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편. 신밧드의 점심과 모뜨낭 씨푸드의 밤

호찌민에서 호짬까지 — 바람과 빛, 가족의 여름

by 련빛Lotus Gleam



한 입의 기억이 한 도시를 설명할 때가 있다.
모닝글로리의 순한 녹색이 하루를 덮었다.




무이네 여정의 둘째 날.
햇살은 조금 더 선명했고,

공기에는 짠내가 섞여 있었다.




사막의 바람이 아직 피부에 닿기 전,

우리는 먼저 점심을 먹으러 향했다.






점심은 신밧드 케밥(Sinbad Kebab) 에서였다.
낯선 향신료 냄새가 공기 중에 은근히 퍼졌다.
메뉴판을 아무리 들여다봐도
어떤 조합이 좋은지 가늠이 되지 않았다.



신밧드 케밥 — “고민의 메뉴, 현지의 비법”



결국 우리는 삼십 분 가까이 메뉴판을 붙잡고 있었다.

겨우 주문을 마치고 나온 음식들은

생각보다 훨씬 부드럽고 깊은 맛이었다.



고민끝에 주문한 '감바스'와 '새우샐러드'



노릇하게 구워진 케밥 속 고기는

향신료의 향과 겹겹이 어우러져,
입안에서 천천히 피어났다.



그리고 '꼬치케밥'과 '쉬림프케밥'



창밖으론 오토바이들이 지나가고,
도시의 소음조차 이곳에선 묘하게 느리게 들렸다.






화이트샌듄에서 만난

양산에서 온 아주머니가 현지 주문의 비법을 알려줬다.

“이 가게의 시그니처 주세요.

아니면 한국 사람들이 많이 먹는 걸로요.”



화이트샌듄에서 만난 아주머니가 찍어주신 우리가족



그 한마디 덕분에
앞으로 남은 여행의 메뉴주문 고민이 순식간에 끝났다.
여행에서 가끔은,
고민속 선택보다 ‘믿음’이 더 맛있을 때가 있다.







저녁은 해변 앞 모뜨낭 씨푸드(Một Nắng Seafood).
바람과 파도 소리가 식탁의 음악이 되었다.
영어가 유창한 직원이 다가왔다.





화이트샌듄에서 만났던 아주머니의 비법대로

시그니쳐메뉴가 뭐에요? 물어보았다.

그녀가 권한 추천메뉴는 ‘모닝글로리’였다.



모뜨낭 씨푸드 — “모닝글로리, 부드러운 녹색의 맛”



한입 먹자마자 놀랐다.
부드럽고 순한 맛,
미나리와 시금치 사이 어딘가의 느낌이었다.
너무 맛있어서 한 접시를 더 시켰다.





볶음밥과 모닝글로리가
화려한 해산물 플래터보다 훨씬 인상적이었다.

그날 이후,
베트남 어디를 가든 우리는 늘 같은 주문을 했다.
“모닝글로리, 플리즈.”



베트남에서 자주 보이는 '포켓볼장'






리조트로 돌아가는 길,
기사님께 부탁해 과일가게에 들렀다.





유리 진열대 뒤에는

‘왕소라형 과자’와

‘한국어 그대로 적힌 스낵’들이 있었다.



과일가게 — “작은 발견, 낯선 나라의 친숙함”



괜히 반가워 사진을 찍었다.

그날 산 용과는 달콤했지만,
망고는 후숙이 덜 되어 조금 단단했다.





마지막 날 호치민에서 만난 가이드에게
왕소라형 과자와 함께 선물로 드렸다.
그의 얼굴에 번진 미소는
그 과일보다 더 달콤했다.







사막에서 바다로,
바다에서 과일가게로,
그리고 다시 리조트로 돌아오는 길.

창밖의 바람은 조금 식었고,

하늘엔 보름달이 걸려 있었다.



모뜨낭 씨푸드에서의 — “달빛의 냄새, 하루의 온도”



그날 하루를 데려다준 기사님께

작게 손을 흔들며 말했다.

“Thank you, see you again.”





그는 손을 가슴에 얹고 미소로 답했다.
그 짧은 인사 속에
이 여행의 모든 감사가 담겨 있었다.






마무리

모닝글로리의 맛은
시간이 지나도 부드럽게 남아 있었다.
한입의 기억이 이렇게 오래 남을 줄은 몰랐다.





그날의 바람,

향신료,

바다의 소리.

모든 감각이 천천히 식으며

마음 한구석에 조용히 쌓였다.





여행의 하루는 그렇게,

한 접시의 기억으로 완성된다.





To be continued...

다음 편:

8편. 조식의 디테일 ㅡ 감동은 아침마다 새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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