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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효설 Aug 14. 2023

D+22. 건강한 인정욕구

제 글은 특별합니다. 여러분도요

‘인정욕구가 심한 사람일수록 트위터나 인스타그램에 접속해 있는 시간이 길다.’

책을 읽고 뜨끔하긴 오랜만이다. 서점에서 우연히 ‘인정욕구’라는 책을 읽다가 정확히 내 상태를 설명하는 문장을 만났다. 인정욕구가 심한 상태, 트위터 중독. 둘 다 나에게 해당됐다. 나는 내 트윗이 알티되거나 좋아요가 눌리는 게 좋다. 트위터뿐일까. 브런치에서도 라이킷이 눌리는 게 좋고, 조회수가 늘어나는 게 좋다. 조회수 그래프가 하향곡선을 그리면 기운이 빠진다. 좋아요 하나에 일희일비하는 사람. 하지만 나만 그런 게 아니다.


 좋아요를 먹고자라는 괴물을 마음속에 키우는 기분이다. 이 괴물의 성장엔 한계가 없다. 좋아요 1개든, 10개든, 100개든 괴물은 만족하지 않는다. 인스타그램에 들어가면 보이는, 무리해서 5성급 호텔에 묵거나 해외여행을 떠나는 친구들의 심정이 이해 갔다. 플랫폼만 다를 뿐이지 모두 ‘좋아요’를 갈망한다는 건 똑같았다.


 나는 어떤 부분에서 인정욕구를 느끼고 있을까? 예를 들자면 베스트셀러를 달리고 있는 유명한 책과 막 출간된 신인의 에세이를 둘 다 읽은 나는, ‘좋아요’ 숫자를 위해 베스트셀러의 리뷰를 작성했다. 사실 베스트셀러는 재미없었는데도! 신인의 에세이에서 더 많은 영감을 얻고 더 많은 재미를 느꼈음에도 불구하고! 책뿐만 아니라 영화, 음악, 만화까지도 그렇게 행동하고 있었다.


 그렇다고 ‘좋아요’나 ‘라이킷’이 안 눌리는 것도 아니다. 내 글을 꾸준히 봐주는 사람이 있고, 반응해 주는 사람이 있다. 그런데 어째서 나는 만족하지 못하는 걸까? 돈을 받게 되면 만족할까? 아니, 아닐 것 같다. 확신할 수 있다. 아마 100만 원을 받으면 200만 원을 받고 싶어 할 테고, 그 이상을 바라게 될 것 같다.


 어느 책에서 우리가 쓰는 글은 다 쓸모없다는 구절을 읽었다. 나는 그 구절이 너무 기분 나빠 책을 덮으려다 말았다. 우리가 쓰는 글이 쓸모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걸 돈 받고 파는 책에 버젓이 적어놓을 필요는 없지 않은가. 그 말에 크게 상처받은 것으로 보아 나는 내 글을 특별히 여기고 있는 게 틀림없다.


 ‘내 글은 특별하기 때문에 더 많은 사람들이 읽었으면 좋겠고, 더 많은 반응을 얻고 싶다’


 이게 내가 키우는 괴물의 궁극적 욕구다. 그렇기 때문에 반응을 쫓아 베스트셀러를, 더 유명한 작품을 쫓아다니게 돼버렸다. 진정으로 만족하지 못하는 내 모습이 싫었다. 괴로웠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속으로 끙끙 앓았다. 며칠을 고민하다 드디어 글로 적을 수 있게 되었다. 생각을 조금 바꾸었다. 내 인정욕구는 남들에게 피해가 되지 않는다. 피해를 줘봤자 트래픽을 조금 낭비하는 것 정도? 단지 글로 인정받고 싶을 뿐이라 글을 조금 더 열심히 쓰게 된다. 어쩌면 누군가는 내 욕구를 듣고 건강한 인정욕구네요.라고 말해줄지도 모른다. 괴로워하는 시간에 베스트셀러와 에세이의 리뷰를 둘 다 적는 게 낫지 않을까?


 이 글을 읽는 누군가도 인정욕구 때문에 고민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인정욕구 자체가 나쁜 건 아니다. 인간의 궁극적 욕구이기도 하고, 우리가 성장하기 위해선 꼭 필요한 욕구이기도 하다. 단지 이 욕구를 어떻게 사용하느냐가 우리가 성장하는지, 아니면 범죄자가 되는 지를 가른다. 하지만 우린 자유의 몸으로 이 글을 읽고 있고, 매일을 성장하고 있다. 그러니 당당히 말해보자. 나에겐 건강한 인정욕구가 있습니다.라고.




※ 라이킷과 댓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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