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맘대로 리뷰 #1
※ 그간 블로그와 브런치 이외 매거진을 통해 영화에 대한 제 개인적인 의견과 생각들을 리뷰(review)해왔습니다. 그 내용을 발췌하여 이 곳에 담아 여러분들과 공유하고자 합니다.
영화는 "개취", 개인적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죠. 제 리뷰 역시 개인적인 의견이 포함되어 있으니 참고 바랍니다.

놓을 수 없는 긴장의 끈!
세계 최고의 범죄 집단을 소통하기 위해 FBI, CIA 등 엘리트 요원들이 한 곳으로 모여든다.
영화는 초반부터 거세게 휘몰아쳤다.
케이트(에밀리 블런트)를 포함한 FBI 요원들이 작전 수행을 위해 뛰어든 곳에서 약 30구의 시체를 발견한다.
그리고 이어지는 폭발.
정신 똑바로 차리라는 관객들을 향한 선전포고 같았다.
케이트(에밀리 블런트)는 FBI 요원으로서 누구보다 성실하게 작전을 이끌어왔던 엘리트 요원이었다.
폭행과 살인을 일삼는 마약조직 소탕을 위한 작전이 펼쳐지고 케이트 역시 자원하게 된다. 아니 거의 스카웃 수준으로 보인다.
그녀의 자원을 원했던 CIA 요원이자 이 작전의 책임자인 맷(조쉬 브롤린) 그리고 멕시코에서 검사로 활약했던 알레한드로(베니치오 델토로) 등 정예요원들이 미국 국경지대에 모여들었다.
이렇게 3명의 캐릭터가 이 영화의 중심을 이룬다.
케이트는 법의 테두리 안에서 신의와 성실이라는 개념을 탑재한 채 묵묵히 임무를 수행한다.
하지만 맷은 그와 반대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임무를 완수하려 한다. 그는 마치 용병 같다. 그에게는 살인도 필수적인 방법이었고 총알도 아끼지 않았다.
알레한드로는 맷과 유사하지만 피도 눈물도 없이 쏘아대는 총알에 분노를 섞어냈다. 그에게는 이 작전에 또 다른 목표가 존재했다.
비행기에 올라타 이동하던 중 손을 떨며 잠에서 깬 알레한드로. 그에겐 가족에 얽힌 아픔과 그에 대한 트라우마가 존재했다. 말도 별로 없고 행동도 절제되어 보인다.
그를 보면서 조쉬 브롤린이 출연했던 영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의 안톤 시거(하비에르 바르뎀)가 생각났다.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그를 보면서 브래드 피트의 모습을 보기도 했다.
임무가 뭐죠? 어디로 가는거죠?
케이트가 물었다.
맷은 대답한다. "엘파소로 간다"
영화 속 배경이 되는 멕시코의 후아레즈는 악명 높은 범죄도시로 미국의 국경이 코 앞이라 불법 이주민들과 함께 마약 반입이 넘쳐나는 핫 플레이스라고 한다. 후아레즈는 멕시코, 바로 국경을 넘으면 미국 땅이다.
엘 파소는 멕시코를 코 앞에 둔 미국 도시다.
왜 범죄도시가 되었을까?
후아레즈는 미국 땅이 코 앞이니 미국으로 불법 반입하는 마약이나 불법입국 모두 "돈"으로 이어질 수 있는 창구 같은 곳이다.
당연히 이 지역을 선점하려는 조직들이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들 것이다.
납치, 살인, 강간, 매춘 등 사건과 시체가 비일비재하게 등장하는 곳으로 세계에서 가장 폭력적인 도시로 알려져있다. 마약 카르텔이 늘어나는 이유 역시 여기에 있다.
이 곳에서 일어나는 범죄는 절대 끊이지 않을 것처럼 느껴진다. 더구나 영화는 그러한 현실을 스크린에 차곡차곡 담아냈다.
폭력이 들끓는 사회와 비극적인 현실 속에서 이를 감당해내기 어려운 법의 테두리와 정의의 허약함이 어둠 속에서 방황하고 만다.
마약과 폭력 카르텔이 존재하는 거대한 조직 구조는 케이트와 같이 정의를 꿈꾸는 사람들에겐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거대했다. 섬뜩했다.
어떤 영화나 마찬가지겠지만 이 영화에 대해서도 호불호는 갈렸다.
이 영화는 영화 비평 전문 사이트인 로튼토마토 지수에서 93%의 신선도로 평가받았다. 호불호는 있지만, 확실히 호평이 많아 보인다.
나 역시 그 호평을 지지한다. 난 오로지 지인의 추천으로만 이 영화를 봤다. 예고편도 보지 않았고 줄거리도 보지 않았다.
포스터에서 총을 겨누고 있는 에밀리 블런트의 모습, 그리고 "하나의 작전, 서로 다른 목표"라는 카피가 이 영화를 접하기 전의 준비물이었다.
난 이 포스팅의 제목을 "놓을 수 없는 긴장의 끈"이라고 표현하고자 했다.
나도 모르게 벌어진 입, 손에 땀을 쥘 만큼 긴장을 한 상태에서 120분이 흘러갔다.
뭐랄까, 상투적이거나 진부한 연출도 아니었다. 짜임새 있고 틈이 보이지 않는 편집에 독특한 영상미는 감독의 연출에 힘을 더했다.
그들이 멕시코 마약조직의 운반 경로로 잠입하는 영화의 후반부는 긴장할 수밖에 없는 시퀀스로 만들어졌다.
마치 FPS 게임을 하는듯한 느낌마저 들었고 케이트가 총알을 피해야 나도 살 수 있는듯한 느낌으로 이입되기도 했다.
캐나다 출신의 드니 빌뇌브가 연출한 이 영화는 20회 부산국제영화제 월드시네마 섹션에서 상영되었는데 국내 개봉 3일이 지난 6일 기준, 국내 관객수는 5만 2천명이었다.
베네치오 델토로가 연기한 알레한드로의 프리퀄 제작에 대한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살짝 들은 바 있는데, 영화를 보다 보니 프리퀄 제작이 필요해 보인다.
베네치오 델토로의 연기력 만큼은 늘 훌륭하다 느껴왔다. 이 영화에서 그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