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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en 잡은 루이스 Mar 31. 2017

해시태그가 난무하는 지금, 인터넷 없던 시절을 추억하며

지금의 해시태그(#)와 인터넷 없던 시절에 대한 단상

인터넷이 탄생하고 우리 삶의 질은 높아졌다. 인터넷을 이용해 궁금했던 것들을 검색해보고 답을 얻는다. 급기야 인터넷을 이용한 쇼핑도 가능해졌고 문화생활도 즐긴다. 그 패턴에 너무도 익숙해진 우리들.

SNS가 생기면서 다시 한번 삶의 변화가 일어났다. 맛있는 밥을 먹을 때도 여행을 갔을 때도 누군가를 만났을 때도 이미지 한 장과 함께 자신만의 이야기를 담는다. 

이른바 '해시태그(Hash Tags)'와 함께...


#BeforeTheInternetExisted

스마트폰과 인터넷을 습관처럼 이용하는 지금의 세대와 그 문명에 익숙해져 버린 우리는 인터넷이 없던 시절 어떤 모습이었던가?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땐 "자 먹자!"라며 그 흔한 '먹방'을 선보였을 것이고, 여행을 갔을 땐 필름 카메라로 사진을 담고 한참이 지나서야 '한 장의 추억'을 곱씹었을 것이며, 누군가를 만났을 땐 '아이컨택트(eye-contact)'를 통한 깊은 대화를 하며 이야기 꽃을 피웠을 것이다. 

최근 트위터리안들은 '인터넷이 없던 시절'을 회상하며 태그를 달아 과거를 이야기하고 있다. 

#BeforeTheInternetExisted

https://twitter.com/hashtag/beforetheinternetexisted

지금까지 살아온 내 삶의 절반은 인터넷이 없던 시절이었고 나머지 절반의 시간을 통해 인터넷의 출발과 안착 그리고 진화로 이어지는 눈부신 발전을 목격했다. 

어느 날, 차에서 라디오를 들었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라디오를 듣는 청취자가 메신저 앱을 통해 사연을 보내고 DJ가 이 메시지를 읽는다. 

"처음 라디오 앱을 깔았어요. 인터넷이랑 스마트폰이 없었던 시절에는 엽서였는데 이렇게 빨리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니"

 DJ가 이 사연을 읽고 최근 화제가 되었던 '인터넷 없던 시절'이라는 해시태그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과거만 해도 '이문세 별밤'과 같은 라디오 프로그램에 자신들의 사연이 소개될 수 있도록 엽서를 보냈을 것이다. 못 생긴 글씨를 최대한 똑바로 잡아 또박또박 정성을 다해 써내려갔고 예쁘게 장식해 수많은 엽서를 보냈을 텐데 사실 그냥 묻히는 경우가 다반사지만 DJ의 목소리를 통해 내 사연이 소개된다는 것에 매우 기뻐하고 즐거워했다. 

집에서 쓴 엽서를 우체통에 넣고 우체부 아저씨가 방송국까지 전달하는 시간만 며칠. 가만히 생각해보면 아주 전형적인 아날로그 방식이 아닐 수 없다. 

지금 우리는 단 1분 안에 라디오 앱을 깔 수 있고 그 앱을 통해 언제라도 메시지를 보낼 수 있게 되었다. 지극히 전형적이고 속도감 있는 디지털 방식으로. 


"엄마, 이게 뭐야?"

"선생님, 알려주세요!"

"수학여행 사진 다음 주에 찾으러 오래"


어떤 트위터리안은 이렇게 말했다. 

"예전에는 궁금한 게 있었다면 형이나 누나, 오빠나 언니 아니면 부모님에게 물어봤을 것이다"

너무도 당연한 이야기지만 지금은 누군가에게 묻기보다 검색을 한다. 내가 원하는 답이 바로 나오기 때문이니까. 과거에는 선생님에게 물어보거나 아빠나 엄마에게 물어봤을테고. 때로는 책 찾아보라는 이야기도 들었을 것이다. 

요즘엔 네이버든, 구글이든 검색창을 통한 궁금증 해결이 너무도 익숙하다. 


눈으로만 바라보던 좋은 경치들도 사진을 보며 그 모습을 추억하고 회상하기 마련이다. 필름을 맡기고 사진을 찾을 때까지 시간이 걸렸던 것도 사실. 스마트폰에 카메라가 탑재되기 시작하면서 삶의 패턴 또한 변화했다. 카메라 성능은 점차 좋아졌고 SNS가 생기게 되면서 시각화된 이미지와 디지털은 시너지 효과를 냈다. 물론 필름을 현상해서 사진으로 만들어주는 사진관이 크게 줄어들기는 했지만.  

쇼핑은 또 어떠한가? 집에서 멀리 떨어진 시장까지 버스를 타고 가야만 원하는 물건을 얻을 수 있었는데 점차 대형마트가 생기게 되면서 시장은 죽고 마트는 날개를 달았다. 배달 서비스가 시작되었고 우린 점점 편해졌다. 역시나 쇼핑 앱이나 웹을 통해 우린 좋은 상품을 가장 빠르고 가장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그것도 집에서 'Door to door'서비스를 받는다.

 

어느 트위터에 '빈티지 소셜 네트워킹'이라는 이미지가 올라왔다. 

우리가 사용하는 SNS나 각종 플랫폼이 생겨나기 이전, 즉 '인터넷이 없던 시절' 우리 책상에 펼쳐진 모습을 작금의 현실과 맞춰본 그림. 

이 정도면 충분히 이해 가능하리라고 본다. 


인터넷이 없던 시절을 생각해보면, 지금 우리의 삶은 급변했다. 

그리고 늘 같은 의문을 품는다. 

"그땐 인터넷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라며...


※ 라디오에서 들은 사연을 통해 작성한 글입니다. 아래는 '인터넷이 없던 시절(#BeforeTheInternetExisted)이라는 태그가 달린 트위터와 관련 기사(허핑턴포스트)입니다. 

http://www.huffingtonpost.kr/2017/03/21/story_n_15509622.html?utm_id=na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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