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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en 잡은 루이스 Nov 09. 2019

초지능이 탄생하면 인간은 잉여인간이 되는 것인가?

#4. 인공지능은 인류에게 위협인가?

클라우스 슈밥(Klaus Schwab)은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이라는 거대한 조직을 탄생시킨 장본인이다.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서 '초연결사회(Hyper-connected society)'를 언급하며 4차 산업혁명의 시작을 알렸다.

4차 산업혁명.   출처 : thedailystar.net

4차 산업혁명이라는 키워드 안에는 너무나 많은 분야를 포괄하고 있다. 이 중 인공지능은 인류와 닮은꼴로 만들어지길 바라기도 한다. 꾸준한 학습을 통한 지성, 그리고 감성까지 가능해진 인공지능은 인류에게 가장 위협적인 테크놀로지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유는 단 하나. 인공지능이 로봇이나 자율주행 자동차 등 다른 분야와 접목되어 이 세상에 널리 퍼진다면 인간은 순식간에 일자리를 잃을 수도 있다. 이미 세상은 그렇게 변화하고 있다. 그렇다면 인류가 꿈꾸는 안락한 삶, 여러 의미에서 긍정적인 이상향을 꿈꾸며 탄생한 인공지능은 정말 인류에게 위협이 될까?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   출처 : wccftech.com

2019년 7월 초,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이 한국을 방문해 문재인 대통령과 접견한 바 있다. 손정의 회장은 한국이 집중해야 할 분야 중 첫째도, 둘째도 모두 인공지능이라고 언급했다고 한다. 그만큼 인공지능이 가져올 미래의 변화는 엄청날 것이라는 방증(傍證)인 셈이다. 손정의 회장의 인공지능에 대한 사랑과 관심은 집착이라고 표현할 정도다. 그는 인공지능이라는 개념을 뛰어넘어 ‘초지능’이라고 불리는 슈퍼 인텔리전스(Super Intelligence)를 꿈꾸고 있다.

superintelligence.   출처 : awaken.com

인간이 보통 뇌의 지극히 일부만 사용한다는 속설이 있는데 이를 진실로 가정하고 약 10%만 사용한다고 했을 때 인공지능은 그의 2~3배는 인간의 뇌를 앞서게 될 것이고 슈퍼 인텔리전스라는 개념은 인공지능의 몇 배 이상 월등한 수준에 이를 것이다. 그 말은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것들이 인공지능의 학습 도구가 될 것이고 스스로 학습하며 자신의 능력을 극대화하게 된다는 것. 손정의 회장은 인류와 세상을 위해 반드시 구축해야 할 과제라고 여기며 자신의 은퇴 시기도 미뤄둔 상태다. 그만큼 손 회장이 자신의 여생을 인공지능에 모두 쏟아부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며 문재인 대통령에게 수 차례 반복하며 언급한 것도 그러한 이유에서였다. 그런데 인간의 지능을 뛰어넘는 초지능이 탄생하게 되면 인류가 설 자리는 어디인가? 인공지능의 탄생으로 인해 우리는 기회와 위협을 동시에 맞이하고 있다. 인류가 직면한 문제에 대해 손 회장은 인공지능 자체를 지배하는 사람들이 먼 미래에 승기를 잡을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인공지능으로 야기될 수 있는 문제, 지금 인류가 직면한 위협 요소들을 우리는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인공지능이 우리 삶에 있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다시 한번 살펴보자.

위에서 지속적으로 되풀이한 것처럼 인공지능이 수많은 산업 분야에 적용될 것이라는 과거의 예측은 현실이 되었다. AI 스피커가 인공지능이 탑재된 가장 기본적인 모델이라면 홈 오토메이션(Home Automation)을 구현하기 위한 인공지능은 보다 발전된 형태라 할 수 있다. KT의 기가지니는 해외 관광객들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국내 호텔에 탑재한 사례도 있다. 여러 곳에 존재하는 전등이나 객실 온도를 제어하기 위한 컨트롤 박스(Control box)가 있긴 하지만 이젠 음성으로 명령할 수 있다. IoT 아파트의 경우에도 출퇴근을 돕는다거나 미리 밥솥을 제어해 퇴근하자마자 따뜻한 밥을 먹을 수도 있다. 냉장고와 연결된 쇼핑몰 사이트에서 필요한 재료를 구매할 수도 있고 여행을 가는 동안 깜빡했던 보일러나 에어컨을 원거리에서 제어할 수도 있는데 이 모든 것을 인공지능을 통해 구현한다. 삼성전자의 빅스비나 카카오의 인공지능, 카카오아이(Kakao I)도 이러한 스마트홈 구축에 앞장서고 있다. 카카오는 인공지능을 더욱 고도화시키기 위해 내부에 존재하던 조직을 드러내 별도의 회사로 분리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른바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바로 카카오의 AI 연구소다.

AI와 Smart Home.    출처 : wifinowevents.com

이러한 측면에서 보면 인공지능의 미래는 우리의 삶을 편리하게 해 줄 뿐 아니라 로봇과 같은 기계에 탑재하여 외로움을 달래주는 친구가 되어줄 수도 있을 것 같다. 만일 미래 세계로 들어가는 문이 있다면 인공지능이 그 문을 열 수 있는 열쇠가 될 것 같은 느낌이다. 그만큼 글로벌 대기업들이 이 분야에 집중하고 있으니 말이다. 특히 미국의 MIT 공대나 IBM과 같은 기업이 산학협력을 이루어 아낌없는 투자를 하고 있다는 것, 인공지능 단과대학이 생겨 인재를 양성하고자 하는 모습들은 미래를 위한 준비 과정일 것이다.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이 언급한 인공지능의 중요성은 진실이었고 인공지능의 미래 가치는 어마어마한 수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인공지능이라는 이름 속에는 어떠한 이면이 숨겨져 있을까?

국내 포털 사이트의 인공지능을 잠깐 살펴보자. 다음커뮤니케이션과 카카오가 합병한 이후 사명은 카카오로 변모했지만 포털 사이트는 다음이라는 이름으로 그대로 존재한다. 포털 사이트와 카카오톡에 노출되는 수많은 콘텐츠들은 초기에 사람들이 직접 편집하고 배열했다. 실시간 이슈가 생기면 그 이슈에 해당하는 콘텐츠를 찾아 주요 영역에 배치하는 업무는 포털 사이트의 간판이기 때문에 매우 중요했다. 어떻게 보면 막강한 권력일 수도 있지만 굉장히 고되고 부담이 되는 업무일 수도 있겠다. 그런데 카카오는 루빅스라고 불리는 추천 시스템을 확보했다. 루빅스(RUBICS, Realtime User Behavior-based Interactive Content recommender System)는 인공지능 기반으로 작동하는 시스템으로 사용자가 관심을 가지고 있거나 흥미를 느낄 수 있는 콘텐츠를 추천 로직에 의해 선별하고 제공한다. 평소에 어떤 분야의 뉴스나 콘텐츠에 관심을 보였는지, 사용자의 연령대나 성별에 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소비되는 콘텐츠 성향을 파악한다. 보통 사람이 선별하는 콘텐츠라면 열심히 작성한 기사들이 단 한 번도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하는 현상이 생길 수도 있지만 추천 알고리즘이라면 기계적 중립을 지키면서 수많은 콘텐츠를 폭넓은 시야로 챙겨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카카오 루빅스는 2015년 도입되었다.

https://blog.naver.com/naver_diary/221503395973

네이버 역시 카카오 루빅스와 닮은꼴인 AiRS(AI Recommender System)라는 추천 시스템을 뉴스에 적용했다. 사용자의 관심 분야를 파악해 원하는 콘텐츠를 다양하게 보여줄 수 있고 사람이 편집했을 때보다 선호하는 콘텐츠를 전진 배치함으로써 사용자들을 네이버라는 테두리 안에서 벗어나지 못하도록 만든 시스템이다. 콘텐츠를 소비하는 패턴을 분석하고 비슷한 관심 분야를 가진 사용자들을 집단이라는 개념으로 묶는다. 그렇게 되면 나와 동일하거나 유사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이 많이 본 콘텐츠를 우선 선별하여 노출시키는 장치가 협력 필터(CF, Collaborative Filtering) 기술이라고 한다. 이와 더불어 사용자들이 네이버에 들어와 콘텐츠를 보는 순서를 정교하게 분석하고 학습하는 인공신경망(RNN, Recurrent Neural Network) 기술도 AiRS 알고리즘에 존재한다. 이처럼 루빅스나 AiRS 모두 사용자들을 위한 인공지능이 되었다. 그런데 이와 같은 인공지능이 생기면 기존에 콘텐츠를 편집하고 배열했던 사람들의 일자리는 사라질 수밖에 없다. 모두 해고되었다는 의미는 아니다. 실제로 다른 부서에서 일을 하거나 알고리즘을 보다 명확하게 설계하고 고도화시키는 업무, 인공지능과 협업하는 모습으로 이어지고 있지만 사람의 일자리를 인공지능이 대신하는 모양새가 된 것이다. LG경제연구원의 자료에 따르면 텔레마케터는 챗봇(Chat Bot)이나 인공지능이 탑재된 상담원으로 대체될 수 있으며 대체 가능성도 매우 높다고 했다. 자료를 입력하는 일이나 제조업 등 사무직, 판매직, 기계조작 종사 등이 인공지능에 의해 대체될 수 있는 고위험 일자리의 약 72%를 차지한다고 한다. 반면 의사나 교사, 약사, 연구원, 관리자는 인공지능이 대체하기 어려운 직업군이라고 전했다. 영화 <패신저스>에서 주인공 짐 프레스턴(크리스 프랫)이 로봇 바텐더 아서(마이클 쉰)와 이야기하는 장면을 보면 굉장히 자연스럽다. 실제 사람이 이야기하는 것처럼 들리지만 결국 아서는 로봇에 불과했다. 영화 속 연출이긴 해도 발칙한 상상이다. 술을 따라주고 이야기를 들어주는 바텐더쯤이야 이제는 인공지능 로봇이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로봇 바텐더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짐 프레스턴.   출처 : gq.com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인공지능이나 챗봇은 사람을 대체할 수 있다. 실제로 전화를 받아 예약을 받거나 사람 대신 예약을 해주는 인공지능도 세상에 등장한 바 있다. 네이버의 AI콜은 예약을 받는 시스템이었고 구글의 듀플렉스는 사람 대신 전화를 걸어 원하는 날짜와 시간에 예약을 해주는 시스템이었다. 사람과 인공지능이 구분되지 않을 정도로 굉장히 자연스러웠는데 소름이 돋기도 했다.

https://www.youtube.com/watch?v=znNe4pMCsD4

Google Duplex


구글과 네이버 모두 인공신경망 기계 번역을 바탕으로 각각 번역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번역의 수준도 꽤 향상된 편이고 사람이 번역하는 시간보다 월등히 빠르기 때문에 단순 번역이나 초벌 번역에 있어 인공지능이 충분히 자리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의 의도를 파악해 의역할 수 있어야 하는 영화나 드라마, 문학 작품에서는 전문 번역가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하니 같은 분야의 업무라 하더라도 인공지능이 끼치는 영향은 조금씩 다를 수 있을 것 같다.

출처 : gtreview.com

기술은 쇠퇴하는 법이 없다. 지금 이 시간에도 발전을 거듭하는 테크놀로지는 첨단을 달린다. 과거 컴퓨터라는 것이 처음 생겨난 이후 세상은 크게 변화했다. 인터넷과 모바일이 생기면서 지금까지 여러 직업군 즉 고용창출의 기회를 맞이하기도 했다. 증기기관과 기계화로 인해 수공업자들의 실직이 있기도 했지만 공장을 세우고 기계를 맞이한 산업 분야에는 일자리가 생겨날 수밖에 없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지성을 뛰어넘는다고 하지만 인간이 반드시 해야 할 업무가 있는 것처럼 인공지능이 대체할 수 없는 영역과 인공지능과 협업할 수 있는 분야도 있는 것. 인공지능이 인류에게 앙심을 품고 반기를 들며 무차별적으로 공격하는 디스토피아 세상을 그린 영화들이 많긴 하지만 인류와 공존하며 유토피아를 구축하고 인류의 삶 그리고 이 세상에 이바지할 수 있는 인공지능의 모습이 궁극적인 탄생의 의미가 아닐까? 손정의 회장은 인공지능의 밝고 긍정적인 모습을 바라봤다면 이스라엘 출신의 세계적인 작가 유발 하라리(Yuval Noah Harari)는 자신이 집필한 <호모데우스, Homo Deus>에서 인공지능을 포함해 첨단 테크놀로지가 잉여인간과 무용계급(無用階級)을 대거 양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인공지능으로 인한 지각변동은 지금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인공지능이 초지능이라는 개념으로 한 단계 상승하게 되면 전 세계가 어떻게 변화하게 될지 아무도 알 수 없다. 위협에서 벗어나 긍정적인 기회로 삼으려면 국가와 인류가 대비해야 하고 인공지능의 변화와 흐름에 대한 공부는 지금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 그리고 다음 세대에서도 꾸준하게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The End of AI : 내용은 일단 끝내지만 계속해서 발전하게 되는 분야인만큼 인공지능이 학습하듯 저 역시 꾸준히 공부하려고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To be continued... ^^>


<같이 보는 영화>

- 패신저스(2016) : https://www.imdb.com/title/tt1355644/

<참고>

- <문재인 대통령과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만남…두 사람의 말말말>(2019.7.4), platum.kr

- <A Review Of Weak AI, Strong AI And Superintelligence>(2017.7.1), awaken.com

- <4월 4일, 네이버 뉴스에서 네이버 자체 수동 편집 영역이 사라집니다>(2019.4.2), blog.naver.com(보도자료)

-  <인공지능에 의한 일자리 위험 진단>(2018.5.15), LG경제연구원

- <호모데우스 : 미래의 역사>(2017.5.19), 김영사(유발 하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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