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년 전부터 성적이 안 좋아질 거란 예감이 있었다. 그 시간을 나를 위한 성장의 시간으로 사용하지 못하고 마음의 병을 앓으며 시간을 보냈기 때문이다. 인간은 누구보다 자기 자신에 대해 가장 잘 알지 않던가. 다만, 자신만 아는 그 사실을 남에게 들키지 않으려 노력할 뿐. 혹은 스스로 ‘난 그렇지 않아.’라고 자신을 속이고 있거나. 분명 상황이 좋지 않고, 그것이 내가 잘못 보낸 시간으로 인한 것임을 예견하고 있으면서, 애써 나를 부정해왔다. 그러나 어느 순간, 그런 나를 자각하기 시작했고, 올해 1월부터 상황을 극복하고 부딪혀 이기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다. 그동안 ‘노력’이라는 단어를 쓸 때는 많은 양심의 가책을 느꼈지만 지금은 그 전에 비하면 떳떳하게 이 단어를 써도 될 것 같다.
“바보들은 항상 최선을 다했다고 말한다.” 이 말에 매우 동감한다. 정말 최선의 노력을 해본 사람은 결코 ‘최선을 다했다’라고 쉽게 말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노력은 노력한 만큼 보상이 따른다. 그리고 노력은 절대 배신하지 않는다. 이때 노력이라는 것은 진짜 전심전력으로 그 일을 감당해냈을 때를 의미한다. 안 되는 것, 어려운 것, 힘든 것, 이 모든 것을 이겨내는 것. 그러한 노력이 진정한 노력이 아닐까. 말로만 ‘노력할게요’ ‘최선을 다할게요’ ‘열심히 할게요’라고 하는 건 ‘노력’의 실체가 아니다.
말로만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하면서 스트레스를 받고, 괴로워하고, 거기에 대해 생각하고, 또 어쩌다 가끔 지켜지는 보며 스스로 잘했다고 위안 삼는 것. 이것은 진정한 노력이 아니라 ‘노력하고 있다’는 착각일 뿐이다. 진정한 노력의 실체는 실제로 그 행위를 해내고 인내하고 참아내며 실천하는 것이다. 따라서 ‘노력을 하려고 하는 것’과 ‘진짜 노력하는 것’은 다르다.
‘왜 노력하며, 최선을 다하며, 정성을 다하며, 열정적으로 살아야 하는가?’ 이 질문을 스스로 던져 보았다. 그리고 요즘 ‘아~ 노력하는 만큼 주어지는 게 삶의 원리이구나.’라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었다.
다양한 직업 중에서도 특히 스포츠의 세계에서 프로는 성과를 내는 만큼의 대가를 얻는다. 내가 종사하는 경마의 세계에서 그런 특징은 더 짙다. 1등부터 꼴찌까지 순위에 따라 명백히 달라지기 때문이다. 지금 현실의 사회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최선을 다해 열심히 일하고 노력한 결과가 스스로 생각했던 것보다 만족스럽지 못할 수도 있다. 결과는 상대적인 것이라 나 혼자만 열심히 최선을 다한다고 해도 그게 전부는 아니다. ‘잘하는 것’이 결정적으로 중요하기 때문이다. 잘한다는 것은 객관성이 담보되는 우수한 성적, 즉 1등을 의미한다. 그것은 사회가 나에게 요구하는 것이며 그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면 도태되는 것이 씁쓸하지만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며 사실이다.
올 초부터 노력한 결과의 대가가 당장은 나타나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에 나의 노력에 대한 결과물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도 할 수 있구나, 하면 되는구나.’라는 뻔한 진리를 새삼 다시 깨달았다.
요즘 일에 대한 성적을 보며, 내 일에 있어 성적과 행복의 불과 분의 관계에 대해 새삼 더 절감하게 된다. 어쩔 수 없이 나는 이 일에 열정이 있는 사람인 것 같다. 성적이 좋고 열심히 한 만큼 결과가 나오면 나도 모르게 보람이 생기고 삶에 활력이 생긴다. 내 삶에 주어진 모든 것이 더욱 감사하게 여겨진다. 경주의 결과가 들쭉날쭉할 때마다 일희일비할 때도 많지만 어찌 보면 내 일만큼 노력에 대한 대가가 정직하게 나타나는 일도 없는 것 같다. 그리고 직장이 있다는 것에 대해 새삼 감사함을 느낀다.
경제도 힘들고, 열악한 환경 속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데 나는 이 환경 속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묵묵히 열심히 해나가기만 하면 좋은 기회들이 많이 주어진다. 이렇게 좋은 환경 속에서 불평, 불만보다는 하루하루 더 감사하며 앞으로 나아가야겠다고 다짐한다.
근래 들어 작지만 긍정적인 생각과 이를 바탕으로 한 한걸음이 얼마나 중요한지 느낀다. 그 작은 한 걸음의 노력이 나를 조금씩 바꿔가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작은 변화가 결국엔 나에게 얼마나 큰 변화를 안겨줄 것인지 알 것도 같다. 나를 바꾸고 세상을 바꾸는 강력한 파워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어쩌면 아주 작은 긍정적 생각 하나와 그 생각을 한 걸음 내딛는 용기. 거기에서부터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