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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en 잡은 루이스 Apr 05. 2018

작가라는 이름으로 책을 출간했습니다

저의 첫 번째 책이 '드디어' 세상의 빛을 보게 되었습니다! 

지금껏 '글'이라고 하는 것을 쓰면서 다양한 도구를 만나왔습니다. 그 날의 일상과 생각을 적은 일기장이 그런 존재였고 캐릭터가 그려진 연습장과 공책도 그중에 하나겠죠. 시대는 점차 변화해왔고 인터넷이 생기면서 우린 또 다른 공간을 마주했습니다. 싸이월드의 미니홈피나 블로그와 같은 플랫폼은 우리에게 습관의 변화를 가져다주었죠. 아날로그의 감성을 그대로 간직한 분들도 분명히 존재하겠지만 제가 지금껏 노트에 써왔던 흔적과 기억들은 시간이 멈춰버렸습니다. 그리고 그 위엔 소복이 먼지가 쌓여가고 있습니다. 

맞습니다. 전 디지털 세상으로 넘어왔습니다. 서비스가 무엇이든 열심히 써보려고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글이 작품이 되는 공간'이라고 말하는 브런치를 만나게 됐습니다. 새롭게 이 공간을 맞이하면서 글을 쓰는 것에 대해 집중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조금씩 또 꾸준히 연습을 해봤습니다. 오랫동안 고민을 거듭하고 글을 채워가면서 하나로 완성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그렇게 결과물이 나왔습니다.  

글쓰기. 어렵게 느껴졌던 것. 그리고 지금도 어려운 것. 

더구나 내가 이렇게 글을 쓰게 될 줄은 상상도 할 수 없었던 것. 책을 출간한다는 것 역시 전혀 예측할 수 없었던 일인데 '운칠기삼(三)'이라는 말이 문득 떠오릅니다. 제 이름 세 글자가 적힌 책을 받아보니 기분이 남다르더군요. 디지털 세상에 남겨두었던 글들이 하나 둘 모여 아날로그의 정체성을 갖고 세상의 빛을 보게 되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이 책에도 먼지가 쌓이게 되겠죠. 그러나 제 기억 속에서는 '첫 번째 책'으로 오랫동안 남게 될 것 같습니다. 아주 선명하게.  

약 10개월간 준비했던 책 출간에 대한 내용을 간단히 써보려고 합니다. 책 프로모션이라고 하기엔 뭐하지만, 브런치 공간에, 그리고 구독자님들께 알리고 싶어서요! ^^


브런치를 만나고, 책을 출간했습니다!

책(Book)이라는 것은 무릇, 기본적으로 문자 그리고 그림이나 사진을 담아 표현하는 정신적 소산물을 말합니다. 서점에 깔려있는 수많은 책 속에는 작가의 노력과 열정이 가득 담겨있으며 책을 쓴 작가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한 권의 책을 내기 위해 오랜 시간 집중하게 마련입니다. 


브런치를 만났습니다!

단어를 모아 문장을 만들고 여러 문장이 모인 문단이 하나의 페이지를 이룹니다. 페이지를 하나둘씩 모아 순서를 맞추고 이를 엮으면 하나의 책으로 탄생하죠. 문맥은 잘 맞는 건지, 오타는 없는지 의미와 의도가 제대로 전달되고 있는지, 몇 번이나 쓰고 읽었던 부분을 다시 한번 읽고 되뇌고 곱씹었습니다.  

내 이름 세 글자를 적어 한 권의 책으로 만들게 될 줄이야. 감히 상상도 하지 못한 일입니다.

 

백일장에 나가 글짓기를 하고 하루 일상을 일기장에 적어본 게 '글쓰기'의 전부와도 같았건만, 인터넷 세상이 이룩한 수많은 서비스 중 블로그는 일기장을 대신하는 글을 쓰는 도구로서 자리매김했고 저 역시 그 트렌드를 따라 조금씩 글을 써왔습니다. 그냥 아무 이야기나 마구잡이로 잡다하게 담아내다가 영화를 보고 리뷰를 썼으며, 여행을 다녀온 후 후기를 남기기도 했습니다. 사진을 취미로 하면서 글과 이미지를 함께 덧붙이니 꽤 매력적으로 보이기도 했죠.  

싸이월드의 미니홈피, 네이버 블로그와 포스트, 다음의 티스토리 그리고 카카오 브런치(brunch)로 글쓰기를 이어갔습니다. 열심히 쓰던 블로그를 '포트폴리오' 삼아 보여주면서 '브런치 작가'라는 타이틀을 부여받고자 했으나, '설마 떨어지겠어?'라는 괜한 자신감과 기대감이 와르르 무너지기도 했습니다. 좌절이라기보다는 실망감이 더욱 컸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신청을 하곤 마냥 기다렸습니다. 

'통과' 메일을 받아보니 마치 어디에 '합격'이라도 한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브런치 작가'라는 굵직한 타이틀을 부여받아 지금까지 꾸준히 글을 쓰는 연습을 해왔습니다. 

2016년 4월의 기록.

사실 시작은 미약했습니다. 

블로그에 익숙한 나머지, 글도 그냥 가볍게 썼습니다. 브런치의 여러 글을 읽어보면서 트렌드가 어떤지 파악하기도 했습니다. 감성 에세이의 정체성을 가진 글들이 무수히 올라왔고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여행지에 대한 여행 에세이들 또한 눈에 띄기도 했죠. '어떻게 하면 이런 감수성을 가질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가득 찼습니다. 그들의 글을 읽은 후, 많은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다양한 분야의 여러 책을 읽는듯한 느낌마저 들었습니다. 그렇게 브런치라는 플랫폼에 익숙해져 갔고 자주 둘러보게 됐어요. 어쩌면 하루 24시간 동안 즐겨 찾는 서비스 중에 하나가 아닐까 싶습니다. 

암호화폐의 열풍에 대해 작성한 브런치 글


브런치는 카카오의 서비스로서 브런치 메인은 물론이고 다음의 메인 페이지나 카카오스토리, 카카오톡 채널 등에도 노출이 되곤 합니다. 일단 노출이 되는 순간 조회수는 급격하게 올라갑니다. 그로 인해 구독하는 구독자 수 역시 같은 곡선을 그리죠. 

영화를 보고 후기를 적으며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정보이길 원했습니다. 철저하게 스포일러는 배제하려고 했지만 정보라는 것을 담다 보면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었습니다.  

여행을 다녀온 후, 여행한 곳에 대한 느낌 그대로 전달이 되었으면 했습니다. 그러다가 욕심이 생겼습니다. 다른 분야에 대해서도 써보고 싶었죠. 브런치의 특징 중 하나는 블로그와 같이 일반적인 카테고리로 구분하는 것이 아니라 매거진 형태로 구분 지을 수 있었고 심지어 다른 작가들의 참여를 독려할 수 있는 기능도 있었습니다. 물론  지금은 홀로 매거진을 쓰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작성했던 글 랭킹 1위부터 10위까지(조회수 기준)

아이가 태어나고 육아를 하면서 아이를 위한 매거진을 추가했고 일러스트로 꾸미기 시작했다가 모두 숨겨버리고 IT 분야를 담은 매거진으로 전면 리모델링했습니다. 감성적인 글을 쓰고 싶어서 일상에 대한 에세이를 써보고자 하루 일상을 위한 매거진을 또 하나 만들기도 했습니다. 결국 그렇게 5개의 매거진을 챙기게 되었죠. 


문과생이 바라보는 IT 트렌드

구독자 수가 늘어나고 여기저기 조금씩 글이 올라가게 되면서 틀린 곳은 없는 건지, 문맥은 잘 흘러가는 건지, 사실관계는 맞는 건지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고 주관적인 글을 쓸 때는 논란의 여지가 없는지까지 고민하게 됐습니다. 

'무엇이 두려웠던 건가?', '악플이 문제였을까?', '애써 글을 채웠는데 지워버리게 되는 건 아니겠지?' 

눈치를 보며 글을 쓸 순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진정한 감정을 전달하기 어렵다고 느꼈습니다. 너무 당연한 이야기죠. 여행을 다녀온 후 후기라면 내가 보고 듣고 경험했던 글을 쓰면 되겠지만 영화에 대한 리뷰가 스포일러로 작용할 수 있는 여지가 있었고 IT 분야에 관해서는 명확한 팩트 체크가 필요했습니다. 

뼛속까지 철저하게 문과생이었으니 IT 분야를 건드리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10대 시절부터 컴퓨터에 대한 관심은 남달랐습니다. '덕후'라고 할 만큼 마니아적으로 관심이 많았고 '얼리어답터(Early-Adapter)'라는 말을 듣기도 했습니다. 관심만 가지고는 글로 표현하기엔 한계가 있었습니다.

  

직장을 다니면서 IT 업계와 손을 잡고 몸소 경험하는 일들이 많아졌고 컴퓨터나 IT 업계의 다양한 서비스, 네이버나 카카오의 플랫폼, SNS, 인공지능(AI)에 이르기까지 어려운 키워드를 보다 쉽게 이해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상황과 환경이 점차 그렇게 저를 변하게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나만의 설명서 같은 것이 필요했고 글로 옮겨보기 시작했답니다. 


매주 위클리 매거진이라는 글들이 브런치 공간을 뒤덮기 시작했습니다. 엄선된 작가들의 다채로운 글이 매우 신선하게 다가왔어요. 저 역시 욕심이 생겼습니다. 영화나 여행에 대해서 매주 글을 쓰기엔 모자람이 느껴졌습니다. IT 분야 역시 그렇게 느껴지긴 했으나 무작정 던져봤습니다. 솔직히 제 글을 '정보 공유' 차원에서라도 알리고 싶었습니다. '열심히 써보겠습니다'라는 마음가짐으로 도전했고 브런치팀과 출판사로부터 기분 좋은 제안 메일을 받았습니다.

 

몇 곳의 출판사가 관심을 보인다는 말 자체가 너무 신기했고 감격스러웠습니다. 브런치팀의 도움을 받아 위클리 매거진을 준비하기에 이르렀고 지금까지 써왔던 글보다 더욱 집중하고 고뇌하고 한 글자씩 옮겼습니다. 글을 쓰다 보니 어려운 키워드와 다소 난해한 내용들이 저를 더욱 괴롭혔습니다. 

"아, 주제를 잘못 골랐나?"

최대한 이해하려고 노력했고 백지상태의 연습장을 가득 채워가며 글을 만들었습니다. 물론 부담이 되기도 했습니다. 하루 종일 회사에서 일을 해야 하고 집에 가면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야 했으며 위클리 매거진과 함께 IT 잡지에 기고도 준비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몇 개의 글을 완성, 2017년 10월의 마지막 날 위클리 매거진의 첫 번째 글을 남겼습니다. 그 후 '마감일'이었던 매주 화요일을 넘기지 않기 위해 부단하게 글을 써야 했죠. 

"제목을 입력하세요"만 보이는 하얀 공간을 조금씩 채워갈 때면 카타르시스가 고조되고 있음을 몸소 체험하게 됩니다. 글을 마치고 '발행' 버튼을 누르면 성취감과 뿌듯함이 약간의 후회와 뒤섞여 다가오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 차디찬 겨울을 맞이했고 2018년으로 해를 넘겼습니다. 약 4달에 걸쳐 위클리 매거진 <IT 트렌드 속성 가이드북>을 다루면서 총 12개의 글을 썼습니다. 현재까지 구독자 수 930여 명을 모았네요.

https://brunch.co.kr/magazine/itrendreading#articles 


그런 와중에 출판사와 컨택하면서 조금씩 원고를 써나갔습니다. 섬세한 표현과 전문적인 지식을 결합하기란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무엇보다 트렌드가 지속적으로, 더구나 빠르게 흘러가는 상황이라 팩트를 체크했음에도 또 다른 이슈가 이를 뒤덮어 수정이 불가피한 적도 많았습니다. 원고를 마감하는 막바지에 가서도 문서를 수정할 수밖에 없었죠. 몇 번이나 다듬고 수정하고 필요한 내용을 덧붙이고 어렵게 쓴 문단 하나를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내용에 맞는 사진을 찾아 헤매기도 했고 저작권에 문제가 있을 수 있는 이미지는 모두 삭제하기도 했으며 해외 언론들이 다룬 내용이 정말 맞는지 링크를 찾아 원문을 해석하기도 했습니다. 

책에 담은 원고는 약 10개월간 준비한 결과물입니다. 책을 쓰고 나니 이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라고 또다시 느끼고 깨달았습니다. 2018년 3월까지 글을 다듬고 전체 글의 순서를 맞췄으며 팩트 체크를 위한 작업도 병행했습니다. 참고 문헌을 찾아 올바르게 기입하고 책의 제목과 디자인을 확정하는 모든 과정을 출판사와 함께 매일 같이 소통하고 협의했답니다. 

"책이 나왔습니다"

<한 권으로 읽는 4차 산업혁명> 디자인 시안.  출처 : 책들의정원

따끈따끈한 책을 손에 쥔 순간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조금 더 잘 써볼걸', 후회라는 감정은 어느새 저 멀리, 성취감이 온몸을 뒤덮었습니다. 그리고 이 책이 서점에 깔리면서 기분이 더욱 묘하고 신기하고 공교했습니다.  

 

세계경제포럼의 클라우스 슈밥 의장은 2016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이 포럼에서 '4차 산업혁명은 이미 도래했다'라고 언급했고 거센 파도가 되어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 이 세상에 몰려왔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 이 시대에 맞이한 네 번째 산업혁명은 우리 다음 세대의 '현재'가 될 것이고 그들은 또 다른 혁명을 맞이하게 될 것입니다. 

세계적인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은 "똑똑한 기계가 일자리 100만 개를 대신할 수 있다"면서 "대처법을 배우지 못한다면 AI는 역사상 최악의 사건이 될 것"이라고도 경고했습니다. 제조업이 몰락하며 자본집약적인 대기업들이 붕괴할지도 모른다는 예측과 함께 로봇이 인간의 노동을 대신하며 중산층이 소멸하게 된다는 전망이 떠오른다는데 우리는 과연 어떻게 그리고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요? 

이 책이 그 해답이 될 순 없겠지만 4차 산업혁명에서 언급되는 키워드를 모두 담아 최소한의 길잡이로서 최대한의 정보를 드리고자 했습니다. IT 비전공자이자 문과생인 제가 우리 모두 쉽게 이해할 수 있고 급변하는 트렌드와 사회적 변화를 놓치지 않을 수 있도록 약 290여 페이지에 담았습니다.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로봇, 인공지능 그리고 가장 핫한 이슈 암호화폐와 블록체인까지...


끝으로,

출판사 <책들의 정원>, 카카오 브런치팀에게 감사의 인사 전합니다. 아 물론 열심히 구독해주시는 분들께도 너무 감사드려요! ^^ 더욱 정진하겠습니다! 


http://book.daum.net/detail/book.do?bookid=KOR9791187604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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