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에 친구들을 만났다. 전화로는 일주일에 적어도 한 번은 연락할 정도로 가까운 사이다. 이렇게 대면을 하기까지 2년의 시간이 걸렸다. 나는 줄곧 친구들과 함께하는 1박 2일 일정의 추억 여행을 기대해왔다. 그러다 보니 더욱 시간이 잘 맞아지질 않았다. 그런데 1박 2일을 포기하니 이렇게 금방 쉽게 만날 수 있는 것을. 그간 너무 미련하게 고집을 부리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친구들은 고등학교 2학년 동창생들이다. 가장 예민하고 고민이 많던 시절 함께 했던 친구들. 불혹의 나이가 훌쩍 넘었는데도 그 시절 함께했던 친구들과 만나기만 하면 언제 어디서든, 나이가 몇 살에서 만나든 우리는 열여덟 살 소녀로 돌아간다.
친구란 무엇일까. 부모님과 형제자매 다음으로 만나게 되는 관계들. 어쩌면 가족보다도 나에 대해서, 서로에 대해서 더 많은 것을 공유하게 되는 사이가 친구인 것 같다. 이번에 만난 친구들은 많은 친구 사이에서도 특별히 더 가까운 친구들이다. 특히 지난 2년 동안 내가 겪어온 힘든 일에 대해서 함께 고민해 주고 아픔을 나눠 준 친구들이라 그런지 이번 만남은 더 기다려지고 애틋했다. 친구들은 나와는 다르게 에너지가 넘치고 매사에 긍정적이다. 내가 그렇지 못해서 늘 미안한 마음이 든다. 나는 그런 친구들을 만나고 돌아가면 에너지를 얻고 일상생활도 무리 없이 해낸다. 어느 순간까지는. 아직은 친구들이 없으면 좋은 상태가 지속되기 힘든 어려움이 있어 그 부분이 친구들에게 짐이 되거나 부담이 될까 늘 미안하고 염려스럽지만 친구란 그런 것 같다. 그런 내색 없이 늘 내 편에서 나를 위해 주는 그런 존재.
한편으로는 나도 친구들에게 그런 존재가 되어주고 싶다. 내가 생각하기에도 난 너무 이기적으로 친구들에게 기대기만 한 것 같다. 아직 철없는 사춘기 소녀 같은 나와 이 나이 되도록 함께해주고, 변함없이 내 편이 되어주는 친구들에게 감사하다.
나도 앞으로는 친구들에게 받는 것만이 아니라 그들이 힘들 때 나의 어깨를 내어줄 수 있는 그런 존재가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