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일상 생각

서로의 온기로 하루를 건너는 법

by 이신우

장수 경주마 육성목장 한켠, 낡은 박스 안에 고양이들이 옹기종기 몸을 접고 앉아 있었다. 추위를 피하려 서로의 체온에 기대는 모습이, 이 계절이 얼마나 버거운지를 그대로 보여준다.


박스는 작고 바람은 차갑다. 그 안에서 고양이들은 오늘을 견디고 있다. 살아간다는 건 어쩌면 이렇게, 말보다 몸이 먼저 서로를 찾는 일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장면을 보며 문득 내가 키우는 깐부, 던킨·타코·나초가 떠올랐다. 따뜻한 온실에서 볕을 누리며 지내는 아이들. 그 온기가 당연해질 때마다, 세상 어딘가에는 겨울을 온몸으로 맞는 수많은 고양이들이 있다는 사실이 마음에 남는다.


집사로 살아온 시간 때문일까. 동물 친구를 만나면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큰 도움을 주지 못하더라도, 시선 하나라도 더 오래 머물게 된다. 추운 계절일수록 살아 있는 것들은 서로에게 조금 더 가까워져야 하니까.


오늘 박스 안의 고양이들은 그렇게 알려주고 있었다. 서로의 온기가 하루를 버티게 하는 이유가 될 수 있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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