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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롯데프리미엄 Mar 27. 2020

셀럽들도 사랑한 유쾌한 그녀

Designer Interview: 그리디어스


아마도 백화점 쇼핑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나도 모르게 그녀의 그래픽이 그려진 옷이 옷장 안에 자리 잡고 있을 수 있습니다. 패션 디자이너인가, 엔터테이너인가. 남다른 입담으로 각종 TV 프로그램을 섭렵하며 무한 매력을 발산하고 있는 그녀. 비욘세, 패리스 힐튼, 앤 해서웨이 등 유명 인사들이 SNS 속 리얼웨이룩으로 입어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까지 인정받고 있는 내셔널 디자이너 브랜드 그리디어스입니다. 다양한 컬러 베리에이션과 화려한 디테일이 연상되는 그리디어스의 신사동 쇼룸에서 박윤희 대표를 만나보았습니다.


그리디어스는 어떠한 의미를 담고 있나요.


GREEDILOUS는 '욕심 많은'을 뜻하는 'Greedy'와 '아름다운'을 뜻하는 'Fabulous'단어의 조합으로 미의 여신을 의미해요. 영문학 박사이신 아버지와 함께 브랜드명을 지었어요. 그리디어스는 저와 많이 비슷해요. 특히 일 욕심이 많은 제 모습을 닮았어요. 회사의 정체성과 제가 잘 맞아떨어지는 것 같아요.

그리디어스를 런칭하기 전 경력이 화려하더군요.


오브제에서 10년, 한섬에서 6년, 도호에서 2년, 총 18년 동안 내셔널 브랜드에서 근무했어요. 소신껏 일해오고 많은 경험을 쌓았지만 내 삶은 없었던 것 같아요. 회사란 성과를 내야만 하는 곳이기 때문에 밤늦게까지 업무하는 생활이 반복되면서 체력적으로 힘들었어요. 하지만 제가 그리디어스란 초석을 닦을 수 있는 밑거름이 되었죠. 내 돈 주고 겪을 수 있었던 시행착오들을 이미 회사에서 경험했으니까요. 처음 막내 디자이너로 입사한 곳이 도호인데, 판매도 해보고 VMD도 해보고 시키는 건 다 했어요. 그 때의 경험이 지금의 저를 만든 것 같아요.



브랜드를 런칭하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내 브랜드를 하려고 마음먹었다기보다는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이것 밖에 없었어요. 18년 동안 회사와 나를 조율하면서 살아왔는데, 타협점을 찾은 디자인이 아닌 진정한 나를 표현할 수 있는 디자인은 무엇일까? 란 고민을 하게 되었어요. 나 자신을 오롯이 드러내고 싶다는 욕구에서 출발했고 열심히 달려왔어요. 하다 보니 어느덧 회사가 성장해 있더라고요.



SNS상에서 보이는 모습이 화려한 것 같아요.  


화려한 파티에 참석하고 스타들과 사진을 찍는 것도 이미지메이킹으로 중요한 부분이지만 보여지는 게 다는 아니랍니다. 사실 잠 안 자고 일에 몰두하는 타입이에요. 하루에 3,4시간 자고 회사에만 있죠. 저는 디자이너이자 엔터테이너를 지향하기 때문에 나 자신을 브랜드화 하기 위해 SNS를 많이 활용하는 편입니다. 현장에 가서 빨리 사진 찍고 포스팅하고 사무실에 돌아와 다시 남은 업무를 하곤 합니다.



디자이너뿐만 아니라 대외적인 활동까지 하시는 모습을 보니 정말 부지런하신 거 같아요.  

미련하니까 하는 거예요.(웃음) 아버지 근성이 대단하신데 감사하게도 그런 부분을 쏙 빼 닳은 거 같아요. 지금도 아침 6시 반에 일어나서 굿모닝 팝스를 들으세요. 이런 아버지를 본받아 타성에 젖지 않으려고 노력하죠. 또한 제가 추구하는 바가 예술을 하는 디자이너가 아니라 디자이너도 비즈니스를 하고, 엔터테이너가 돼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빅 브랜드와의 콜라보, 방송 활동, 유명 가수와 래퍼들의 스타일리스트 등 여러 분야에서 다양하게 활동하고 있어요.


요즘 잘 나가는 브랜드인 만큼 주변의 시샘 어린 눈길도 있지 않을까 해요.  


아무래도 지켜보는 사람이 많아지죠. 윗사람 아랫사람 할 것 없이 많은 사람이 저의 일부분만 보고 판단하기도 해요. 그래서 항상 패션 디자이너로써 공인이라는 것을 명심하고 의식해서 조심해요. 원칙을 지키고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는 사람이 되어야죠. 혹시나 안 좋은 이야기가 나오면 개그우먼 김영희가 했다고 해요. 친하기도 하고 주변에서 닮았다고 하더라고요.(웃음)


원칙을 지킨다는 거 단순 명료하지만 가장 어려운 것 같아요.  


제 자신과의 약속을 잘 지키는 것으로 시작해요. 사실 그리디어스의 가격은 꽤 비싼 편이에요. 가격을 낮춰서 많이 팔기는 쉬워도 높은 가격으로 재구매를 계속 일으키는 건 쉽지 않습니다. 제 브랜드는 제 자존심이기에 부자재 및 소재도 가장 좋은 것을 쓰고 그래픽도 다 직접 개발하죠. 또한 저 자신이 진정성을 가지려고 항상 노력합니다. 현대자동차에서 광고가 들어온 적이 있어요. 하지만 저는 운전을 안 하는 사람이라 광고를 진행하지 않았어요. 당장 눈앞의 인지도와 이익보다는 제가 부끄럽지 않고 떳떳한 게 중요하니까요.



‘프린트의 여왕’으로 불리시는 게 다 직접 개발한 그래픽에서 나온 것이군요.  


수 많이 쏟아지는 브랜드 중에 고객들의 기억에 명확히 새겨지려면 아이덴티티가 명확해야죠. 기존 브랜드와 달라야 하고, SPA 브랜드와도 차별되지 못하면 살아남지 못했겠죠. 비욘세가 제 옷을 왜 샀겠어요. 스페셜하니까 산 거예요. 세상에 표현될 수 있는 ‘다양성’이 옷으로 나타난다면, ‘컬러’와 ‘디테일’이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컬러와 프린트, 디테일의 조화를 자신만의 드라마틱한 스타일로 표현했을 때, 이것이 진정 옷을 통해 표현할 수 있는 디자이너의 ‘랭귀지’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리디어스가 많은 분들에게 사랑받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그리디어스의 타겟은 0~80세에 남녀 성별의 경계를 허물었습니다.. 남녀노소를 떠나 대체로 각자의 개성이 굉장히 뚜렷하고 자신감이 넘치는 분들이시죠. 저희 고객 중에 셀럽분들도 꽤 계신데, 직업적 특성상 저희 옷을 좋아해 주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비욘세, 패리스힐튼은 SNS 디엠으로 먼저 연락 와서 고정고객이 된 케이스에요. 색감과 실루엣이 분명하기에 그분들의 개성을 더 돋보이게 해주어 많이 찾아주시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그리디어스의 글로벌한 행보가 기대됩니다.  


지속적으로 뉴욕 패션위크를 진행해 오면서 한국 디자이너로서 많은 자부심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아직 오프화이트, MSGM처럼 외국 사람들 누구나 들으면 한 번에 알 수 있는 한국을 대표하는 하우스 브랜드가 없습니다. 그리디어스는 K 패션의 독특한 테이스트와 저희만의 유니크함으로 앞으로 국내외 많은 분들에게 인정받을 것입니다. 앞으로의 그리디어스도 기대해 주셨으면 합니다.



에디터 조유미
포토그래퍼 민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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