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생각이 많은 편입니다. 길지는 않은데 종종 복잡합니다. 그렇게 살다 보니, 구구절절한 생각들을 다루는 도구상자가 생겼습니다. 저와 비슷하게 구구절절한 생각을 품고 잠들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겠지요. 어딘가에서 비슷한 밤을 보내는 분들에게 이 도구들을 나누고 싶은 마음이 들어 권해봅니다.
후회라는 건 왜 생기는 걸까요? 인간은 살아남기 위해 진화해 왔잖아요. 그 과정에서 후회라는 반응도 같이 만들어졌을 겁니다. 실수를 곱씹어보고, 같은 상황이 왔을 때는 피하려는 거죠. 그렇다면 후회가 오래가는 건 무슨 뜻일까요? 아직 그 실수를 반복할 가능성이 있는, 성장 전의 상태라는 뜻이죠. 소화되지 못하고, 아직 받아먹을 영양분이 남아있는 상태입니다. 결국 후회가 사라지는 시점은, ‘다시는 안 한다’는 확신이 생길 때입니다. 게으름이 후회된다면 서랍 정리든 이력서 고치기든 작은 성실함을 더해보세요. 나약함이 후회된다면 오늘은 겁나는 선택을 눈 딱 감고 해 보시고요. 조금씩 후회는 줄어듭니다.
고민은 두 종류가 있는 것 같습니다. 하나는 정답이 필요한 고민. 문장으로 명확하게 정리되죠. 예를 들어 ‘회사에 계속 다닐까, 그만둘까’ 이런 건 정답이 필요한 문제입니다. 근데 또 어떤 날은 머릿속에 조각난 생각들이 마구 튑니다. 비문과 단어만 덩그러니 떠다니고, 구체적인 질문조차 안 되는 거죠. 이럴 땐 해답이 필요합니다. 이렇게 생각해볼까요. 만약 지금 팔이 부러졌다면 그 아픔 하나밖에 생각나지 않겠죠. 그런데 건강하면 온갖 생각이 다 찾아옵니다. ‘아, 나 지금 건강하구나.’ 이렇게 결론 내리면 됩니다. 그리고 그냥 내일 점심 뭐 먹을지 고민하다가 잠드는 거죠. 중요한 건 앞으로 오는 것들이니까요.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고 그냥 다 꼬여 있는 것 같나요. 그럴 땐 ‘증상’과 ‘문제’를 나눠보세요. 기침이나 콧물은 증상입니다. 증상을 잡으려면 입이나 코를 막아버리면 돼요. 하지만 진짜 문제는 감기에 걸린 거죠. 진짜 해결책은 감기를 치료하는 겁니다. 잘 정리된 문제는 그 안에 해결책이 들어있어요. 그래서 저는 먼저 모든 증상을 적어보려고 해요. 비슷한 증상들이 묶이고(정신이 없다 - 놓치는 일이 생긴다) 인과관계가 정리되면(시간이 없다 <- 일이 너무 많다) 결국 하나의 원인으로 모입니다. 거기서부터 풀어보시면 좋습니다.
그럼 한 번이 아니라 여러 번 결정해 보세요. 아침에, 한밤에, 한가할 때, 바쁠 때, 술 한 잔 했을 때, 월요일에도, 일요일에도. 그 결정을 다 모아놓고, 그중에서 ‘내가 좋아하는 나’ 일 때 내린 결정만 남겨두세요. 어렵다면 적어도 싫지 않은 모습들만 남겨두세요. 만장일치일 필요는 없습니다. 다수결로 이긴 결정이라면, 나중에 크게 후회할 일은 없습니다.
그럼 먼저 아래로 파고들어가보죠. ‘왜?’를 열 번쯤 물어보는 거예요. 이직을 해야 하는데 못 하겠다. 왜? 거기도 별로일 것 같다. 왜? 그 회사를 잘 모른다 왜? 아는 사람이 없다 … 이렇게요. 이 예시로 보면 ‘정보가 없어서’ 같은 단순한 이유로 쪼개집니다. 그럼 작게 실천할 일이 보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위로도 가보세요. ‘진짜 자신이 없나?’ ‘그게 진짜 이유인가?’ ‘아무것도 안 하는 지금이 더 좋은 건 아닌가?’ 이렇게요. 질문을 키우면, 답이 바뀌는 경우가 많아요.
글을 써보세요. 미리 굿모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