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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en 잡은 루이스 Oct 06. 2017

새벽의 맑은 이슬처럼

#6. 오래 전 적어놓았던, 바래진 짧은 기억 하나

추석을 맞아 부모님이 계신 용인에 갔다.

아직까지 버리지 않아 구석에 박혀 쌓여있는 내 흔적들이 하나 둘 눈에 띈다.

말끔히 청소하신 덕분이긴 하지만 눈으론 인지할 수 없을만큼의 시간의 자취들이 아주 엷게 쌓여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내 기억, 무형의 어느 공간 속. 그 안에서 먼지가 가득히 쌓인 글귀하나를 찾았다.

'후~'하고 먼지를 불자 자욱한 흐릿함 사이로 하나 둘씩 글자가 드러난다.

 

"타오르는 태양빛처럼 열정적이었던 사랑, 그 이별의 슬픔은 밤의 정적을 깨우는 새벽의 맑은 이슬처럼 촉촉히 젖은 눈물만 남길 뿐이다"


무심코 적어두었던 짧은 글귀, 기억은 가물가물하지만 마치 그토록 찾아헤매던 무언가를 손에 쥔냥 내 흔적 하나를 찾았다.


시간이 지나면 그 위로 다시 세월이라는 먼지가 쌓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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