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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33 - Wang Fuk Court 화재

홍콩 비극의 화재 사고

by Louis
<Image courtesy of Tyrone Siu/Reuters>


2025년 11월 26일 수요일 오후,

비극의 화재가 시작되었다.


홍콩 신계(New Territories) 타이포(Tai Po)의 Wang Fuk Court 주거단지.


28일 오전 10시에 완전히 진압되기까지 약 43시간 동안 8동의 아파트는 말 그대로 화염에 뒤 쌓였다. 29일 현재 128명의 사망자와 여전히 실종 중으로 알려진 수만 200명... 홍콩은 슬픔으로 세계 전역은 애도의 소식을 홍콩으로 전했다. 작가 역시 이 글을 통해, 화재로 인해 피해를 받은 분들께 애도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근무하는 회사에서 혹시나 영향을 받은 직원은 없는지 확인 메세지들이 도착했고 주변의 지인들 특히 한국의 가족과 친구들에게 여러 안부의 메세지들을 받았다. 나중에 알게 된 것이지만 Youtube에서 그리고 여러 미디어에서 실시간으로 홍콩의 상황을 전 세계에 전달하고 있었던 것이다. 오히려 작가보다 화재현장의 소식을 더 잘 알고 있는 분도 있었다.


작가의 동료가 Tai Po에 살고 있어 안부연락을 했고, 화재 지역과는 거리가 있어 연기와 매연으로 인한 피해정도로 밝혀져 마음을 쓸어내렸다. 동료가 보내온 사진을 보니 소방차들이 물을 뿌리고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작가의 직장동료 집에서 촬영한 현장의 모습>


*관련내용1: Hong Kong begins 3 days of mourning for fire victims; death toll at 128 – as it happened

https://www.scmp.com/news/hong-kong/society/article/3334435/hong-kong-fire-death-toll-rises-94-rescue-work-continues-day-3


대나무 비계와 녹색 그물 안전망,
화재의 확산에 큰 영향을 미쳤을까?


여러 미디어에 등장하는 여러 뉴스 중 하나는 오래된 대나무 비계와 작업자 혹은 외부사람들을 보호하는 안전망이 문제라는 이야기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대나무 비계의 역사는 수천 년을 넘고, 홍콩에서는 1841년 영국 식민지 시기 이후 본격적으로 건설 산업에 도입되었다. 당시 빠른 도시 개발과 고층 건물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저렴하고 가벼우며 유연한 대나무가 이상적인 선택사항이었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대나무 비계 관련 추락 및 붕괴로 인한 사고가 접수되고, 2025년 3월 홍콩 개발국(Development Bureau)은 공공 건축 프로젝트의 50% 이상 금속 비계 의무화 사용을 발표하게 되었다. 이를 통해 추측할 수 있는 점은 금속 비계의 의무화는 화재보다는 추락 및 붕괴, 즉 안전상의 이유가 더 적합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번 화재에서 대나무 비계와 녹색 그물 안전망이 도마에 오른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홍콩의 주거단지 특징과 화재 당시 날씨를 고려해 보아야 한다. 홍콩의 거주단지는 한국과 달리 타워 간 거리가 짧다. Wagn Fuk Court의 경우, 타워 간 거리가 10-15m에 이른다. 그리고 화재가 발생한 11월은 건조하고 동북 계절풍(northeast monsoon) 불고 있었다. 이 바람이 불길을 위층으로 밀어 올리고, 인접 블록으로 확산시키는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바람이 건물 외벽을 따라 불길을 수직으로 상승시키고, 대나무 비계와 녹색 안전망을 통해 불길이 수평으로도 확산된 것이다. 특히 고층 주거단지 특유의 바람 통로(wind corridor)가 화재 확산을 가속시켰다.

<Image courtesy of Tyrone Siu/Reuters>
<Wang Fuk Court 배치도와 화재의 시작점>
<바람으로 인해 전체 8동중 7동 소실>

인명피해의 촉매제,
Styrofoam과 울리지 않은 화재경보기


불길이 건물과 건물 사이를 이동하는 사이, 화재경보기가 제대로 작동했다면. 인재를 훨씬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스티로폼(Styrofoam)의 사용은 불길이 건물내부로 빠르게 이동시키는 촉매제 역할을 하게 되었다. 또한 화재 시 스티로폼에서 나오는 기름성분은 화재를 더욱 가속화시키게 되었다. 좁은 창문을 통해 주거공간으로 진입한 불길은 내부의 가구로 이동하며 불을 확산시켰다.


스티로품을 사용한 이유는 무엇일까?


작가도 처음에는 의아했다. 한국과 달리, 사계절의 기온차가 크지 않은 홍콩은 단열재로 스티로폼을 사용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기사와 사진을 통해 확인한 내용은. 이 스티로폼을 먼지를 막는 용도로 창문에 부착했다는 점이었다. 이것이 불길이 건물내부로 옮기는 것을 돕고 화재의 규모를 키우게 된 결과를 가져왔다.

<곳곳에서 발견된 스티로폼의 사용 사진>

공사장에서 벌어지는 흡연,
그리고 미흡한 안전관리


홍콩은 시공사의 수준 격차가 크다. 그 수준 격차는 품질부터 안전관리까지 큰 차이를 보인다. 이번 화재가 발생한 Wang Fuk Court 역시 공공아파트로서 품질과 안전관리에서 허점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그 이유는 화재 발생이전에 여러 건의 흡연신고가 들어왔기 때문이다. 작업자들이 작업 중 흡연을 하거나 정해진 장소가 아닌 곳에서 흡연을 하는 경우가 포착되었기 때문이다.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Wang Fuk Court 화재 사건. 노후 대나무 비계부터 날씨의 영향, 그리고 스티로폼의 사용과 화재경보기의 미작동 등을 살펴보았다.


무엇보다 이번 화재 사건의 시작점이 흡연으로 밝혀진다면, 시공사의 안전관리 소홀이 가장 큰 문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것이 정말 사실이 된다면.. 그것 또한 너무 어이없고 가슴 아픈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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