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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en 잡은 루이스 Nov 11. 2015

고즈넉함, 인터라켄

스위스 여행 에세이 #2

"브런치"의 작가라는 타이틀을 받아,

스위스 여행 에세이 "루체른 편" 1건을 작성하고 뒤이어 2번째로 작성하게 된 글입니다. 

제가 보고 느끼고 찍은 모습들 그대로를 공유하고 싶네요!



고요하고 아늑함 

인터라켄에 가는 이유는 융프라우에 오르기 위해서였다. 

많은 사람들이 스위스에 가는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기-승-전-융프라우"

융프라우는 유럽의 지붕이라 불리는데, 높이만 3,454미터에 이르며 인터라켄 동역에서 대략 3시간 남짓 올라가야 한다. 톱니바퀴가 달린 등산열차의 끝은 바로 융프라우요흐역으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철도역이다. 

융프라우로 오르기 전, 클라이네 샤이데크에서


루체른에서 인터라켄으로 이동하는 열차는 매우 쾌적했다. 루체른호를 곁에 두고 달리던 열차는 어느새 고지대로 향해가는 듯했다. 

마치 산골마을인듯한 풍경이 이어진다. 

나비가 날아다니고 꽃향기와 우거진 숲에서 불어오는 바람들이 산뜻한 느낌을 줄 것만 같은 모습. 


인터라켄에 도착해 버스 정류장으로 가니, 이 곳 역시도 많은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곳곳에서 들리는 한국사람들의 대화를 들으니 왠지 모르게 반가운 느낌마저 들었다. 버스를 타고 숙소를 향해 이동!

우리가 이틀 밤을 지새울 곳은 인터라켄 웨스트역과는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있었다. 루체른보다도 사람이 없어 매우 조용하고 한적했다. 

심지어 아무도 없는 숙소 "뢰치베르크"

저 멀리서 누군가 뛰어온다. 그리곤 방 키를 주며 룸 컨디션과 유의사항에 대해 숨도 쉬지 않고 설명한다.

일한지 한달 됐다는 직원. 열심히 설명한다. 그리곤 난 행여 놓칠새라 열심히 귀담아 듣는다. 

인터라켄 숙소 "뢰치베르크"

저녁 8시가 되었어도 밖은 아직 밝았다. 

조용하고 아늑한 곳, 맑은 공기, 멀리 보이는 설산. 

마트에서 싸게 산 발레타인 한잔으로 내 속을 적셔본다. 아 쓰다. 

 

인터라켄 Migros 마트에서 저렴하게 구입한 발렌타인
유럽의 지붕, 융프라우


융프라우에 오르기 위한 인터라켄의 둘째 날. 

머리가 지끈거리는 아침. 

대충 아침을 해먹고 표를 준비해 부랴부랴 나간다. 

인터라켄 동역에서 융프라우까지 약 3시간 남짓 걸리는데, 인터라켄을 출발해 라우터브룬넨, 그린데발트, 클라이네 샤이데크를 거쳐 올라가게 된다. 

살짝 여유로운 시간대라 라우터브룬넨의 모습을 감상하게 됐다. 

융프라우 그리고 컵라면을 위한 티켓
라우터브룬넨의 절경

중간에 들르게 된 라우터브룬넨.

이 곳은 해발 806미터에 위치한 곳으로 "울려 퍼지는 샘"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단다. 그저 시골마을일 뿐이지만 주변의 풍경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마을 주변에는 곳곳에 폭포들이 더욱 멋들어진 장면을 연출한다. 대략 70여 개의 폭포가 있으며 마을의 뒤편 절벽부터 낙차만 300미터에 달하는 폭포들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둘러본다.


다시금 정상을 향해 출발하는 열차에 올라타 다시금 주변의 풍경들을 바라본다. 

몇 분이 지났을까? 다소 따뜻하기만 했던 지대를 지나 눈 덮인 곳들이 더욱 많이 보이기 시작했다.

클라이네 샤이데크는 해발 2천 미터가 넘는 곳으로 이 곳에서 융프라우요흐역으로 가기 위한 열차로 다시 갈아타게 된다. 

클라이네 샤이데크에서 융프라우요흐로


융프라우요흐로 가는 산악열차는 나름 엔틱 하면서 고풍스러운 느낌 마저 들었다. 

아무래도 고지대이다 보니 귀가 먹먹하고 현기증이 나는 듯했다. 아마도 전날 "발렌타인"이 가져다준 숙취가 문제였던 걸까?

클라이네 샤이데크에서 융프라우요흐역까지는 대략 10킬로미터가 넘는 거리다. 

유럽에서 가장 높은 역인 융프라우요흐에서 내리면 싸늘한 바람이 분다. 당연히 영하의 기온.

주변으로는 구름이 한가득 전망대를 가려 코 앞도 보이지 않았다. 이 곳은 어디? 난 누구?

결국 융프라우요흐에서 기대하고 고대하고 기다렸던 모습은 나타나지 않았다. 

인증샷을 이렇게 컵라면으로 때울 줄이야. 

융프라우요흐에서 우리의 신라면을!

언제 다시 오게 될지 알 수 없는 이 곳에서.

오랜 시간 열차에 몸을 맡겨 올라온 이 곳에서. 

난 라면만 먹었네. 


루체른 리기에서는 그렇게 다 보여주더니, 융프라우에서는 모습을 감췄다. 야속하게도 말이다.

싸늘한 고지대의 기온과 따뜻한 라면의 온도 차이를  온몸으로 느끼며, 다시금 산악열차를 탄다. 

겨울에서 초겨울로, 초겨울에서 가을 날씨로 이동하는 듯했다. 

똥폼 잡고 있는 필자

내가 스위스라는 곳에서 느낀 아름다움과 평화로움은 절대 잊지 못할 경험과 추억이 될 것 같다. 

평화로웠던 루체른. 고즈넉함을 간직한 인터라켄.

어느 것도 실망시키지 않았다. 

세상에 이런 곳이 있다니. 굉장하다! 



올해 다녀왔던 스위스의 추억과 기억을 오늘에 되살려

루체른과 인터라켄으로 2편을 브런치에 작성했습니다.  브런치에서는 나름의 처녀작이겠군요.

다시금 찾아오겠습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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