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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uis Mar 10. 2023

EP.10 - Courtyard Cafe

스타벅스 - 구리 수택


바람과 따스함을 느끼고 싶어


작은 정원. 그곳에는 스치듯 불어오는 바람과 따스한 온기가 느껴지는 햇살, 그리고 푸르른 초록 나무가 있었지. 그리고 이를 둘러싼 낮은 담장은 아늑함과 포근함을 느끼게 해 주었어. 이곳에 앉아 있으면 늘 마음이 참 편안했어.

- 중정이 있는 작은 정원에서의 하루 -


Courtyard(중정)은 유럽의 도시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건물 혹은 담으로 둘러싸인 공간을 일컫는다. 그곳은 정원으로 혹은 작은 광장으로 사용되며, 건물 주민들에게 커뮤니티 공간을 제공한다. 유럽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찾아보기 드물다. 전통가옥에서 ㄷ 혹은 ㅁ자형 건물배치를 찾아볼 수는 있지만, 이는 가족을 위한 공용공간의 성격이 짙으며 다른 거주민과의 커뮤니티 성격을 갖지 못한다.


우리나라에서 대부분을 차지하는 다세대 빌라나 아파트에서 이러한 공간을 찾을 수 있을까?


<Cafe images in courtyard>

*관련이미지: https://pin.it/1vX46AE





아파트 단지에서도 가능성을 발견하다


2021년 여름 디자인 의뢰가 왔을 때, 그동안 한국에서 구현해보고 싶었던 courtyard cafe의 가능성을 발견했다.


아파트 단지와 접한 상가건물에서 그 가능성을 발견하다니 무척 흥분되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그곳에는 현존하는 건물과 배치에서 흥미로운 부분들이 있었다. 우선, 건물은 어디서나 눈에 띌법한 ‘분홍빛 머리에 대리석의 고급스러운 스킨’을 가지고 있었다. 원 계획이 Beauty 관련 비즈니스를 생각하고 있었기에 건물주 혹은 사업주는 Fashionable 한 건물을 원했던 것 같다. 그리고 건물의 뒤편으로는 courtyard가 있었는데, 주변 아파트로 둘러싸여 있었다. 하지만 아파트 단지의 창호 위치가 아파트를 마주하고 있어 프라이버시를 침범당한다는 느낌보다는 오히려 공간적으로 포근한 느낌을 만들어 주고 있었다. 그리고 아파트 단지 주변으로 형성된 은행나무들은 심적으로 courtyard를 안정적으로 만들어주고 있었다.


Couartyard는 반드시 건물이나 벽면들에 의해 막혀있어야 포근하고 안락한 느낌을 받을 것이라 생각해 왔는데, 작가가 가지고 있던 틀이 허물어지는 순간이었다.   

<Renovation before (Left) and after (right)>





무채색,
그러나 바람과 따스함에 더욱 집중하는 공간


Courtyard에 앉아 커피를 마시는 모습을 그리기 시작했다. 살가운 바람과 따스한 햇살, 그리고 함께 있는 사람에 더욱 집중할 수 있는 공간이 되길 희망했다. 채도를 줄이고 명도의 대비를 높인다면, 그것만으로도 매장의 인지성은 충분히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우선, 분홍빛 머리를 좀 더 단정한 짙은 그레이 톤으로 바꾸어주었다. 그리고 광이 나는 대리석 스킨은 흙을 주성분으로 하는 밝지만 warm-tone의 타일로 제안했다. 짙은 그레이와 밝은 warm-tone 타일은 대비를 통해 기존과 다른 모습으로 탄생했다. Charcoal 그레이로 감싼 입구는 나중에 만나게 될 넓고 밝은 courtyard를 극대화하기 위한 아이디어였다. 다소 무겁게 입장하지만 곧 안에서 펼쳐질 밝고 따스한 감성 변화를 경험해보고 싶었다.

 

Courtyard의 공간은 데크 테라스 및 벤치 및 테이블 좌석을 통해 다양한 선택이 가능하도록 했다. 가운데 벤치 공간에 앉아 건물을 바라봐도 좋고 주변의 정원을 물끄러미 바라봐도 좋다. 매장 주변의 은행나무는 봄과 여름에는 푸르름을, 가을에는 계절의 변화를 알리는 노란색으로 변하며 단풍을 함께 할 것이다. 친구들과 함께라면, 테이블 좌석을 이용하거나 벽면의 벤치에 걸터앉아도 된다.


다소 조용히 혹은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면, 옥상으로 향해도 좋다.


가을이 되면, 작가에게 가장 먼저 생각나는 매장이다. 언제 가을이 되면 방문해 보길 희망한다. 디자인과 별도로, 스타벅스의 대다수 매장들이 상가나 몰에 위치하고 있기에 이번 구리 수택 매장은 더욱 특별했다. 야외 공간이 있는 곳은 고객에게 더욱 특별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어 더 애착을 느낀 프로젝트였다. 다만, 실외공간의 경우 관리 차원에서 추가적인 노력이 요구되기에, 이 글을 통해 이곳에서 근무하는 파트너 분들의 노고에 진심 어린 감사를 드리고 싶다.

<Exterior view from main entrance>
<Exterior view from the court yard 1>
<Exterior view from the cour yard 2>
<Interior view to the court yard>
<Interior view to the roof>
<View on the roof terrace>


 *All store photos from Starbucks homepage​, Map resource from naver m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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