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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라우드소싱 Oct 28. 2019

목욕탕에서 선글라스를 팔았더니 연매출 2264억?

안녕하세요~ 10만 디자이너와 함께하는 플랫폼, 라우드소싱입니다:D 지난번에 제품에 대한 업사이클링을 주제로 포스팅을 한 적이 있었는데요. 이번에는 공간을 활용한 업사이클링♻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먼저, 업사이클링을 한 번 더 짚고 넘어가도록 할게요! 업그레이드(Upgrade)+재활용(Recycling)을 합성한 용어로 다시 활용하는 것을 넘어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여 활용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와 같이 공간 업사이클링은 버려진 공간,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공간에 새로운 가치를 더하는 걸 의미하죠.

그렇다면, 국내의 공간 업사이클링 사례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01. 목욕탕에서 선글라스를 판다? - 젠틀몬스터

사진출처 : GENTLE MONSTER 유튜브 공식 채널

위의 사진만 봐도 젠틀몬스터의 브랜드 이미지가 단번에 와닿으실 것 같은데요. 유니크하고 독보적인 콘셉트를 가지고 있는 아이웨어 브랜드입니다. 혹시 젠틀몬스터가 국내 토종 브랜드라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2011년 설립된 아이아이컴바인드는 브랜드 젠틀몬스터를 탄생시켰고, 독보적인 철학으로 끊임없는 변화를 추구하며 빠르게 성장했습니다.

얼마나 빨랐냐구요? 2015년 연 매출 573억 원이었던 젠틀몬스터는 작년 2264억 원을 달성했습니다. 현재는 미국, 중국, 유럽에 해외지사를 두고 있으며 전 세계 30개국, 400여 매장에서 판매 중이라고 해요.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난 젠틀몬스터의 공간 업사이클링은 어떤 모습일까요?

사진출처 : 패션서울

사진출처 : 젠틀몬스터 공식홈페이지

위의 사진은 북촌 계동길에 있는 젠틀몬스터의 쇼룸입니다. 너무나도 정겨운 목욕탕 간판♨이 가장 먼저 눈에 띄는데요. 선글라스와 목욕탕이라니, 조금은 엉뚱한 조합이라는 생각이 먼저 드는 듯합니다:) 저 목욕탕은 5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북촌 계동 주민들의 추억이 담긴 목욕탕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진 공간이었습니다.

2014년 이 목욕탕은 오랜 시간을 뒤로하고 문을 닫게 되었습니다. 이런 의미가 있는 장소가 사라진다는 소식을 들은 젠틀몬스터는 이곳을 쇼룸으로 활용하기로 하였죠.

사진출처 : 젠틀몬스터 공식홈페이지

남겨진 것과
새로운 것의 공존

위와 같은 콘셉트로 목욕탕의 일부를 개조하여 옛 것과 새로움을 적절하게 조화시켰습니다. 목욕탕과 연관 지은 설치작품도 함께 전시하여 마치 전시회 혹은 예술 공간 같은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이 독특한 인테리어의 쇼룸은 차별화된 젠틀몬스터의 브랜드 철학을 보여주고, 외관이 당기는 매력에 사람들이 직접 찾아서 오게 만드는 마케팅 효과도 내었습니다.

사진출처 : 젠틀몬스터 공식홈페이지

젠틀몬스터의 공간 업사이클링 이외에도 공간을 활용한 다양한 시도는 끊이지 않고 있는데요. 서울, 대구, 부산 등에 각기 다른 독특한 콘셉트의 쇼룸으로 사람들에게 선글라스 가게 이상의 가치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예측할 수 없는 늘 새로운 브랜드라는 인식을 대중들에게 심어주며 또 하나의 차별화 전략으로 공간을 활용하는 사례입니다.

02. 농협은행이 카페로! - 제주 사계생활

사진출처 : URBANPLAY 유튜브 공식 채널

공간 업사이클링의 두 번째 사례는 제주도에 위치한 카페입니다. 이 카페는 외관부터 남다른 모습을 하고 있는데요~ 바로바로 옛 농협은행을 개조하여 만든 카페이기 때문입니다.

사진출처 : 여행덕후 윤슬 네이버블로그

다소 세월이 많이 흘러 보이는 농협은행은 '사계생활'이라는 간판으로 새로운 공간으로 탄생했는데요. 이곳은 도시 문화 콘텐츠를 수집하는 '어반플레이'와 제주를 기반으로 한 문화 콘텐츠 전문 크리에이터 집단 '제주상회'가 함께 만든 하나의 콘텐츠 저장소 입니다.

입구에 들어서면 농협의 현금자동입출기가 반겨줍니다. 저도 몇 달 전, 사계생활을 방문해본 적이 있는데요. 살면서 현금자동입출기를 지나가볼 수 있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해서 정말 신선했던 기억이 납니다.

사진출처 : 어반플레이 공식 홈페이지

농협 은행 창구는 본래의 틀을 유지한 채 현대적인 디자인 요소를 넣어 뉴트로한 감성 카페로 만들어주었습니다. 음료 주문을 하게 되면 은행처럼 번호표를 나눠줍니다. 음료가 다 제조되면 띵동~ 소리와 함께 창구로 가서 픽업하면 됩니다. 은행의 번호표 시스템을 유지하고 카페에 적용하여 위트 있는 요소가 되었습니다.

사진출처 : 어반플레이 공식 홈페이지

카페의 한편에는 은행 금고를 활용한 예술작품 전시를 하고 있습니다. 제주 청년 작가들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이 금고는 카페에 방문하는 여행자, 마을 주민들의 갤러리입니다.

공간뿐만 아니라 카페 내에 판매하고 있는 기념품 중, 현수막을 업사이클링 한 에코백을 판매하는 등 제품 업사이클링에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제주도에 갈 예정이시라면 공간 업사이클링을 직접 경험해보시는 거 어떠세요?

03. 과거를 고스란히 담은 곳, 칠성조선소

마지막으로 강원도 속초시에 위치한 칠성조선소의 공간 업사이클링 사례를 소개해드리려 합니다. 칠성조선소는 1952년부터 시작된 오랜 역사를 간직한 공간입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조선소는 사람들의 활기가 사라져갔고, 어린 시절을 이곳에서 보냈던 최윤성 대표는 이 버려진 공간을 어떻게 정리해야 하나 고민했죠.

하지만 많은 추억이 담긴 곳을 없애버리기보다는 조선소에 담긴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들려줄 수 있는, 하나의 문화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이를 현실화하여 지금의 칠성조선소가 된 것입니다.

칠성조선소는 문화 살롱인 카페와 칠성조선소의 역사를 볼 수 있는 박물관을 함께 운영 중입니다. 곳곳에 칠성조선소의 과거를 느낄 수 있는 설명과 자재들을 전시해두며, 활기찼을 옛날의 기억을 고스란히 저장하고 있습니다. 5월에는 뮤직 페스티벌도 진행하며 단순히 조선소를 개조한 카페가 아닌 문화공간으로서의 역할을 굳혀가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속초에서 꼭 한번 가봐야 할 관광지가 되었고, 현재도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는데요. 인터뷰에서 최윤성 대표는 칠성조선소가 이렇게 유명해질 수 있었던 이유는 사람들이 SNS에 입소문을 내는 것이었다고 말했습니다. 공간 업사이클링의 마케팅적 큰 장점 중 하나는 공간의 디자인과 스토리만으로도 화제성을 불러일으켜 저절로 사람들의 홍보가 이루어진다는 것입니다.

독특한 외관, 내부 모습의 사진을 찍어 SNS에 게시하거나 입소문을 내면서 빠른 속도로 퍼져나가기 때문이죠. 이런 유명세를 타 최근 칠성조선소는 새로운 화젯거리를 만들었는데요.

사진출처 : 산돌커뮤니케이션 공식홈페이지

서체 디자인개발 전문 회사인 산돌과 칠성조선소가 만나 '산돌 칠성조선소체'를 출시하였습니다. 자동화가 되어있지 않던 옛날의 작은 조선소에서는 뱃머리에 직접 자신들의 글씨를 새겨 각 조선소만의 정체성을 드러내곤 했는데요. 그만큼 글씨는 배와 조선소를 대표하는 하나의 상징이자 정체성이었습니다.

사진출처 : 산돌커뮤니케이션 공식홈페이지

산돌구름

폰트가 일상이 됩니다.

www.sandollcloud.com

지금까지 국내 공간 업사이클링의 사례 세 가지를 살펴보았습니다. 버려진 공간을 다시 사용하는 것의 의미를 넘어 그 공간의 스토리와 과거를 잃지않고 재해석하고, 사람들에게 브랜드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담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환경을 생각한 아름다움, 업사이클링은 공간에서 무엇으로 확대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