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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en 잡은 루이스 Dec 14. 2015

모비딕과 <하트 오브 더 씨>

내맘대로 리뷰 #2

※ 그간 블로그와 브런치 이외 매거진을 통해 영화에 대한 제 개인적인 의견과 생각들을 리뷰(review)해왔습니다. 그 내용을 발췌하여 이 곳에 담아 여러분들과 공유하고자 합니다. 

영화는 "개취", 개인적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죠. 제 리뷰 역시 개인적인 의견이 포함되어 있으니 참고 바랍니다. 



인간의 탐욕, 그 중심에서...


땅 속에 석유가 있었는지조차 몰랐던 1800년대 초반 사람들에겐 "고래"는 고급 음식이 아닌 고급 재료였다. 

고래에서 나오는 기름은 그 당시 거리를 환하게 비추는 등불의 원료로 쓰였다. 

고래를 잡기 위해 포경선에 올라 몇 개월을 가족들과 떨어져 바다 위에서 사는 사람들. 

몇 개월 뒤, 고래 기름으로 가득 채워 돌아온 선원들은 또 언제 돌아올지 모르는 머나먼 여정을 다시 떠나곤 한다.

유럽에서 온 백인들은 영화의 배경이 되었던 낸터킷 섬을 중심으로 포경산업을 일으켰다. 

땅에서는 금을 캐고 바다에서는 고래를 잡아 산업화와 자본주의를 실현하게 된 것이다. 

영화 정보에 따르면 "스타벅"이라는 인물이 낸터킷 섬에 처음 정착한 부부의 이름인데 포경업으로 굉장히 유명해진 가문이라고 한다. 재미있는 것은 이들의 이름이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스타벅스의 유래가 되었다는 것. 


고래를 잡기 위해 항해 중인 에식스호

조지 폴라드(벤자민 워커) 선장과 일등항해사 오웬 체이스(크리스 헴스워스)가 이끄는 에식스호는 선원들을 태워 고래 사냥에 나선다. 

폭풍우와 거센 파도를 겨우겨우 이겨낸 에식스호는 마침내 고래를 발견하게 되고 첫 번째 기름통을 채운다. 

잠잠해진 바다, 고래는 보이지도 않는다.

점차 고향에서 멀어지는 에식스호는 보다 더 멀리 나아가 고래 서식지에 다다르게 된다. 연대의식이 뛰어난 고래들이 떼를 지어 헤엄을 치는 모습은 장관을 이룬다. 

선원들은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거대한 흰고래를 보게 되고 이 고래가 에식스호를 덮친다. 이에 표류하게 되는 에식스호와 선원들.


에식스호를 덮친 거대한 고래


이 이야기를 듣기 위해, 허먼 멜빌(벤 위쇼)은 이 배에서 살아남은 한 사람, 토마스 니커슨(브렌단 글리슨)을 찾아가게 되고 그가 입 밖에 꺼내지 않았던 일들이 허먼 멜빌의 노트에 적힌다. 

그렇게  한 자  한 자 써내려간 글이 "모비딕"(Moby dick)의 모티브가 된다. 

영화 "하트 오브 더  씨"에서 벌어진 에식스호 사건은 너새니얼 필브릭의 "바다 한가운데서"라는 논픽션으로도 쓰였다. 이 작품은 전미도서상 논픽션 부문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스토리는 "바다 한가운데서"를 기반으로 한 영화이고 영화 속에 등장하는 허먼 멜빌과 토마스 니커슨 사이에서 오가는 실제 상황의 스토리는 "모비딕"이 탄생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되기도 했다.

영화 초반부에서 과거의 트라우마를 회상하며 당시의 사건을 이야기하는 토마스 니커슨. 그가 허먼 멜빌에게 이야기하는 그 모든 내용들을 다 토해냈을 때의 기분은 어땠을까? 죽음을 눈 앞에 두고 제비뽑기를 해가며 내 육신을 동료들에게 헌신할  수밖에 없었던 그들의 표류기는 어린 토마스 니커슨이 감당하기 어려운 그리고 나이가 들어서도 괴로워하며 쉽게 내뱉을 수 없었던 악몽 같았을 것이다. 


죽음과 맞서 싸우는 오웬 체이스와 토마스 니커슨.

영화 속에서 조지 폴라드 선장과 오웬 체이스는 자신보다 몸집이 큰 고래를 잡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인간은 신이 창조한 만물의 영장"이라고 말하지만 자연이라는 거대한 몸집에 밀리고 만다. 

더구나 그들의 배를 집어삼킨 흰고래로 인해 표류하게 되고 물도 음식도 없이 망망대해에서 3개월 동안 죽음과 맞서 싸우게 된다. 

실화에서도 쓰인 것처럼 고래가 에식스호를 공격하였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다. 

에식스호를 공격한 고래는 길이만 30미터, 무게는  80톤가량이라고 한다. 

사실 조지 폴라드가 무시무시한 폭풍우를 뚫으려고 했을 때부터 인간이 가진 이기심이 서서히 드러났다.  

눈 앞에 고래를 보고 달려드는 이들의 모습 속에서 "인생역전"에 대한 인간의 탐욕이 적나라하게 보였고 배를 잃고 물에 둥둥 떠있는 그들에게서는 나약함을 느꼈다. 

자연 앞에서는 한없이  작디작은 인간, "하트 오브 더 씨"는 인간의 탐욕이 가져온 죽음과 자연의 위대함을 한꺼번에 보여주고 있다. 
영화<하트 오브 더 씨>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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