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 반지와 나무 반지

by thinking cloud

회사 생활하다보면 바닥에 착 붙은 껌이 되고 싶을 때가 있다. 그 정도로 모든 것에 지쳐빠진 상태인데 자꾸 업무가 늘어나고 실랑이를 해야 할 상황이 생긴다. 결국 드러나게 짜증을 낸다.

화가 나는 상황을 스스로 인식할 때마다 안 그래야지 하는데, 회사에서 누가 나를 부르기만 해도 스트레스 시동을 거는 것 같다. 회사에서 누군가의 부름은 일이기 때문이다.

시동이 걸린다. 부릉부릉 끓기 시작한다.

이 사실부터 문제였다. 내가 자동차도 아닌데 사물과 같은 방식으로 인간성을 잃어버리는 것 같은 기분이 문제다. 사실은 멘탈의 휴식이 필요한 시기이다. 주말 이틀로는 부족하다. 시간을 좀 갖고 싶지만, 출퇴근 스케줄은 내 마음대로 어찌할 방법이 없다. 회사를 안 다닐 수도 없다. 결국 짜증의 연속이다.


어떻게 해야 반사적인 작용으로 인한 스트레스의 발생 방지할 수 있을까. 필요한 일은 두 가지였다.

첫 번째는 스트레스가 발동하면 그걸 일단 충동적으로 내뱉지 않기 위해 순간을 참는 것이고, 두 번째는 스트레스가 발생하기 전이나 발생한 순간에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왜 이게 스트레스 상황인지 내용을 곱씹는 것이다.

스트레스의 발생은 부싯돌을 부딪혔을 때 불꽃이 튀는 것처럼 순간적이다. 순간의 스파크가 잘못 튀면 싸움이 되던 다른 사람의 감정을 상하게 하건 어쨌든 업무 분위기를 망친다. 직장 내에서 스트레스의 불꽃이 튀어서 좋을 일은 없다. 순간의 스파크를 참으면 아무 문제가 없다. 불꽃이 튀는 순간 악! 하고 바로 소리 지르지 않고, 불꽃의 정체가 무엇인지, 내가 왜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따지다 보면 그 사이 스파크는 사라지고 불편한 상황은 생기지 않는다. 하지만 이것이 어렵다. 불꽃이 튀어 소리 지르는 건 반사적인 행동이기 때문이다.


참는 경험이 필요하지만 순간의 스파크는 강력해서 그냥 휩쓸릴 때가 많았다. 더 실질적인 참는 방법을 생각해야 했다. 외부의 스트레스 자극은 다른 외부의 자극으로 태클을 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스트레스를 깬다. 감정을 깬다 하다가 쉽게 깨어지는 것을 찾았다. 몸에 착용을 하면서, 쉽게 자극을 확인할 수 있는 유리 반지를 생각했다. 깨어지는 반지를 하고 있으면 누가 내 이름을 부르자마자, 손가락으로 유리 반지를 쓰다듬으며 깨자 라고 연상해서 깨는 연습을 했다.

참아야 하는 경우 대비해서는 참크래커와 참나무 반지를 준비했다. 나는 참크래커다. 못 참으면 참크래커처럼 와그작 부서진다고 과자를 한 조각 먹을 때마다 생각했다. 참나무 반지는 유리 반지처럼 참아야 되는 순간에 바로 참는 것을 연상하기 위해서 구매했다.


유리 반지는 항상 깨어있기 위해? 참나무 반지는 참기 위해? 웃기는군. 그렇게까지 해야 될 정도로 멘탈 관리가 안되냐고 하면 할 말이 없다. 나도 우습지만 이렇게라도 해결이 되면 좋지 아니한가. 본의는 아니지만 내게 직장은 수행도량. 직장생활은 수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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