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찌민에서 호짬까지 — 바람과 빛, 가족의 여름
이 리조트의 아침은 단순한 식사가 아니었다.
하루를 여는, 감각적인 의식이었다.
입구에는 자연석으로 만든 손 씻는 공간이 있었다.
맑은 물이 흘러내리고, 옆에는 녹색 잎사귀가 가볍게 흔들렸다.
그건 단순한 세면대가 아니라
‘하루를 깨우는 의식’ 같았다.
손끝이 차가운 물을 스칠 때,
몸과 마음이 동시에 깨어났다.
실내로 들어서면
각 코너마다 음식 옆에 작은 메뉴판이 놓여 있었다.
설명은 짧았지만, 글씨 하나하나에 예의가 느껴졌다.
“이건 오늘의 팬케익이에요.”
“이건 현지 과일이에요.”
누가 써두었을지 모르지만
그 문장들이 조식 테이블을 더 따뜻하게 만들었다.
용과, 바나나, 망고가 층을 이루며
자연스럽게 색의 균형을 만들고 있었다.
단 하나의 꽃 없이도
이토록 정갈하고 아름다울 수 있다는 걸
그 과일들이 증명하고 있었다.
베트남의 햇살과 색감이
그 접시 위에서 피어났다.
커피 코너엔 두 가지 메뉴가 있었다.
아메리칸 커피와 베트남 커피.
그날 나는 ‘베트남 연유라떼’를 시도했다.
유리잔에 진한 커피를 따르고,
그 위에 연유와 우유를 부었다.
청귤이 올려진 도기 항아리 속에는
차가운 우유가 담겨 있었다.
그 옆에는 얼음이 담긴 도기가 나란히 놓여 있었다.
그 작은 도기 하나마저
‘정성이 보이는 디자인’이었다.
옆에는 치아씨드와 허브티 병들이 가지런히 서 있었고,
병 뚜껑 위에는 꼬깔처럼 말린 잎이 한 장씩 올려져 있었다.
누군가의 손끝에서 태어난
‘정성의 장식’ 같았다.
조식은 매일 80%는 그대로,
20%는 조금씩 바뀌었다.
익숙함 속의 작은 변주,
그게 바로 감동의 리듬이었다.
쌀국수, 오믈렛, 팬케익, 와플, 샐러드,
그리고 매일 새롭게 등장하는 디저트들.
아침마다 새로운 맛을 발견하는 기쁨이 있었다.
그날도 오믈렛 자리에 있는 직원에게 인사를 건넸다.
“저기 있는 것도 하나 주세요.”라고 말했는데,
그는 반죽을 국자로 떠서
만두처럼 부쳐냈다.
그 이름은 ‘Bánh Cuốn(반꾸언)’.
우연히 맛본 실수 덕분에
새로운 베트남의 맛을 알게 되었다.
고소하고 부드럽고, 낯설지만 정겨운 맛이었다.
빵 굽는 코너에는
레트로한 스테인리스 토스터기가 천천히 움직였다.
불빛이 켜지고, 토스트가 ‘살짝’ 구워지는
그 느린 속도마저 정겨웠다.
바로 옆의 씨리얼통 뚜껑은
베트남의 삿갓을 닮아 있었다.
이 작은 요소 하나에도
‘브랜드의 정신’이 살아 있었다.
미니 냉장고 안엔
귀여운 유리병들이 층층이 놓여 있었다.
윗칸엔 달콤한 요거트,
중간칸엔 무가당 요거트,
아랫칸엔 버터가 정갈히 담겨 있었다.
작은 병 하나에도
‘선택의 존중’이 있었다.
배려가 디자인이 되고,
디자인이 곧 마음이 되는 순간이었다.
마무리
이 리조트의 조식은
매일 달랐지만 항상 ‘디자인’으로 완성되어 있었다.
감동은 새로움이 아니라
세심하게 반복되는 ‘정성’에서 태어난다.
손 씻는 물, 청귤이 얹어진 도기안의 차가운 우유,
느린 토스터기,
향기로운 커피와 색의 균형.
그 모든 층이 모여
하루를 깨우는 완벽한 디자인이 되었다.
그날 이후 나는 깨달았다.
디자인은 결국,
누군가의 하루를 더 따뜻하게 만드는 기술이다.
To be continued...
다음 편:
9편. 마지막인게 아쉬워 모든순간을 셔터에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