 아닌 서고에서
소설책을 찾는 내 모습이 낯설었지만.. 좋았다.
우연히 눈에 들어온 책 한권
대학생때 재밌게 읽었던 람세스(크리스티앙 자크)
빛의 아들 람세스가 그의 앞을 가로막는 온갖 장애를 뚢고
진정한 파라오로 거듭난다는 이야기로 기억한다.
조용한 구석 자리에 앉아
몸을 뒤로 기대고 다리를 올렸다.
아무생각없이 페이지를 넘기다 보니
이 순간 자체가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뭔가 열심히 해야한다는 부담없이
내가 좋아하는 뭔가를 하면서
평화로운 기분을 느낄 수 있다는게 참으로 오랜만이었다.
물론 나의 목표(가끔은 족쇄처럼 느껴지는)를 위해서는 해야할것들이 여전히 남아있지만,
간만에 느끼는 이런 작은 휴식이 달콤했다.
영혼이 쉬는 느낌
브런치 스토리를 쓰는 이 순간도 그렇다
그 동안 나를 너무 몰아붙여 왔고
함부로 대했다는 생각이 든다
미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